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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세계의 이색 광고 열전

2005-09-30

지금은 그야말로 청바지 거품시대이다. 디자이너들이 청바지 한 벌을 팔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비롯한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Levi's, Lee, Wrangler가 지배하던 청바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것도 한 벌에 400달러(혹은 그 이상)나 하는 청바지로 말이다.
하지만 브랜드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머지 그런 비싼 청바지라도 디자이너가 만든 것이라면 기꺼이 사고자 하는 젊은 남녀는 경악할 만큼 많다.
어쨌든 Nudie 청바지 한 벌에 400달러를 쓰고 나면 Levi501s 청바지를 살 돈이 남을까? 여기 정답이 있다. 남지 않는다. 아무리 값이 저렴하더라도, 아무리 상징적인 브랜드라도, 아무리 신뢰할 만한 청바지라도 말이다. 문제는 Levi's 브랜드가 이제는 한물 간 브랜드라는 데 있다.

그렇다. 사태가 그 정도까지 심각하다. 절박한 상황에서는 절박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맥캔 에릭슨 뉴욕의 ‘Tag’ 젊은층 마케팅팀이 팔을 걷어붙였다. Levi Strauss는 이제 ‘Levi's를 입지 않으면 창피를 당합니다’라는 아주 간단한 메시지를 가지고 최소한 남성 소비자만이라고 붙잡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메트로섹슈얼은 향수를 뿌리고, 라테 커피를 홀짝이며, 가슴털을 밀고, 필라테스를 하며, 화장품을 바르는 여성적인 남성을 뜻한다. 하지만 Levi's가 표방하는 메트로섹슈얼은 상당히 진화된 남성 탐미주의자가 아니라, 남성이면서 남성을 배신한 이들이다.
2분짜리 인터넷 광고인 “너무 예쁘게만 흘러가는 세상”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끝난다. “인생이 너무 복잡해졌다구요? 그럼 다시 복잡하지 않게 만드세요.”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다. Levi's를 다시 입어서 남성성을 되찾으라는 것이다.
사실 멋진 광고이다. Ken 인형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면서 자기 수련법을 알려주는 책, 디자이너 의류, 헤어 무쓰 및 저칼로리 맥주 등으로 점점 빠져든다. 이 광고에서는 세련된 남성 모델이나 실제 인테리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고, 음악 코러스와 이야기도 진지하다. 광고에서 주요 메시지 전달과 전율은 흔하지 않은 배합인데, 이 광고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

더불어 다분히 동성연애자 혐오증을 반영하는 것처럼 들리는 이 광고는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남성성은 성별 문제가 아니라 개인이 발산하는 분위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광고가 독창적인 접근법을 취한 것도 아니다.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강건한 남성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상태이기 때문에,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광고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Levi's로서 지금보다 사업이 힘든 시기가 없었기 때문에, 다소 거칠게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어 보인다.
황금 시간대에 콘돔 광고는 얼마 전만 해도 공중파 방송에선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신은 피임 제품 메시지로 더럽혀지는 ‘순수의 왕국’ 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NBC와 WB 등 방송사는 어떤 형태의 수익이라도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한다. 또한 프로그램 뒷부분에 내보내는 것이니, 콘돔 광고를 고려하고 있다.

Kaplan Thaler 뉴욕이 만든 광고를 비평하는 이 시점에서 내가 궁금한 것은 왜 그렇게 오래 걸렸냐는 것이다. 이 광고는 상업성보다는 PSA에 그리고 Trojan 제품보다는 안전한 성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화면에는 청제를 알 수 없는 줄을 따라 문장이 등장했다 사라진다. “자신이 HIV에 감염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중 40%가 성관계를 갖는 상대방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여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귀여운 남녀가 있다. 애정 표현이 성관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얼굴 말고는 피부가 노출된 곳도 없다. 집에서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겠지만, 여기에서는 그래도 아주 느린 화면으로 손만 잡는 모습이 나온다.
그 위로 다음과 같은 글이 겹쳐진다.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 말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매번 성관계를 할 때마다 콘돔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Trojan. 당신이 원하는 쾌락. 당신이 믿을 수 있는 보호장치”라는 태그라인이 뜬다. 이 광고는 성관계가 좋기는 하지만 “환상적인 섹스!”는 아니라는 다소 부끄러운 비밀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콘돔의 피임 기능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그렇다. 악마와 악마가 부리는 군대가 숭배의 전당에서 General Electric과 Time Warner를 볼모로 잡고 있어도, Trojan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 의연한 모습을 보인다.

한편 PSA와 같은 Carter-Wallace도 Trojan 브랜드에 해가 되지 않는다. 이 광고는 시장 1위라는 Trojan의 입지를 강조하고 있다. 어찌 됐건 간에 1위가 시장을 이끄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획기적인 이번 광고는 다른 사안으로 연결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황금 시간대에서 콘돔 광고를 볼 수 없다는 규칙이 깨진 이상, 보수적인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도 곧 일어날 것이다.
네트워크 TV는 물론 광고는 절대 절제라는 것을 모른다.

다음에는 “환상적인 섹스!”라는 금기가 깨어질 것이다. 고상한 취향이 중요한 현재까지는 유일한 에이즈 예방책은 성관계를 절제하는 것이었다. 이제 얇고 잘 늘어나는 막에 우리의 건강을 맡겨야 할 때가 왔다.

맥스웰 하우스는 약 900년 동안 훌륭한 커피의 기준으로 여겨졌다. “Good to the last drop”을 비롯하여 커피와 관련된 모든 기준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스타벅스(Starbucks)가 지배하는 요즘 그런 기준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마분지로 만든 컵에 담긴 3달러짜리 커피를 마시는 것과 우리가 전생에 무엇을 마셨는지 아는 것 중 더 기분 나쁜 것은 무엇일까?

예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맥스웰 하우스의 파란색 캔이 사라진지 오래전 일이다. 요즘에는 한 구역마다 스타벅스 가게가 세 개가 들어서 있다.. 우리는 수퍼마켓에서 진공 포장된 커피를 마시는 대신, 스타벅스로 출근하다. 커피 한 잔이 라듐인양 비싸기 그지없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렇게 승패가 정해진 것과 다름없는 전투에서 용감히 싸우고 있는 Kraft와 Ogilvy & Mather 뉴욕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최상의 브랜드에서 한물 간 브랜드로 떨어지는 일은 정말 죽을 맛이다. 게다가 천적인 P&G의 Folgers의 판매량이 더 많을 때는 죽고 싶을 정도이다.
가장 최악인 것은 월스트리트가 고작 2억 4,800만 달러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고집스럽게 애쓰는 맥스웰 하우스를 보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맥스웰 하우스에게도 희망은 있다. 미국은 큰 시장이다. 카페인 치료가 필요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나 Eastern Liberal Media Elite 직원이 아닌 사람들이 인구의 대부분이다. 보통 시민들은 성미급한 예술가, 학생 및 사회학 박사학위를 가진 스타벅스 직원이 판매하는 수마트라 grandes 커피의 값어치와 편리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도처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아침마다 피곤한 몸을 일으킨 다음 곧장 커피포트로 가서 생명수와 다름없는 커피를 따라 마신다. 커피 원산지가 어디인지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이번에 나온 새 맥스웰 하우스 캠페인에서 Ogilvy는 이와 같은 대부분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파란색 맥스웰 하우스캔이 공화당이 우세한 주들을 대표하는 커피임을 알리고, 커피 선택을 문화 전쟁터로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첫 번째 일제 사격은 효과가 좋았다. 처음 선택한 배경은 소방서이다.
즉, 영웅적인 미국 중산층 가치를 대변하는 중심지인 소방서이다. 없어서는 안 되는 고귀한 소방대원들이 Madness의 발랄한 “Our House”를 부르며 솜씨 좋게 가사를 바꾼다.

소비자들에게 맥스웰 하우스로 바꾸라는 메시지가 온화하면서도 ‘모카치노나 마시는 메트로섹슈얼은 이제 맛 좀 봐라’라는 식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예가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니다.
Volkswagen과 Saturn은 자사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저속하고 잘난 척 하는 타사 제품 소비자들과는 다르다는 광고는 정체성 정치를 펼쳤다. 그렇다면 맥스웰 하우스라고 왜 안 되겠는가?
20피트짜리 캐딜락 대신 스킴 디카프 라테 커피를 상상하면 된다.

화장실 휴지인 ‘Angel Soft’는 부드럽다. 그런데, 새로 나온 ‘Angel Soft’ 캠페인에서는 그걸 굳이 말하지 않는다. 그 점이 다소 이상하다. 하지만 DDB 뉴욕이 만든 이번 TV/Web 광고에서 불평할 만 한 점은 그것뿐이다. 이번 캠페인은 최근에 나온 캠페인 중 가장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그리고 화장실 휴지 부문에서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광고는 꼬마가 바닥에 앉아 울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남편의 콧수염을 깎으려던 아내가 비디오카메라에 포착된다. 한 가족이 키우던 금붕어가 죽자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린다.
한 여성이 배를 움켜잡고 체중계 위에 올라선다. 그리고 한 밤중에 잠이 깬 아내가 몽롱한 상태에서 화장실로 들어간다. 남편은 변기 시트를 내리는 걸 깜박 했다. 이 때, “여보보보보보보보!!!!!” 아내가 소리를 지른다. 화도 나고, 잠도 깨고, 옷도 젖었다.
이들 광고가 그토록 재미있는 이유는 친숙한 아이디어를 어설픈 결론으로 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 광고에서는 어설픈 점이 전혀 없다-단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의 단면들이 있을 뿐이다. 예전에는 인생 단면들이 전혀 인생 단면처럼 보이지 않았다.
야구모자를 옆으로 쓴 꼬마들이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만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레모네이드를 팔고 있다. Lemonade 단어에서 e는 거꾸로 썼다. 이런 이미지들은 전형적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반해 이 광고에 나오는 4살짜리 꼬마는 현실감이 넘친다. 꼬마는 마치 어린이가 된 듯이 힘차게 오줌을 누고 있다. 그러다가 아래층에서 아빠가 부르자 그대로 몸 전체를 돌린다. 포물선을 그리는 오줌이 변기에서 바닥으로 진행하는 장면은 아마 미국 광고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얼마나 정답고 귀여운 오줌발이란 말인가!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재미있는 것은 변기물에 엉덩이가 빠진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재미를 뛰어넘어 배꼽이 빠질 정도이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 경험은 피를 토해내는 듯한 분노의 비명소리에 포착되었다.

그런데 실제 변기가 등장하는 화장실에서 화장실 휴지 광고를 찍는데 그렇게 오랜 세월이 걸린 이유가 무엇일까? 15년 전 리서치업체 ‘American Standard’가 미국인의 화장실 친밀도를 조사하였다.
7년 전에는 Denny가 부엌 조리대의 보편적인 역학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McDonald's는 25년 동안 가족생활에서 코미디를 뽑아냈다. 이 Angel Soft 캠페인은 위 세 가지에서 최고만을 결합하였다.

태그라인은 브랜드명 Angel Soft와 “편안함”을 완벽하게 연결시킨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제품 기능을 기술적으로 보여주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자신의 삶을 이해해주는 Angel Soft를 좋게 보기 때문일 것이다.
화장실 휴지와 감정적인 유대를 맺는다. 감히 누가 이걸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화장실 휴지처럼 가장 개인적인 제품 부문에서도 소비자는 부드러운 감촉에 잘 현혹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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