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3
요즘 새롭게 시작한 TV드라마 ‘제5공화국’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 중 압권은 역시 전두환 전대통령 역을 맡은 이덕화. 사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가발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이마를 드러낸다는 뉴스로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역시 때를 맞춰 요즘 선보인 하이모 광고도 그가 실제로 가발을 쓰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 광고로 유명한 우리의 ‘거꾸로 아저씨’와 함께 등장해서는 뭇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그런 역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덕화하면 먼저 떠오르는 광고가 있다. 바로 로얄디.
넘치는 힘과 정열을 과시라도 하듯 그 강한 인상과 함께 제품을 들고 서는 외치던 한마디,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사실 이 제품은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에서 나온 것인데 이 카피로 봐서는 뭐 대단한 정력제라도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아주 딴 판.
박카스는 자양강장제의 의약품이기라도 하지, 로얄디는 그냥 음료인 것이다. 그래도 이 제품이 표방하는 것은 에너지 증진 건강음료. 그렇다면 이덕화만큼 강한 모델도 없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요즘 ‘제5공화국’에서 보여지는 그의 이미지처럼 강인하기 그지없다.
이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가 살아 돌아왔다. 정력제 ‘오너지(Onergy)’가 바로 그 주인공. 두 편의 광고 모두 인도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바로 이 카피를 그대로 연상시킨다. 자신들이 써놓은 카피 역시 정력과 활력을 강화시켜준다는 것.
첫 번째 광고는 침대 밑에 신발들이 널브러져있다. 무심히 그냥 그렇구나 넘기지 말고 신발을 찬찬히 세어보자. 총 여섯 켤레. 문제는 성비다. 남자께 하나, 여자께 다섯이다. 그렇다면 지금 침대 위에서는 1:5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는 게 아닌가?
두 번째 광고는 호텔방인지, 개인 집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잘 정리된 빈 침대를 하나 보여주고 있다. 이번엔 고개를 들어 천정을 봐야 한다. 간밤에 위층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침대 다리 4개가 천정을 뚫고 내려온 게 아닌가? 대단한 밤이었나 보다.
이 광고는 혼비백산 넋이 나간 여자의 표정이나 아직도 힘이 남아 여유를 부리며 미소를 짓는 근육질 남자가 없어 좋다. 물론 ‘에너지’를 본 딴듯한 상표이름이 왠지 효과는 없을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