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4
TV CF 속 임수정의 활약은 눈부시다. 임수정은 그 동안 야후, 박카스, 오색오감, 롯데리아, 비욘드, i-30, 끌레도르, 삼성센스, SK-Ⅱ 등과 같이 많은 CF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녀가 출연한 모든 광고들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은 광고보다 그렇지 않은 광고가 더 관심을 끄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는 모델의 이미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자사의 광고 컨셉트와 좋은 궁합을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2008년 스타마케팅 하반기조사에서 임수정이 광고모델로 활약한 SK-Ⅱ가 SMBI(Star Marketing Bran Index) 120.71로 1위를 차지했다(12월호 참조). 수많은 광고를 제치고 왜 SK-Ⅱ가 고객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관심을 끌게 되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미지 활용, 광고의 성패를 좌우한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브랜드38 연구소(Brand38.com)에서는 지난 2008년 9월에 1차 조사(스타의 이미지)를 실시했다. 소비자들은 그녀가 ‘순수하게 예쁘다. 단아하다. 특히 입술이 예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피부가 좋다. 천천히 말하면 신뢰가 가는 말투를 가졌다’고 응답했다.
그녀가 출연한 박카스 광고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대화에 그녀를 접목시켰다. 이때 박카스를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설정하고 박카스 중심의 광고로 풀어가다 보니 그녀의 이미지 중에서 순수함만이 전달되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나머지 부분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끌레도르는 그녀의 귀여움과 산뜻함, 순수한 이미지를 광고에 십분 활용했다. 그런데 쓸데없이 남자의 볼에 키스를 하는 순간 순수한 이미지가 헤픈 여자, 쉬운 여자, 저가 이미지로 전환되었다. 차라리 ‘저는 이런 이유로 끌레도르 아이스크림을 먹어요, 즐겨 먹은 후에 피부도 몰라보게 좋아졌어요’라는 멘트가 더 호소력이 있었을 것이다.
삼성 센스 광고에서 그녀는 입도 한번 뻥끗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만 클로즈업 시킨다. 그녀의 뽀얀 피부와 센스 노트북이 어떤 관계가 있는가? 남성 정장을 입은 그녀와 센스 노트북과는 또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단지 임수정이 노트북 광고에 출연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전달하고 있지 않다.
요즘 TV CF에서 많이 나오는 광고 중 하나가 i-30이다. 그런데 이전에도 i-30는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효과가 없었을까?
i-30 광고에서 그녀는 활동적이고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흥겨운 징글에 맞추어 마지막에는 힘 있는 포즈까지 취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귀여움, 순수함, 호소력 있는 말투, 단아함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또 다른 이미지 변신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i-30가 막대한 광고를 통하여 그녀의 이미지를 역동적인 이미지로 전환하였을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광고는 SK-Ⅱ가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어떨까?’를 한번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현대건설, 현대시멘트에서 나온 화장품을 피부에 아침, 저녁으로 바르고 잠자리에 들어보자. 한 달 후에 당신의 피부가 어떻게 변할지 걱정되지 않을까?
따라서 스타와 광고계약을 맺을 경우에 동일업종만 고려해서는 결코 안 된다.
“맑고 투명한 피부 자신 있어요”
자, 그럼 SK-Ⅱ는 왜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SK-Ⅱ는 광고를 통해 그녀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였다.
SK-Ⅱ는 30대 여성에게 20대의 동안 피부를 만들어준다는 ‘동안 피부’를 컨셉트로 접근했다.
그녀는 아기 같은 순수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광고에서 호소력 있는 말투로 “여러분도 써보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써보면 자신처럼 아기 피부를 가지게 된다고.
지금까지 광고가 그녀의 행동, 변신, 복장, 스쳐 지나가는 일상대화로 고객을 사로잡으려는 반면에 SK-Ⅱ는 얼굴을 천천히 클로즈업 하면서 그녀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30~40대를 타깃으로 하였다. 실버사업이 성공하려면 20~30대 젊은이들이 붐벼야 성공하듯이 누구나 젊어지고 싶기 때문에 광고를 기획한 광고대행사 싸치앤싸치는 그녀의 연령을 충분히 활용하였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순수함 때문에 2007년 영화 ‘행복’에서 임수정이 노출을 했을 때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는 큰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누군가 그녀의 노출이 어디까지 보이는가에 대하여 이슈화를 시키려한다면 SK-Ⅱ화장품 역시 저가 이미지로 충분히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광고주들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스타의 이미지와 브랜드 속성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광고 전략이 광고비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광고주들이 가져야 한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광고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비용을 지출하면서 광고 전략이나 모델 선정, 모델 이미지에 대한 비용에는 인색하기 때문에 강력한 브랜드자산이 구축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