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7
실외 상업용 광고판의 각축장이라 불리는 런던 피카디리 서커스 LED 스크린에 예술 작품이 최초로 상영된다. 코카콜라, 삼성, 맥도날드, 소니 등 여러 기업 광고 전광판 사이에서 단연 빛을 발하게 될 예술 작품은 무엇일까.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자료제공 | Seloarts & C(www.seloart.com)
그간 예술작품 같은 광고는 있어왔어도, 광고가 걸려야 할 자리에 예술작품이 걸린 적은 없었다. 오는 12월 3일부터 12일까지, 광고전광판에 예술작품을 거는 첫번째 시도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름아닌 ‘RooftopX2’ 전으로 영국 런던 피카디리 서커스의 LED 광고 스크린에 처음으로 걸리게 되는 예술작품에 홍지윤과 리경의 작품이 선정됐다. LG전자 영국법인의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가능하게 됐다. LG전자 영국법인은 LED 광고스크린을 광고 콘텐츠만으로 24시간 운영해 왔으나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와 한차원 높은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개별 광고 사이에 미디어 작품을 상영하기로 한 것. 현재 여러 가지 형태의 전시 진행 방식이 갤러리와 미술관을 벗어나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이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형식은 런던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또한 작가들의 활동범위가 글로벌화 되어 있는 시점에서 YBA로 대변되는 영국의 컨템포러리 아트 영역에 한국 젊은 작가의 작품 상영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작품은 각각 1분 내외의 분량으로 총 12시간 동안 광고 사이에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작업에 참여하는 리경 작가는 기존의 공간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전환시키며 인식의 전환을 시도하는 설치 작업을 진행해 왔다. 피카디리 서커스 중심부의 빌딩 위에 자리한 LED 전광판에서 보여질 장소를 ‘공간’으로 인지하고 작품과 장소(공간)성,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보여준다. 착시가 의도하는 은유적 결합을 영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퓨전동양화가로 활발히 활동해 온 홍지윤 작가는 문학적인 내러티브에 근거한 언어와 이미지를 수묵동양화의 아날로그적 전통과 자연관을 기반으로 현실적인 일상의 삶과 삶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구체적인 언어와 이미지로 만들어 낸다. 이러한 작업은 현대 기술과 이미지로 더욱 효과적인 소통 방식을 보여주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유럽 하늘 아래 동양의 시간 개념과 미의 표현 방식을 새롭게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