2002-06-04
다시보는 캐릭터 CF 제작과정 - 1 | 017-i
최근 급부상하는 사업 몇 가지가 있다면 그 중에 하나는 단연 캐릭터 사업일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것을 이용한 각종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제작과 흥행은 신세대들에게 캐릭터에 대한 호감과 수요의 풍부한 발판을 마련하였고, 여러 가지 상품은 물론 관공서나 소방서 경찰서등 기타 역할직과 각종 전시회나 올림픽, 월드컵 스포츠 경기등에도 활용하고 있으며 각 고장이나 지역을 나타내는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의 봇물’이 터진 것 같은 느낌이다.
발빠른 광고업계에서는 그런 시장의 변화를 재빠르게 인식해 캐릭터 광고라는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
이 캐릭터 광고에서도 단순히 제품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를 상품화하고, 브랜드화 시키는 경향이 짙어 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것들은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전략적으로 논의되고 결합된다.
이 캐릭터 광고들은 감각이 젊은 신세대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어 신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나 상품 등에는 거의 빠짐없이 사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유명한 몇개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폭발적인 정보통신의 급성장과 함께 인터넷 아바타나 각종 모바일 서비스에 이용되는 캐릭터에도 신세대들은 열광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상품과 적절히 매치되어 같은 종류의 제품일지라 하더라도 그 이미지를 달리하여 인지도나 매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캐릭터로 하여금 제품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브랜드의 identity확립과 부가 판권 사업, 심지어는 기업의 이미지까지 새롭게 창출하는 역할까지 고모하고 있어 더욱 더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광고에 점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캐릭터의 성격과 제품의 이미지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 제품의 본래 성능과 기능을 더욱 좋게, 또는 나쁘게 상품을 이미지화 할 수도 있으므로 캐릭터의 성격부여는 처음 디자인 단계부터 많은 전략적 분석과 조사가 있은 후에 만들어져야 한다.
아무래도 캐릭터의 사용은 전체적 분위기를 가볍고 경쾌하고 새로운 느낌으로 표현되므로, 신세대를 위한 각종 서비스나 제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기존의 고전적이고 경직된 이미지의 제품이나 기업이미지를 좀 더 젊고 신선하고 새롭게 쇄신하고자 할때 의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 최근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TTL, 국민일보, Bigi 광고 등
캐릭터 사용의 장점은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강한 인상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와 제품의 이미지를 연계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더 나아가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의 시리즈물 연계로 현재 우리나라 광고시장에서도 다양한 캐릭터 광고가 제작되고 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 실제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근래에 캐릭터를 이용한 많은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번에는 017 i 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조금 오래된 광고이긴 하지만 실사와의 합성을 위해 사전에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던 작업이니 만큼 그 제작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017 i 캐릭터 제작과정
캐릭터가 단순한 만큼 모델링이나 캐릭터 셋팅 애니메이션 등에 별반 어려움은 없었지만 디자인이 결정되는 과정이나 캐릭터에 성격을 부여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과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었다.
모델링이나 애니메이션 키를 어찌 어찌 했는가 보다도 사전에 어떤 준비가 있었는지에 중점을 두고 알아보고자 한다.
017 i 가 캐릭터로 제작될 당시....
몇개의 통신사가 고객확보에 치열한 접전을 하고 있었고 신세기통신 (현재는 SK통신과 통합)에서는 여러 통신사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방안으로 017 i 라는 로고를 이용한 캐릭터를 제작하기로 하였었다.
2D 이미지의 3D 캐릭터화....
캐릭터 디자인 과정...
당시 017은 I touch 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엇고 I 의 마크를 모티브로 하여 새롭고 신선한 캐릭터로 재창조하고자 하였다
무엇인가의 캐릭터화라는 것이 그렇듯 사물은 무생물인듯 무생물은 생물인듯 단순화 시키고 생명력을 주듯이 단순한 I 라는 마크디자인을 캐릭터화 하는 과정에 이것을 생물로 간주, 몸통에 팔을 붙이고 머리는 핸드폰의 액정을 연상하도록 동그란 원에 메탈 테두리 두르고 그러나 i 마크라는 본연의 성질을 유지하기 위해 다리는 따로 붙이지 았으며 마크의 삐침을 꼬리로 표현하였다.
▲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하기 위한 2D 아이디어 스케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전에 수백장의 스케치가 그려졌다고 한다.
3D로 제작하기 전에 우선 2D로써 캐릭터 디자인이 시작됐다2D가 빠른 시간내에 풍부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므로 당연한 과정이기도 하다
캐릭터화된 i 는 지면과 공중파로 같이 방송될 것이므로 2D로 그려진 캐릭터를 3D로 제작하여 중간 중간에 느낌을 테스트해 보아야 했다.
같은 캐릭터를 시안으로 제시했다 하더라도 2D에서는 한장의 그림에 캐릭터의 성격과 이미지를 모두 표현해야 하는 특성과 3D에서는 움직이는 표정과 동작으로 성격을 부여할 수 있으므로 그 특성상 두 가지표현 방법에 있어 느낌에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에대해 사전에 정보가 없는 일반인에게 이러한 사실은 잘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이고 사전에 광고주와 관계자들에 이러한 표현 방식에 대한 차이를 이해 시켜야 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채가 까다로운 작업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무형의 이미지를 캐릭터화 한다라는 것이다. 이 작업은 무척 난해한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고민과 수많은 테스트 과정을 수반해야 하기에 하나의 캐릭터를 탄생시킨다는 것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고통과 가히 비견할 만 한 것이다. 이 017 I 도 캐릭터를 이용한 CF의 장점을 살려 시리즈물로 제작되었다.
▲ 캐릭터를 보다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선글라스도 쒸우고, 갖가지 악세사리도 부착해 보았다.
하나의 그림으로서 제작된 캐릭터에게 생명력과 성격을 부여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우선 여러 가지 표정과 동작으로 성격을 표현해 보고자 했지만 그래도 미약한 점들이 보이고, 밋밋한 캐릭터에 적극적으로 성격을 표현하고자 작은 소품들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수없이 많은 디자인 시안들이 나왔고, 각 시리즈의 분위기에 맞는 소품을 갖추게 하여 캐릭터를 좀더 다양한 성격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촬영단계
017 i 캐릭터의 등장은 주로 강한 라이트와 색감이 풍부한 화려한 배경에서 시작되고 있다
자칫 소홀하면 이러한 배경속에 CG로 만든 캐릭터가 묻어나지 못하고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줄 수 없게 되므로 주변 환경에 대해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배경은 거의 나이트이거나 나이트를 방불케하는 분위기로 이런곳에서는 너무 많은 라이트들이 도대체 어느 방향에서 어떤식으로 들어오고 있는지를 잘 구분할 수 없다.
그렇다구 CG로 제작할때 그냥 무턱대고 여기저기 라이트만 많이 배치하여 애니메이션 한다 하더라도 실사와 합성했을때 미세한 차이도 다 집어내는 우리의 눈을 속이고 잘 이루어질지도 사실 미지수다.
때문에 촬영장에서의 라이트에 대한 파악은 이번 프로젝트에선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급히 공수해온 구 모형의 하얀 석고상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시켜 라이트의 색깔과 방향을 가늠 할 수 있게 하였고 또한 이러한 라이트가 캐릭터와 캐릭터의 소품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요소들을 캐릭터가 위치할 곳에 비슷하게 배치하여 여러 각도로 테스트하는 과정이 있었다. 때마침 빨간색에 동글동글한 마이크폰이 눈에 띄어 즉석 reflection 정도를 테스트하고, 캐릭터의 소품과 비슷한 선글라스를 구해서 그 렌즈에 비치는 라이트들도 체크하였다.
이렇게 정성껏 테스트한 자료들은 자연스럽고 디테일한 이미지제작에 큰 역할을 하였고 CG 제작에 사용하도록 편리하도록 각 촬영장 배경을 앞 뒤 옆 등... 다양한 뷰에서 정면으로 촬영하여 그것을 소스로 하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 캐릭터의 입체감과 공간감을 주기 위해 선그라스에 빛의 반사 효과를 많이 주었다.(위, 아래) 주변 환경과 적절히 조화시켜 만든 캐릭터 디자인(중간)
시리즈별 특성
첫 번째 시리즈는 캐릭터의 탄생에 중점이 맞추어진다처음 선보이는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강하게 인식시키려는 목적으로 scene을 앞도하는 분위기로 강하고 크고 스피디하고 신비롭게 묘사하였다.
힘주어 입을 벌리고 강하게 외치는 모습... 마법사와 같은 신비로운 손동작 카리스마적인 표정연기...
캐릭터의 마법사와 같은 모션과 그에 알맞은 카메라 뷰는 먼저 CG로 제작되기에 앞서 제작진이 여러번 실제 연기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가이드 라인을 정했으며, 캐릭터 자체도 샤프해 보이는 선글라스로 세련되고 신비로운 느낌을 더욱 강하게 주었다.
두 번째 시리즈는 이국적이고 코믹한 분위기로 표현하였다.되지도 않는 무술을 구사하는 우스꽝스러운 악당을 물리치는 정의로운 전지현의 수호천사로 둔갑한 017 I.....
무술의 나라 중국 분위기에 알맞게 황비홍과 같이 동그란 선글라스로 바꿔 쓰고, 콧등을 쓸어내리는 이소룡의 무술을 소화해 냈다.
전체적인 애니메이션 감을 알아보기 위해 촬영 전에 셀로 러프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다. 이는 3D 애니메이션에 적용하여 제작에 있어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캐릭터는 항상 전지현과 함께 나타나게 되는데, ‘전지현이란 인물과 함께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제작과정에서 많은 테스트들이 선행되었다.
악당을 물리치고 전지현에게 귀염받는 캐릭터....
아무리 연기자라 하더라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마치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연기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
대상이 있을 위치와 모양을 비슷하게 나타내려고 빨간 고무풍선을 이용하여 캐릭터에게 이야기 하듯이 하는 연기를 촬영전에 많이 연습하여야 했다
마지막에 실제 촬영시에는 고무풍선이 너무 가벼워 작은 움직임에도 많이 흔들리고 대상이 있는 것 같은 실제 느낌이 나지 않아서 마침내 스텝중 한사람이 쭈그려 않아서 캐릭터 역할을 했어야 했다.
덕분에 전지현과 캐릭터는 별 이질감 없이 잘 매치되는 커플로써 표현되었다.
순진하지만 튀어야 할 분위기에선 확실하게 튀어주는 전지현.... 그녀에겐 항상 017 I 가 있다.신세대를 겨냥한 서비스...이번엔 노래방 DJ다.
항상 연기변신을 해야하는 017 i 에 맞는 적절한 소품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기타반주를 해주는 모습으로 결정되었다. 물론 기타도 여러 모양으로 디자인된것 중 가장 적절한 것으로 채택하였다.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CF는 제작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전편부터 계속된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로 계속 될수록 더욱 세련되고 한계없는 표현 영역으로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017 이라는 일관성 있는 주제로 새로운 분위기를 계속 추구하면서 시청자들의 무조건 반사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디자인만이 다가 아니라, 제품과 맞물리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서 그에 맞는 적절한 성격부여가 관건이 되고 애니메이션 자체보다도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더욱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주변상황과 잘 매치될 수 있는 작은 배려들이 나중에는 결과물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게 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 우리에게 딱 맞은 카피가 아닐 수 없다.
캐릭터 수요의 두터운 층이 마련되고 부가 산업적인면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이 시점에서 캐릭터를 이용한 CF는 계속 되어질 것이며, 그 영향력도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