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디지털영상 | 리뷰

차가운 3D는 저리가라! 따뜻한 3D '몬스터 주식회사'

2002-01-17

최근 선보인 3D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의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300만개의 털 한올 한올에 깃든 정교함과 세밀함, 부품생산 라인에 매달린 570만개의 벽장 문을 따라 벌어지는 추격신의 역동감 등 화려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테크놀로지가 따지고 보면 눈에 안 띌 정도로 자연스럽게 극 속에 숨어있다. 마치 그런 재주를 부린 것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꼭꼭 숨겨 놓은 듯한 인상을 줄 정도이다. 기존의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볼거리는 테크놀로지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하였으나, 최근에 제작된 ‘몬스터 주식회사’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에서 테크놀로지란 무엇이며, 어떤 스토리를 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와 캐릭터이고, 모든 그래픽과 비주얼, 테크놀로지는 케이크 위의 당의”라는 공동감독 리 언크리치의 말그대로, ‘몬스터 주식회사’는 테크놀로지의 경이로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들과 흥미진진한 상황들이 엮어내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funimation)이다.


‘한밤중에만 활동하는 괴물들’을 기본으로 하는’몬스터 주식회사’는 ‘왜 괴물들은 아이들을 겁주는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방 벽장 속에 괴물이 존재하며, 그 괴물들이 밤마다 나타나서 아이들을 놀래키고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채집해간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몬스터 주식회사’는 몬스트로폴리스(Monstropolos: Monster + Metropolis)라는 괴물도시가 배경이다.
이 괴물도시에 있는 ‘몬스터 주식회사’는 영화제목인 동시에 어린아이 비명소리 채집공장이다. 왜 괴물도시에는 어린아이 비명소리 채집하는 회사가 있는 것일까? 그건 다양한 모습과 크기로 구성된 괴물들이 모여 사는 괴물도시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은 어린이들의 비명소리이기 때문이다.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는 회사 안에 있는 인간 아이들을 겁주는 괴물 팀인 공포협박단 중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괴물인 ‘제임스 P 설리반(일명 설리)’와 그의 단짝 친구이자 룸메이트겸 직장 동료인 ‘마이크 와조스키’가 어린 인간 소녀 ‘부’의 침입(?)을 받으면서 펼쳐지는 모험이야기이다.

“나의 연출 철학 중 하나는 ‘재미있게 만들자’이다. 공동감독인 피트 닥터는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얼굴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의 그런 면은 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여러분은 그런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몬스터 주식회사’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존 레쓰터(제작 총지휘)

괴물도시인 몬스트로폴리스를 창조하는 작업은 ‘몬스터 주식회사’의 크리에이티브 팀에게 가장 도전적인 작업이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크리에이티브 팀으로서는 상상력을 무한대로 펼쳐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아울러 무수히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괴물들로 가득 채워진 도시란 어떤 모습의 도시일지를 그려보는 작업 또한 크리에이티브 팀에게는 멋진 기회였다.

괴물도시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연구하는 초기 단계에서 미술감독 할리 제섭과 밥 폴리는 인근의 공장, 제련소, 조립품 생산공장, 소형 비행선 격납고 그리고 마수의 산업 설비를 견학했다. 가스연통을 비롯하여 실내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곳은 포인트 리치몬드에 소재한 픽사 스튜디오에 인접해 있는 셰브론 제련소이고, 겁주기 선수 괴물이 출동을 대기하는 ‘공포층’은 전형적인 옛날 볼링장의 디자인을 참고한 것이다.

“우리는 ‘몬스터 주식회사’ 속의 공장을 60년대의 모더니스트 빌딩들로부터 착상하였는데, 픽사 주변의 도시들 중에는 100년도 더 된 빌딩을 가진 곳도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던 시기의 빌딩들은 모두 철거되거나 파괴됐으며 이 영화에 소개된 빌딩의 느낌은 베이비 붐이 한창이던 1960년대에 주로 지어진 빌딩들을 참고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몬스터 주식회사’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경기나 비즈니스도 전과 같지 않은 분위기이다. 우리는 1960년대와 견주어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해보고 싶었다.” - 할리 제섭(미술감독)



‘몬스터 주식회사’의 캐릭터들과 세트를 위한 색상 팔레트와 음영은 미술 감독인 할리 제섭과 아트 디렉터 티아 크레이터, 도미니크 루이스가 담당하였다. 크레이터와 루이스는 아티스트들 및 기술진과 공동 작업하였으며, 괴물 세계와 인간 세계의 조명과 색상의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크레이터는 모든 사물과 캐릭터들의 분위기를 정하도록 도왔으며, 릭 세이어가 지휘감독하는 음영팀과 밀접하게 작업했다. 루이스는 조명 수퍼바이저인 장 끌로드 칼라치와 함께 영화의 분위기와 조명에 심혈을 기울였다.
괴물도시에서 괴물들이 가장 화려한 색상의 주인공들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심으로 도시의 색상이 튀지 않도록 은은한 색으로 정했으며, 공장도 차가운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하였다. 밝은 색상들은 오직 등장 캐릭터들로 하여금 돌출되게 보일 수 있도록 아껴둔 것이다.

다음은 크레이터의 회상이다.

“설리의 경우 모피와 털이 어떻게 보여야 할지를 결정짓기 위하여 약 60여가지 디자인을 준비했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샘플을 수집했으며 라마, 아크, 양, 염소, 곰의 모피를 연구했다. 우리는 수북하게 헝클어진 모피를 입히기로 결정했다. 피트는 설리를 매우 활기 넘치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어했다. 그는 설리를 고약한 심뽀의 캐릭터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설리가 덩치가 큰 사랑스러운 곰의 모습을 갖길 원했다. 각양각색의 줄무늬가 들어간 껌의 색깔, 표범 혹은 기린의 색깔을 검토한 끝에 감독은 푸른 색이 감도는 초록색 털에 보라색 점이 찍힌 모피로 가자고 결정했다.”

“마이크한테는 원래 오렌지 색깔을 입히기로 했기 때문에 그렇게 디자인 되다가 존 레쓰터 감독이 ‘마치 팔과 다리를 가진 과일처럼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자 바로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제작기간동안 보라색이나 짙은 빨강색 등으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결국 라임 빛깔의 연한 초록색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이 색깔은 설리의 푸른색이 감도는 초록색과도 아주 잘 어울렸기에 이견이 없었다.”

루이스의 파스텔 디자인과 그림들은 이 영화를 위한 조명스타일을 결정짓는데 크게 기여했다. 미술감독들 및 장 끌로드 클라셰와 함께 루이스는 각 장면마다 매우 인상깊은 시각적 흥미진진함을 심어주었다.

“감독은 스크린에 어떤 색들이 투사되어야 할 지에 관해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었으며, 이 영화에 색깔의 콘트라스트를 많이 담고 싶어했다. 우리는 감독의 이 같은 감각을 반영하여 스토리 및 영화의 감동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차원에 주력했다. 우리는 주로 공포층에 은은한 조명의 광채와 안개효과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흥미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 루이스 (아트 디렉터)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지난 15년간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의 선두를 지켜왔으며, 새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왔다. 컴퓨터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며 제작진은 컴퓨터 기술팀으로 하여금 새 영화가 요구하는 보다 진보된, 수준높은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도록 요구했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이 같은 과정을 감독한 수석 기술 감독인 톰 포터이다. 이 영화가 가장 자신있게 자랑하는 기술적 성과는 모피와 머리카락, 의상 그리고 무드효과의 창조라 할 수 있다.

- 의상
‘토이 스토리 2’에서 모든 인간 캐릭터의 옷은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옷은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동작과 따로 움직이며, 훨씬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꼬마 소녀 부의 T-셔츠는 부가 움직일 때마다 따라서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했다. 우리가 고려해야 했던 중요한 요인들은 섬유의 질감과 무게감 그리고 중력이 옷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작용하며 옷의 접히는 부분이 얼마나 신속하게 원상태로 펼쳐지느냐 등이다. 꼬마의 움직임이 멈출 때 셔츠 또한 움직임을 멈추어야 하는 것이다.” - 마크 하니(기술감독)


- 모피

설리와 설인의 모피와 부의 머리카락은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이다. 파란색 털복숭이 괴물인 설리와 설인의 모피는 털에만 의존한 어떤 물체가 아니라, 아주 그럴 듯 하면서도 인간다운 생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각각의 머리카락을 시뮬레이트하는 방식 대신 샘플이 되는 모피 군(群)을 지정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 방법은 주변의 모피들이 옆의 모피의 움직임을 따라서 움직이며, 예상되는 패턴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였고, 모피의 특성에 따라 구부러지는지, 아니면 빳빳하게 서는지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설리의 경우 우리는 모델 작업은 물론 도합 300만 개가 넘는 털을 모두 제각각 만들어 심어주어야만 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설리의 모피와 털, 머리카락이 실제와 똑같이 움직이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이 같은 움직임을 다이나믹하게 시뮬레이트해야만 했다. 이는 어두운 방에서 밝은 조명이 있는 방으로 장소를 옮긴다든가 안개, 눈, 비 등의 환경적인 상황에 따라 수정과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뜻도 된다. 부의 머리카락 또한 우리 팀에게는 똑같이 힘든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 마이클 퐁(수석 기술자)

- 무드효과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안개, 연기, 증기나 김 그리고 다른 무드적인 효과를 위한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여, 멋진 무드와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특정 장면을 보다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었다. 또한, 여러 가지 색을 조합하는 새로운 조명효과인 칼라 램핑기법으로 배경장면을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였다.

“털이 많은 캐릭터에게 조명을 입힌다는 것은 플라스틱 장난감한테 조명을 비추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과제이다. 머리카락과 모피 털은 조명을 비추기가 굉장히 힘든 소재이다. 우리는 머리카락 가닥들이 인접한 머리카락에 드리우는 그림자를 모두 다 연출해야만 했다. 머리카락은 일반적으로 너무나 얇고 미세해서 그림자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적이고도 합리적인 시간을 투자하여 반드시 필요한 각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머리카락의 그림자조차 만들어냈다. 또한, ‘공포층’의 경우에는 500개 이상의 빛이 있으며 풍부한 폭과 깊이의 조명을 연출한다. 공장 안에 드리워진 안개는 스토리를 보다 드라마틱하게 설명해주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 장 클로드 칼라쉬 (조명 슈퍼바이저)











‘몬스터 주식회사’는 픽사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들 중에서 최고의 첨단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도입된 작품이다. ‘몬스터 주식회사’에는 250만 렌더마크(rendermark)가 사용됐다. 참고로 ‘토이 스토리 2’에는 110만 렌더마크가 사용됐다. 수많은 기술적 성과 중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점은 모피와 털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하게 표현됐다는 점이며, 아울러 움직임이나 동작도 실제와 거의 똑같이 표현됐다. 이 같은 기술적 진보는 푸른색이 감도는 초록색과 보라색으로 구성된 300만 개의 털을 가진 설리를 표현하는 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점이다. 또한 이 같은 기술은 꼬마 ’부’의 머리카락과 양 갈래로 땋은 머리에서도 잘 표현됐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뛰어난 기술적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각각의 쇼트를 창조하기 위하여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이어 맞추는 새로운 부서의 구성이었다. 쇼트 부서라고 명명된 이곳은 픽사의 베테랑 갈린 서스만이 모델링, 세이딩, 라이팅, 렌더링에 관한 모든 부문을 총괄적으로 지휘했다. 7명의 시퀀스 수퍼바이저와 16명의 쇼트 슈퍼바이저가 영화의 모든 쇼트를 이어 맞추기 위하여 공동 작업했다.

- 딥 세도우잉(Deep Shadowing) 프로그램

딥 세도우잉이라고 명명된 프로그램은 픽사에서 개발된 기술로써 모든 중요한 머리카락과 털 및 그것들이 연출하는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됐다. 마이클 퐁과 스티브 메이는 머리카락과 모피 프로그램 연구의 수석 책임 연구를 맡았다. 중견 과학자인 데이비드 바라프와 앤디 위트킨은 다이나믹스 시스템을 창조했다. 이 시스템은 수천 개의 컴퓨터 코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캐릭터의 머리카락이나 털의 움직임을 프로그램하는 것이다. 모피나 털이 없는 캐릭터 모델의 창조에 참여했던 애니메이터들은 테크니컬 디랙터들의 지휘에 따라 시뮬레이션 동작을 실험하는 작업에 기여했다.







- FIZT 프로그램
FIZT 프로그램은 각각의 상황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머리카락과 옷의 움직임을 시뮬레이트할 수 있는 다이나믹스 시스템으로써, 픽사의 베테랑 과학자이자 툴스 그룹(Tools Group) 소속인 데이브 바라프와 앤디 위트킨이 개발하였다.
수석 기술자인 마이클 퐁과 스티브 메이는 이 프로그램들을 캐릭터들에게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를 결정했다. 기술진의 목표는 애니메이터들로 하여금 캐릭터의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동시에 모피나 옷이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에 관해서는 최대한 신경을 덜 쓰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 아바스(AVARS)
아바스(AVARS : Articulated variable)는 애니메이터들로 하여금 보다 섬세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컨트롤이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캐릭터들은 ‘토이스토리 2’의 장난감 쇼핑몰 주인 ‘알’보다도 약 30%에서 40%이상의 콘트롤과 아바스를 그들의 얼굴에 가지고 있다. 아바스는 보다 미세하고 정교한 콘트롤 덕분에 동작은 더 부드러워지고 폭넓은 감정 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 게피토(Geppetto)
게피토는 새로 개발된 모델링 프로그램이다. 게피토는 아바스와 연동하여 애니메이터로 하여금 보다 섬세한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모델링 부서의 총책임은 에벤 오츠비가 맡았고, 각 캐릭터의 얼굴 조각품을 점토로 제작하고, 주인공 캐릭터는 물론 기타 50여 종류의 캐릭터들이 게피토를 통하여 디지털로 창조됐다.



‘몬스터 주식회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목소리 더빙은 이미 수년 전에 1급 목소리 연기자들에 의해 완성되었으며, 애니메이터들은 이 더빙된 목소리를 들으면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에게 감정과 숨결을 심었다.

- 설리 & 존 굿맨 & 존 카스
미식 축구 선수를 닮은 8척 장신의 푸른 털 괴물 하지만 마음씨는 솜털!

헐리우드에서 가장 분주할 뿐만 아니라 가장 인기 있는 연기자 중의 한 사람인 존 굿맨이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겁주기 최고 선수인 설리의 유머 넘치고 따뜻한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존 굿맨의 목소리 연기는 매우 풍부했다. 리듬감이 훌륭하며 곰의 포효를 닮은 면도 있어서 설리 캐릭터에게 딱 어울린다.
설리 캐릭터는 애니메이터 존 카스가 담당했다. 설리는 괴물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겁주기 선수’이지만 상대해서는 안 될“인간아이”에게

정을 느끼면서 무수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나의 첫 번째 느낌은 설리가 원숭이나 고릴라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설리는 마이티 조(Mighty Joe)가 아니며 손 등으로 땅바닥을 짚으며 걷지도 않는다. 그는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걸으며 고릴라보다는 힘이 센 곰을 더 닮았다. 나는 육중하고 굼뜬 체형보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씩씩한 캐릭터로 구상했다. 마이크가 설리에게 ‘걸어, 무시무시하게 걸어!’라며 훈련시키는 장면은 나에게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나는 훈련 캠프장에 나온 풋볼 선수를 착상했다. 설리는 힘과 스피드를 가진 괴물이자 ‘몬스터 주식회사’ 최고의 영웅이다. 설리의 큰 발을 적시에 적재적소에 배치시킨 다음 그에 따라 힙과 상체가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었다. 거구가 움직일 때마다 양 팔의 근육 조직이 어떤 각도로 어떻게 흔들리면서 움직이며, 팔을 아래로 툭 늘어뜨릴 때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분석하고 결정짓는 작업도 매우 중요했다. 설리의 표정과 동작과 모습을 멋있게 만들려면 평생의 노력이 요구될 수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대가와 보람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다. 설리는 캐릭터 작업하기가 매우 멋진 괴물이며 난 평생 설리를 잊지 못할 것이다.” – 존 카스 (설리 담당 애니메이터)

- 마이크 & 빌리 크리스탈 & 앤드류 고든
연두색 빛깔의 외눈박이. 심통쟁이. 수다쟁이 괴물.. 덩치는 작아도 의리 하나는 의리의리하게 큰 친구!

재기발랄하고 위트가 넘치며 정렬적인 성격의 괴물인 마이크는 그 캐릭터의 입담그대로 빌리 크리스탈이 맡았다.
외눈박이 괴물인 마이크 와조스키 캐릭터는 앤드류 고든이 담당했다. 말할 때의 제스처가 요란스러운 유별난 친척들 속에서 자란 고든은 더빙된 빌리 크리스탈의 대사를 들으면서 마이크의 캐릭터를 미리 구상하다가 대단히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빌리는 대사를 하다가 갑자기 애드립을 발휘하면서 코미디 연기를 쏟아내곤 했다. 기본적으로 마이크 캐릭터는 커다란 눈알이다. 그의 머리는 몸통인 동시에 하나의 큰 안구이다. 나는 하나의 연기를 연습할 때 나의 몸통을 어떻게 움직일 것이며 동시에 나의 머리를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구상한다. 즉, 나의 몸동작을 분석하는 동시에 나의 머리 동작을 내 눈으로 지켜보면서 인상적인 눈 연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상한다. 미묘한 눈 연기를 구상하는 것은 전체 몸동작의 연기 중에서 아주 중요하다. 내가 위를 치켜 올려다볼 때 나의 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선을 어디에 두는지 보기 위해서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연구하곤 한다. 동공의 미세한 변화와 팽창 등도 매우 중요하다.” – 앤드류 고든 (마이크 담당 애니메이터)


- 부 & 메리깁스 & 데이브 드반
무시무시한 괴물들의 가슴을 감동시킨 네살바기 깜찍이 소녀!

‘몬스터 주식회사’가 괴물 세계에 들어간 최초의 인간이며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의 목소리는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인 밥 깁스와 그의 아내 수 깁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메리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작업은 메리가 2년 6개월 되던 시기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비명소리와 키득거리는 웃음소리 위주로 녹음했다. 메리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피트 닥터 감독은 완구나 장난감

을 이용하여 부 캐릭터에게 필요한 기초적인 대사 연기를 유도했다. 밥 깁스에 따르면 메리도 벽장 속에 괴물이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괴물들이 착하며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다.
부의 캐릭터는 픽사에서 5년째 몸담고 있는 베테랑 애니메이터로서 ‘벅스 라이프’의 서커스 단원인 “턱”과 “롤”을 비롯하여 버즈, 우디를 탄생시킨 사람인 데이브 드만이 담당했다.

“어린 소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든 사람이 다 안다. 세 살짜리 어린 딸을 가진 나는 사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그리거나 혹은 관객들이 믿기 어려워 할 모습으로 그리기로 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아무 목적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면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어린아이들이 갖고 있는 호기심과 쉼 없이 움직이는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다행히 두 명의 어린 자녀를 가진 피트 닥터 감독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서 그는 시각효과 팀에게 어린아이가 울 때 눈물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하게 짚어서 주문하고 감독했다. 그 결과 어린 자녀를 가지고 있는 제작진은 이구동성으로 ‘맞아, 저거야!’ 라고 탄성을 지르거나 ‘뺨을 조금 더 발그레하게!’ 식으로 주문하곤 했다.” - 데이브 드만( 부 담당 애니메이터)


- 랜달 & 스티브 부세미 & 멕퀸
온갖 꿍꿍이 속셈으로 똘똘 뭉친 카멜레온을 닮은 괴물!

랜달은 설리와 겁주기 경쟁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사악한 괴물이다. 도마뱀과 케멜레온을 닮았으며 비겁한 꿍꿍이 속셈으로 똘똘 뭉친 괴물이다. 이 랜달의 목소리는 ‘고스트 월드’, ‘파고’의 연기파 배우인 스티브 부세미이다. 그의 목소리는 랜달이 어떤 캐릭터인지 그리고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아주 멋지게 나타내주는 목소리였다.



“랜달 복스 또한 애니메이션 작업이 매우 힘든 캐릭터였다. 랜달은 여덟 개의 다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랜달은 어떤 때는 여덟 개의 다리를 전부 땅바닥에 붙이고 걷지만 4개만으로 걷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랜달은 크고 긴 꼬리를 가졌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랜달은 애니메이션 작업이 매우 힘들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여덞 개의 다리를 연출하거나 그걸 사용해서 폼나게 움직이는 동작을 연출하는 작업이 결코 만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 맥퀸 (랜달 담당 애니메이터)

- 워터누즈 회장 & 제임스 코번 & 멕퀸
왕게발 괴물이며 두 얼굴을 가진 “몬스터 주식회사”의 회장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몬스터 주식회사”를 살리기 위해 사악한 괴물인 랜달을 이용하여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는 워터누즈 회장의 목소리 연기는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제임스 코번이 맡았다.
워터누즈 캐릭터의 담당 애니메이터는 랜달의 애니메이터인 맥퀸이 하였다.




“제임스 코번 또한 아주 멋진 목소리 연기를 해냈다. 그보다 더 나은 목소리 연기를 기대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의 목소리는 근엄한 아버지 목소리인 동시에 삼촌처럼 상냥한 목소리였다. 그래서 ‘몬스터 주식회사’의 회장인 헨리 J. 워터누즈의 목소리로는 적격이었다. 애니메이터의 관점에서 볼 때 훌륭한 목소리는 우리가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이만저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맥퀸 (워터누즈 담당 애니메이터)


벽장 속 괴물을 소재로 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피트 닥터 : 래쓰터와 ‘토이 스토리’를 만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도 내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었지’ 하고 공감하는 게 좋았다. 그처럼 모두가 공유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난 어릴 때 벽장 속에 괴물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아이들은 그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세계 어느 곳, 어느 문화에서나 보편적이다. 그래서 벽장 문을 지나면 아이들을 겁주는 몬스터들의 회사가 있고, 거기도 경쟁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거의 5년이 걸렸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한 작품에 매달리게 하는 힘이 뭔가.
존 래세터 : 우리는 미쳤으니까.(웃음) 애니메이션은 아마 가장 노동집약적인 예술 형식일 것이다. 또 내가 좋아하는 점이지만, 아주 협동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스토리 개발 때문이다. 우리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참 어려운 과제다.
우리 작품들은 다 이야기의 층이 많다. 선적인 스토리 라인 안에서 때로는 감정적이고, 때로는 유머러스한 작은 일들이 수없이 일어난다. 그 층을 쌓아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5년씩 한 작품에 매달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끊임없이 동료들과 영감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스토리보드에서 레이아웃, 레이아웃에서 애니메이션 등 시퀀스마다 다음 공정으로 나아갈 때, 와우, 이거 멋진데? 하는 새로움으로 아주 흥미진진하다. 그러니까 긴 과정 내내 끊임없이 보답을 받는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큰 고민이 요즘 아이들은 비명을 잘 지르지 않는다는 것인데, 마찬가지로 갈수록 관객들은 감동에 둔감해가는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피트 닥터 : 픽사의 작품에서는 항상 엔터테인먼트가 최우선이다. 그런 점에서 코미디가 아주 좋은 양식이지만, 그것도 훌륭한 주제와 감동이라는 기초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늘 우리를 감동하게 하는 무언가를 찾고자 애쓴다. 예를 들면 이 영화는 설리반이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영화다. 아이를 책임지고, 자라는 것을 지켜보고. 그런 삶의 부분들을 좀 다른 식으로 담고자 한다.

존 래세터 : 개인적으로는 관객이 시니컬해졌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할리우드가 시니컬해진 거지. LA와 뉴욕 밖에도 넓은 세상이 있고, 거기서는 진솔한 웃음과 진솔한 스릴을 미덕으로 갖춘 영화를 좋아한다고 믿는다.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사람들을 웃기려면 꼭 누군가를 망가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이건 월트 디즈니의 영화 철학이기도 했고, 그때나 지금이나 유효한 얘기다.

< 이정현 기자 tstbi@yoondesign.co.kr>

‘ 자료 협조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