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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2D를 꽁꽁 얼려버린 3D 빙하기 ‘아이스 에이지’

2002-07-09

날이 갈수록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헐리웃의 3D 애니메이션의 테크놀러지는 [아이스 에이지-ICE AGE]에서 그 정점을 맞이한 듯 하다.
빙하시대 캐릭터들의 미세한 털의 움직임, 빙하가 녹은 남극 바다물의 출렁거림, 거대한 빙하가 부숴지면서 느껴지는 지구를 뒤흔드는 듯한 스펙터클함은 더 이상 헐리웃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2D 애니메이션의 출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또한 스크린에서 불쑥 튀어나올 듯한 사실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표정과 포즈에는 입이 벌어질 만 하다.
[아이스 에이지]는 상상속에서만 머물던 매머드, 원시 동물, 그리고 거대한 빙하들이 장관을 이루는 3D 애니메이션이다.
더욱이 [조의 아파트], [스타트랙], [에어리언]시리즈를 통해 최고의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블루스카이’와 크리스 웨지감독은 [아이스 에이지]를 통해 일류 이야기꾼임을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애니메이션에 새롭고 대담한 디자인적 개념을 도입했으며, ‘레이 트레이싱’, ‘입자 타입 시스템’, ‘용적 측정법’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이처럼 대본을 읽어보고 “캐릭터가 모두 털투성이야!”라고 모두들 비명을 질러냈다고 하는 [아이스 에이지]의 제작스토리를 취재하였다.





╋ 취재 : 이정현 기자/tstbi@yoondesign.co.kr



[아이스 에이지]는 2만년 전에 존재했던 세계를 이야기한다.
다람쥐와 쥐의 혼합형(?) 스크랫, 털복숭이 맘모스 맨프레드, 평원의 게으름뱅이 시드, 송곳니 호랑이 디에고… 동물 도감에서나 보던 신석기 시대의 동물들.
이들을 실상 공룡보다 훨씬 친근한 모습으로 부활시키는 것이 과제이다.
크리스 웨지 감독은 빙하기는 아무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영화화하기에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더불어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제작자들은 [아이스 에이지]가 사실성에 기초한 영화가 되기를 원했다. 빙하기를 연구하기 위해 그들은 빙하시대의 보물창고인 뉴욕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에 도움을 청했다. 많은 제작진들이 박물관의 맘모스 뼈를 관찰하며 수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수백권의 관련 서적을 탐독했고 유명한 고생물학자와 고고학자들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 SYNOPSIS
지금으로부터 2만년 전…
인간과 동물이 함께 세상을 지배하고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빙하의 시대– 아이스 에이지
이 시대의 어느날, 인간의 최대 적수인 검치 호랑이와 인간종족 사이엔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운명을 건 한판 전쟁이 벌어진다. 검치 호랑이인 디에고는 인간에 대한 복수의 제물로 아기 로산을 공격한다. 로산의 엄마는 디에고의 추격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주하지만 결국 엄마는 로산을 안고 폭포수 아래로 뛰어들고 만다. 강속에서 겨우 로산을 살린 엄마는 강가를 지나던 시드와 매니에게 가까스로 아이를 맡기고 강속으로 사라져간다.
아이를 맡게 된 매니와 시드 일행은 아기를 인간에게 돌려주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매니를 죽이고 아기를 희생시키려는 음모의 디에고가 스파이로 잠입하게 되며 이들을 자꾸만 막다른 길을 인도한다.
본능적으로 디에고를 경계하는 매니, 항상 장난으로 말썽만 피우는 시드, 음모의 화신 디에고, 그리고 천진난만한 아기 로산의 일행의 우정은 피어나고 모험과 위험이 함께하는 여행이 시작되면서 디에고는 자신의 임무와 우정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 검치 호랑이 종족의 추격은 한발 한발 다가오고, 아기 로산의 생명이 위험하게 되자 디에고는 우정을 선택하여 자신을 희생하고야 만다.



+ 키 : 3m
+ 몸무게 : 8톤
+ 외모 : 2층 빌딩만한 보통 코끼리가 털가죽을 뒤집어 쓴 모양이다. 코끼리의 선조인 맨프레드는 코뿔소 정도는 거뜬히 들어나 날려버리는 3미터 길이에 이르는 상아도 갖고 있다.
+ 코 : 얼굴을 모두 가릴 정도로 큰 사이즈의 코, 주로 로산의 베게로 이용된다.
+ 성격 : 매우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맨프레드는 다른 동물들이 남쪽으로 가기 때문에 북쪽을 택할 정도로 다른 이들을 싫어하고 배려도 하지 않는 염세주의자이다. 그러나 로산에게만은 푸근한 엄마 같은 보호자이다. 무뚝뚝한 겉모습 속엔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맨프레드는 시드를 눈엣가시로 여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시드를 어린 동생처럼 생각하게 되지요.
시드가 만프래드의 좋은 마음씨를 끌어낸 거죠.
결국 둘은 형제같은 관계가 형성되지요.”

– 목소리연기 레이 로마노



+ 키 : 1.5m
+ 몸무게 : 80kg (엉덩이 부분 다이어트 요망)
+ 별명 : 괴짜, 허풍선이, 바보, 골칫거리
+ 외모 : 진화가 덜 된 나무늘보의 선조
+ 특기 : 스키
+ 성격 : 재기발랄하며, 처음 만나는 상대와 3초 이내에 친해지는 뛰어난 친화력을 갖고 있다. 언제나 말썽을 일으키는 시드는 자칭 빙하시대 영웅단의 ‘멋쟁이’로 불리길 원한다.



“저는 동물들의 테잎을 보며 시드의 캐릭터를 연구했어요. 물론 재미있는 경험은 아니었지만... 나무늘보들은 걸을 때 처-벅, 처-벅... 정말 늦게 걷더라구요!”
- 목소리 연기_존 레귀자모




+ 외모 : 호랑이의 선조로 왕송곳니를 갖고 있다. 음흉한 생각을 할 땐 눈이 형광색으로 반짝인다.
+ 별명 : 이중간첩. 두목으로부터 인간의 아기를 납치해 오라는 명령을 받은 디에고는 비밀리에 시드와 매니 일당에 잠입하였다. 디에고의 불길하고 음밀한 태도는 그를 ‘이중첩자’로 불리게 만들었다.
+ 다른점: 그룹 중 유일한 육식동물.
성격 :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니 일당에 잠입했으나, 빙하시대 최고의 용맹스럽고 카리스마 넘친다.



“디에고는 저를 바탕으로 창조해낸 것입니다.
남자들은 두려워하고 여자들은 황홀해하는 잘생긴 남자인 점이 똑 같죠.
물론 이빨만 빼놓고요.”

- 목소리 연기_데니스 리어리




+ 종족 : 다람쥐와 쥐를 섞어놓은 듯한 포유류
+ 목표 : 도토리 땅에 파묻기. 그가 빙하 속에 도토리를 묻으려 하자 얼음이 갈라지고, 빙하가 움직이는 등 우연치 않게 지구상의 빙하기를 시작시키고 만다. 스크랫은 도토리를 쫓고, 거대한 빙하는 스크랫을 쫓으며 웅장한 선사시대 지구의 모습이 펼쳐진다.
+ 신체상 특징 : 색맹에다 근시와 난시를 고루 갖춘 장님. 유일하게 보이는 건 도토리 뿐. 그의 꼬리는 자빠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눈더미를 피해 점프할 때와 같이 몸을 안전하게 착지시킬 때 요긴하게 쓰인다.
+ 언어 : 자신의 종족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쓴다.



이제껏 그 어떤 그림이나 영화에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아이스 에이지]만의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 내고 또한 비쥬얼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맨프레드의 경우, 사이즈 자체가 거대하고 얼굴을 다 가리는 코 , 엄청난 털 등 많은 요소들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털복숭이 맘모스는 단순히 털이 긴 코끼리가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 디자이너는 털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써야 한다. 그것은 만화영화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물체를 창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털이 어떻게 덮여 있는지, 다리의 모양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모든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야만 하는 것이다.

시드의 경우, 나무늘보자체가 선천적으로 느린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시드라는 복잡하고 흥미 있는 캐릭터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 [아이스 에이지]의 제작사 블루스카인 팀은 몇 가지 자유로운 상상력을 덧붙였다 그 핵심은 ‘유연함’. 시드는 허리를 굽히고, 돌고, 몸을 꼴 수도 있고, 때로는 빨리 움직이기도 한다.
그리고 검치 호랑이 디에고. 크리스 웨지 감독은 디에고와 다른 호랑이들을 빙하기에 맞서 싸우는 군인들처럼 그렸다. 그런 디에고는 애니메이션 만화로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이고, 엄청난 속도를 표현해야 하며, 매우 힘든 포즈도 만들어 냈다. 그와 동시에 얼굴 표현과 함께 대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정적인 모습도 표현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 레이 트레이싱
[아이스 에이지]가 사용한 조명 소프트웨어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은 실제의 빛과 그림자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한다.
한마디로 우리 주위의 무수한 빛의 섬세함을 흉내낼 수 있게 하는 기술로, 등장 동물들과 쉴새 없이 변하는 주변 배경에 풍부하고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불어넣어 준다.
크리스 웨지 감독과 제작진은 또한 레이 트레이싱기법을 사용하여 동물의 털 하나 하나로 인해 반사되는 수많은 빛과 그림자를 사실과 같이 묘사해 낼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사진가가 카메라를 가지고 표현하듯이 디지털 영화에서도 스크린상에 모든 것을 매혹적이고, 흥미롭고, 직접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이 것은 영화의 장면을 좀 더 친근하고, 매력적이며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는 디지털 촬영 기법과 같은 것이다.



○ New Technologe
[아이스 에이지]에 적용된 블루스카이사의 연구 개발품은 레이 트레이싱뿐만이 아니다.
‘입자 타입 시스템’은 부피, 분위기. 축적과 범위의 감을 나타내어 몸을 덮고 있는 털, 빙하시대의 투명한 물과 대기, 경치 등을 표현함에 있어서 극적인 느낌을 부여해 주었다.
‘용적 측정법(volumetrics)’은 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의 느낌을 잘 표현하였다.
‘액체역학 (fluid dynamics)]을 이용하여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이스 에이지]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아이스 에이지]제작과정을 살펴보았다.

영화제작에 고도의 하이테크 기술을 이용하였지만 제작자들은 결코 연필과 종이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컴퓨터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데에는 필수 도구이긴 하지만, 만화가들이 수백년동안 사용해왔던 종이와 연필을 이용한 기본적인 스케치 없이는 [아이스 에이지]의 환상적인 캐릭터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이언트 땅늘보(giant ground sloth)와 같은 거대동물에 대해 공부한 디자이너들은 그것을 참고하여 시드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이 스케치들은 시드의 기본적인 모양만 나타낸 것이 아니라, 나중에는 시드의 성격 개발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연필 스케치는 빠른 피드백을 얻어내는 데에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데도 신속하다. [아이스 에이지]는 100%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졌지만, 영화 속 모든 캐릭터들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만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그들의 연필 끝에서 태어나 나중에는 화면에서 부드럽게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탄생하게 되었다.

일단 종이와 연필로 기본적인 디자인을 끝내면, 모델링 부서에서 캐릭터의 입체 찰흙 모형을 만들게 된다. 조각가들이 모형을 만들고 나면 그 모형을 토대로 한 디지털 뼈대가 컴퓨터에 저장되게 된다. 찰흙 모델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바꾸는 첫 번째 과정은 캐릭터의 체격 표면에 격자무늬 좌표를 입히는 것이다. 컴퓨터는 이 좌표를 보고 선이 교차하는 지점을 기록함으로써 모델의 모습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교차점들을 통해 컴퓨터는 수백개의 곡선을 그려서 캐릭터의 기본적인 외형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수개월간 모든 곡선들을 '입히고' 피부를 혼합하는 작업이 끝나면 하나의 완전한 캐릭터의 모습이 완성되게 된다.

옷 입히기와 실질적인 성형 작업은 동시에 완성된다.
이 과정은 컴퓨터에 저장된 캐릭터의 몸 안에 실제로 골격을 만들어 근육과 피부에 연결하는 작업이다. 방사선 이미지를 만들면 이것을 통해 시드의 근육과 피부를 볼 수 있고, 신체의 조직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후 만화가들은 캐릭터의 신체부위를 움직여서 어떠한 자세를 취할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도록 '손잡이'를 만들어 놓게 된다.



옷 입히기가 진행되는 동시에 색칠하는 작업도 시행된다. 털 한 가닥마다 요철과 재질이 추가되고 캐릭터의 외피가 결정된다. 일단 옷 입히기와 성형 작업이 끝나면 두 작업물을 합해서 "마지막 옷"을 만들어 내고 비로소 캐릭터가 살아 숨쉬게 되는 것이다.


수개월간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3차원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끝난 후, 컴퓨터 만화가들은 드디어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다. 이제 그림 캐릭터를 진짜 연기자로 만드는 작업이 남았는데, 만화가들은 이미 만들어진 방사선 손잡이를 이용해서 캐릭터를 조작하게 된다. 이 손잡이를 이용해서 캐릭터의 걷기, 뛰기, 먹기 등 모든 동작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조명은 그림자가 실제 세계에서와 똑같이 생기도록 3차원 공간에 놓이게 된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고유의 'CGI 스튜디오'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자연 환경에서 빛이 물체와 표면에 비치는 방식을 실험해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스 에이지> 의 모든 동물들의 털 한올 한올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연기(애니메이션)와 배경 조명이 완료되면, 영화의 각 프레임을 가능한 한 최상의 품질로 랜더링 하게 된다. 이것은 애니메이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모든 작업 물을 하나의 고해상도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영화는 매초마다 24 프레임의 장면들이 들어가고, 각 프레임을 랜더링하는 데에는 대여섯 시간이 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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