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09
인터랙티브 미디어라 정의할 수 있는 옥외 광고가 세계의 어느 곳에서, 정확히 언제부터 등장했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지난 2004년 뉴욕 타임 스퀘어에 등장한 도브 브랜드의 ‘Real Beauty(진정한 아름다움)’ 캠페인은 소비자가 직접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최초의 옥외 광고로 자리매김 하면서 소비자 컨텐츠 생산형 매체가 이 때부터 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소비자는 수동적이거나 소극적 참여(단순 소비자 참여형 매체)의 형태로 광고를 접했으나 2004년을 기점으로 능동형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인터랙티브 광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클리어 채널 아웃도어(Clear Channel Outdoor), 비아콤(Viacom), BBDO를 비롯한 세계적인 광고대행사들이 앞다투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프로모션 광고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집행했다. 한편 아시아 지역에선 이러한 대규모의 디지털 인터랙티브 광고보다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광고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와 같은 해외의 주목할 만한 사례들을 그 단편이나마 살펴보도록 하자.
글 | 신준섭 기자 jsshin@popsign.co.kr
자료 제공 | 노키아, 미니 쿠퍼 USA, 유니레버코리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벨기에 외
지난 7월호에선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국내 사례를 살펴보았다.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례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리바이스의 ‘사인해 주세요’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규모 면에서 아직까진 소규모로 집행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한국 광고 환경이 가진 법제적인 규제나 소비자층 이동 동선의 차이점, 광고주 선호도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최소한 현재까진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큰 인터랙티브 캠페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국내 사례에서는 범주화할 수 있는 부분이 초기에 규정지은 분류 외에는 없었다는 한계도 있었다.
해외의 경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집행되는 케이스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인터랙티브 광고들이 트렌드에 따라 그 모습을 꾸준히 진화해 왔으며 다수의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광고 노출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초기의 인터랙티브 미디어라 할 수 있는 사례들은 대부분이 단순 소비자 참여형 매체로, 앰비언트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흥미를 유발하는 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광고로서의 기능을 십분 다 발휘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진화의 길을 걷는다.
2004년에 타임 스퀘어에 설치된 유니레버의 도브 빌보드 ‘리얼뷰티’ 캠페인은 그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이때까지 있었던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소비자 참여형 빌보드들은 생산이란 개념을 낳지 못했지만 이 ‘리얼뷰티’ 빌보드 광고는 빌보드 중앙에 소형 LED 전광판을 설치, 투표 결과의 퍼센티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줘 광고 참여를 통해 여론이란 생성물을 낳는 효과를 얻어냈다. 바로 소비자 컨텐츠 생산형 매체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이를 기화로 2005년도에는 타임 스퀘어를 비롯, 유럽 지역에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빌보드 광고가 다수 들어서기 시작했다. 벨기에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빌보드나 BBC World 빌보드는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 인터랙티브 매체는 또 한 번 진화를 하게 되는데, 올 해 1월 미니쿠퍼 USA의 ‘말하는 광고판’이 바로 그것. 개별 소비자 맞춤형 매체로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등장이다.
아직까진 개인 정보 보호법 등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새로운 형태로, 오히려 방송과 같은 4대 매체가 담보해내지 못한 영역까지 한 순간에 뛰어 오른 이 케이스는 옥외 광고가 가진 가능성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현상이다. 아직까지 그 후속타가 될 만한 광고를 찾진 못했지만 머지 않아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아시아의 경우는 이러한 대규모 집행보다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인터랙티브 미디어들이 많았는데, 이는 화려함 보다는 소박함과 재치를 강조한 동양적인 인식도 한 몫 한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 사례를 조사하면서 파악한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가진 강점 중 첫째를 꼽으라면 광고 노출도나 효과를 별도의 리서치가 없어도 산술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측정이 가능한 이유는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기반 하의 인터랙티브 매체들이 마치 인터넷 홈페이지의 방문자수가 홈페이지 접속과 동시에 자동으로 카운팅 되는것처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장치를 구비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특히 휴대폰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는데 필터UK의 경우는 블루투스 기능을 지닌 휴대폰에 광고를 전송한 횟수로 측정이 가능했고 도브 리얼뷰티 광고나 BBC World 광고, YDreams의 아디다스 광고, 20세기 폭스 영국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광고 등의 경우 투표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참여도를 측정해 산술적 수치를 얻어낼 수 있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 광고나 미니 쿠퍼 광고의 경우 단순히 지나가기만 해도 서버에 그 기록이 남아 노출도 측정의 기준이 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광고 노출도나 효과 측정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옥외 광고의 빈 구멍을 메꿀 대안으로써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가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으며 최소한 이와 같은 특성은 광고주가 인터랙티브 미디어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 됐던 인터랙티브 광고 사례를 정리해 본다.
UK필터
광고주 : 랜드로버
대행사 : 필터 글로벌(Filter Global)
집행 지역 : 미국 뉴욕 타임 스퀘어
집행 시기 : 2007년
‘이는 고급 컨텐츠, 이미지, 동영상을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필터UK(Filter UK)의 공동창시자이자 CCO(Chief Creative Officer)인 알래스데어 스캇(Alasdair Scott)이 그가 만들어낸 소위 ‘블루캐스팅(BlueCasting)’이란 시스템에 대해 평한 말이다. 언뜻 보기에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빌보드지만 필터UK의 블루캐스팅 기술을 탑재한 이 빌보드는 블루투스 폰을 지닌 소비자가 거리를 지나갈 경우 자동적으로 1분짜리 랜드로버 동영상 광고를 휴대폰으로 전송한다. 물론 전송된 정보를 받을 지의 여부(옵트인)는 휴대폰 소유자가 선택할 수 있다. 옥외광고에 최초로 등장한 푸싱(소비자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광고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3종류로 이뤄진 커머셜 필름을 전송하는 이 시스템은 올해 타임 스퀘어에 첫 선을 보인 새로운 방식의 옥외광고지만 그 효과는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작년 CBS Outdoor와 함께 영국 런던 언더그라운드(런던 지하철)에 와이드 스크린 형태로 게첨했을 때 2주간 8만 7,000여 명의 블루투스 휴대폰 사용자를 접할 수 있었으며 이 중 17%가 수신을 허용했다고 필터UK측은 밝히고 있다.
페이퍼4
지난 6월 미드 스웨덴 대학(Mittuniversitetet)의 연구팀은 획기적인 종이를 발명했다고 발표했다. “페이퍼 4”로 명명된 이 종이는 손을 대기만 해도 종이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미리 녹음된 사운드 또는 음성이 나온다. “페이퍼 4”의 핵심 기술은 압력에 민감하면서 전도성을 가진 잉크와 종이에 인쇄된 스피커에 있는데, 사람이 종이를 누르면 출력된 잉크는 누른 부분과 관련된 정보가 링크돼 있는 곳으로 신호를 전달하며 해당 링크에 있는 오디오 파일이 종이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는 것. 이 종이 스피커는 수 겹의 전도성 잉크로 구성돼 있어 그 사이의 빈 공간이 일반 스피커의 진동판 역할을 한다. 게시판의 후면 판지와 표면 종이 사이에 스피커를 위치시켜 소리를 낼 수 있다. 연구팀의 미카엘 굴릭손(Mikael Gulliksson)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선 이 기술은 안내 스탠드나 각종 마케팅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상품 포장지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하면서 “높은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상용화를 통해 광고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 시사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것은 별도의 장치 없이 전도성 잉크가 출력된 종이에다 음성 정보까지 담을 수 있다는 것. 바꿔 말하면 별도의 장치 없이도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음성 광고를 포함한 출력물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진 단가 및 상용화 문제가 남아 있지만 머지 않아 옥외 광고의 영역에서 이 신기한 종이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향기나는 교통광고
대행사 : 오리콤㈜
집행 지역 : 일본 도쿄
집행 시기 : 2007년 3월
영화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프로모션 광고로 집행된 이 광고는 교통 매체 중 최초로 향기를 옥외 광고를 통해 맡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광고물 중간 하단에 설치돼 있는 검은 박스의 단추를 누르면 약 1초간 느낄 수 있는 장미향이 은은히 퍼진다고. 영화의 스토리와 맞아 떨어지는 프로모션 인터랙티브는 이와 같은 향기를 매개체로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플레이 스테이션 버스쉘터 광고
광고주 : 소니
말레이시아 집행 지역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많은 이들이 어릴 적 “뽁뽁” 소리가 나는 에어캡을 눌러 터뜨리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왠지 에어캡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 번쯤 터트려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디어가 광고에 적용된 사례를 말레이시아 버스 쉘터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플레이 스테이션 2 제품의 프로모션 광고 일환으로 집행된 이 광고는 에어캡에 플레이 스테이션 조이스틱을 대표하는 로고인 ○X□△ 모양을 각 에어캡 마다 출력해 소비자가 참여와 동시에 시각적 인식이 가능하도록 유도했다.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인상에 남는 인터랙티브 광고이다.
버스쉘터 광고 모음
대행사 : 클리어 채널 아웃도어, JC데코
집행 지역 : 영국, 포르투갈 외
버스쉘터는 빌보드에 비해 직접적인 접근이 가능한 만큼 이와 같은 특성을 살려 소비자의 참여 유도가 용이한 매체 중 하나이다. 특히 버스라는 대중 교통 수단을 많이 이용하는 유럽의 경우 주목할 만한 인터랙티브 미디어 사례를 꽤 찾아 볼 수 있었는데, 2004년 ‘에일리언 vs 프레데터’영화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실시한 버스 쉘터 광고에서는 누가 이길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성항을 투표를 통해 알아보는 방식의 광고를 게첨했으며 야후는 검색엔진이라는 특성을 홍보하기 위해 주변 검색 장치를 설치하는 기지를 보였다. MTV의 경우 채널 선택이 가능한 LCD 화면을 버스쉘터에 장치, 소비자들이 직접 채널을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노리는 인터랙티브 광고물을 집행하기도. 가장 최근에 주목 받은 사례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약 2개월 간 미국 전역(워싱턴, 로스앤젤러스, 덴버, 오렌지 카운티 등)의 버스쉘터에 게첨한 펩시의 블루투스 광고 캠페인이다. CBS Outdoor, 클리어 채널 아웃도어 등 총 4개의 광고 대행사와 블루투스 컨텐츠 개발사인 퀴커(Qwikker)가 공동 참여한 이번 펩시 광고는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광고가 가격 대비 효율이 얼마나 우수한 지를 증명했다고. 펩시 광고를 통해 휴대폰으로 야후 뮤직의 뮤직 비디오와 같은 컨텐츠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한 이번 광고는 집행된 지 일주일 만에 옵트인(사용자 동의를 통해 컨텐츠를 이용하는 것) 다운로드 비율이 무려 27%나 증가했다고 한다.
중국 요가 학원 광고
집행 지역 : 중국
붙이다가 만 듯한 이 포스터 광고는 사실 중국의 한 요가 학원 광고이다. 양면 출력 후 반쯤 벽에 부착된 상태는 요가를 하고 있는 사람의 상태를 의미하는 듯. 지나가는 소비자들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비듬제거 샴푸 광고
가만히 보면 찰랑거리는 머릿결의 여성 뒷모습 출력물 위에 마치 비듬처럼 보이는 것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한 비듬제거 샴푸의 광고인데, 비듬처럼 보이는 것들은 투명 스티커로, 이 스티커에는 ‘10% 할인’이란 문구가 쓰여져 있어 사실상 구매를 유도하는 할인 쿠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의 참여에 이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터랙티브 광고.
이코노미스트 빌보드 광고
광고주 : 이코노미스트
대행사 : BBDO
집행 지역 : 영국
2005년 칸 국제 광고제 옥외부문 금상을 수상했던 이코노미스트 광고. 지나가는 행인에 동작 센서가 감응해 전구 모양의 조형물에 빛이 들어오는 아이디어 넘치는 광고로 “이코노미스트는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지혜를 만드는 매거진”이란 슬로건을 심플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 광고에서 주목할 점은 상단 우측에 있는 광고 노출도 측정계인데, 단순하게 이 빌보드를 지나가면서 센서에 감지, 전구 조형물에 불을 밝힌 수치를 산출하는 것 뿐이지만 이는 광고 노출도가 얼마나 되는 지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했다는 큰 의미를 지닌다. 이 광고는 지난 2월호 앰비언트 미디어 연재 기사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YDreams
광고주 : 노키아 / 아디다스
대행사 : JC데코/ British media agency
집행 지역 : 포르투갈 외
집행 시기 : 2006년(아디다스 광고의 경우)
YDreams는 유비쿼터스 기반의 매체를 개발하는 업체로 다양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해 여러 영역에 걸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옥외광고의 영역에선 소비자가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보게끔 만드는 기발한 디지털 기술 기반 매체들로 노키아나 아디다스, 보다폰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광고물을 제작, 집행했다. YDreams가 집행했던 매체 중 포르투갈 리스본 국제 공항에 설치한 노키아 N90 인터랙티브 지주 사인은 보행자들이 지주 사인에 설치된 센서가 감응하는 위치를 지날 경우 이를 감지,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지주에 설치된 화면에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의 캠페인을 펼쳤다. 노키아는 6개월 간의 집행 기간 이후 이 매체를 핀란드, 독일, 우크라이나 등 다른 유럽 국가에 설치하기도. 그리고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에 집행한 아디다스 아이 볼(Adidas Eye Ball) 광고는 동작 및 사운드 감응 센서를 통해 소비자가 화면 앞에 설 경우 다양한 인터랙티브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휴대폰으로 접속할 경우 아디다스에서 제공하는 축구 관련 정보를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L.A.S.E.R Tag
스프레이로 시작한 그래피티 예술이 디지털을 통해서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표출해내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2년 전부터 활동중인 그래피티 리서치 렙(Graffiti Reseach Lab)의 L.A.S.E.R Tag는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광고 목적으로 프로젝터를 사용해 건물 벽면에 이미지를 투영하는 기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들은 순수 그래피티 예술 정신에 입각해 건물 벽면에 레이저를 이용한 그림을 그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아주 강한 녹색 레이저 빔(일반적으로 포인터 사용)을 건물에 쏘면 그 흔적에 맞춰 투영되는 프로젝터의 빛이 마치 건물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 누구나 손쉽게 컨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으며 다양한 영상을 통한 주목도가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홈페이지(www.graffitiresearchlab.com)에 모든 기술 및 사진 자료를 공개해 원하는 이들이면 언제든지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 놓았다.
도브 리얼뷰티 광고
광고주 : 도브 뉴욕
집행 지역 : 미국 뉴욕 타임 스퀘어 외
집행 시기 : 2004년
2004년 글로벌 도브 브랜드 광고의 일환으로 시행된 유니레버 최초의 인터랙티브 빌보드 광고는 문자 메시지(SMS)를 통해 “What is real beauty?(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인가?)”를 투표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정하는 캠페인을 시행했다. 일견 단순 소비자 참여형 매체로 생각될 수 있는 이 인터랙티브 빌보드 광고는 이 때까지 시행됐던 다른 문자 메시지를 활용한 빌보드 광고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투표 결과가 빌보드에 나타나는 최초의 광고였고, 이는 결론적으로 소비자가 직접 여론이란 컨텐츠를 생산해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소비자 컨텐츠 생산형 매체로 분류하며 이를 기화로 이후 다양한 종류의 소비자 컨텐츠 생산형 매체가 뉴욕 타임 스퀘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인터랙티브 광고는 한국에서도 2005년도에 신촌, 이대 지하철 역사에 래핑 및 소형 전광판 형태로 집행됐기에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다. 당시만 해도 획기적이었던 이 아이디어는 옥외 빌보드가 아닌 지하철 역사 내에 집행됐는데, 유니레버 광고 대행을 맡고 있는 오길비 PR팀의 성시영 차장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그 중 하나인 2호선 이대역을 중심으로 집행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2005년 9월부터 10월까지 한 달 간 집행된 이 광고는 총 2만 3,977명이 참여했으며 1일 평균 799명이 광고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Rafael’s Work
라파엘 로사노 에메르(Rafael Lozanno-Hemmer)는 멕시코 출신의 전자 아티스트로 로보틱스, 프로젝션, 그리고 때때로 휴대폰 링크 방식 등을 통해 “이질적인 힘의 일시적인 배제”, 도시란 공간과 인간이란 존재를 갈라 놓는 힘을 넘어 소통한다는 테마를 연출한다. 그의 작품 중 프로젝션을 사용한 ‘Body Movie’는 강한 조명으로 인해 거의 보이지 않는 벽면으로 시작한다. 무언가 있다는 게 희미하게나마 보이긴 하지만 강렬한 빛으로 인해 그 실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이 조명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서면 그림자가 생기면서 그 속에 감춰져 있던 출력물이 고개를 내민다. 이와 같은 연출은 벽면이든, 바닥이든 빛의 캔버스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에나 연출이 가능하다. 물론 라파엘의 작품은 하나의 예술 작품을 통해 도시와 인간의 의사소통을 도왔지만, 이를 프로모션 광고의 일환으로 활용한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빌보드 광고
광고주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행사 : 오길비
집행 지역 : 벨기에
집행 시기 : 2005년 3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유럽 지역에 새롭게 블루 카드(Blue Card)를 런칭하면서 그 프로모션 광고의 일환으로 집행한 인터랙티브 빌보드 광고. 이 역시 휴대폰을 사용하는 블루투스 방식이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블루 카드 사이트로 업로드하면 빌보드의 블루 카드 중심 부분에 있는 LED 전광판에 사진이 표출된다.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획한 인터랙티브 광고로, 온라인 웹캠을 통해서도 업로드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벨기에 어딘 가에 있는 빌보드에 자신이 나온다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간단한 발상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가 아닐까 싶다.
BBC World 빌보드 광고
광고주 : BBC World
대행사 : BBDO
집행 지역 :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집행 시기 : 2006년
OAAA(미국 옥외광고 협회)의 OBIE 2007 옥외광고 콘테스트 대상, 2007 클리오 광고제 빌보드 부문 은상, 칸 국제 광고제 2007 옥외 부문 금상을 차지하는 등 화려한 수상력을 가진 영국 BBC의 인터랙티브 빌보드 광고. 이미 수 차례 본지를 통해 소개됐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 광고다. 광고의 컨셉트 자체는 2004년 집행됐던 도브 브랜드의 리얼뷰티 광고와 같지만 투표율을 %가 아닌 숫자를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해 좀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여론을 반영해 내고 있다.
미니쿠퍼 광고
광고주 : 미니쿠퍼 USA
대행사 : BBDO
집행 지역 :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마이애미
집행 시기 : 2007년 1월
올해 초 이슈가 됐던 미니쿠퍼의 혁신적인 인터랙티브 빌보드 광고. 미니쿠퍼 오너들이 빌보드가 설치된 지역 고속도로를 지날 때 미니 쿠퍼 차량에서 나오는 전자신호를 감지, 각 운전자를 위해 미리 준비한 문구가 LED 전광판을 통해 투영된다. 시챗말로 ‘말하는 광고판’이라 이름 지어진 이 인터랙티브 광고는 옥외광고에 최초로 등장한 소비자 개별 맞춤형 광고로 그 의미가 깊다. 마치 최초의 휴대폰과 지금의 휴대폰을 비교 했을 때 그 차이가 너무도 명확하게 나는 것처럼, 영화 마이너리티에 나오는 그리드 홍체 인식 시스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최초의 시도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물론 자가 운전자 개개인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도 연초 도마에 올랐지만 실제 운전자들의 개인 정보는 동의를 얻어 사용됐으며 그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거나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고. 이와 같은 유형의 맞춤형 매체는 앞으로 어떤 형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지 기대되지만 항시 개인 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