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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전에 없던 새로운 야구단의 탄생

2013-12-10


지난 11월 14일 프로야구 10 구단인 ‘KT WIZ’의 BI가 발표됐다. 올해 초 프로야구 10 구단 유치가 확정된 이후, 드디어 야구단으로서 정체성을 세상에 알리게 된 것이다. 이들은 기존 한국 프로야구단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것을 다양하게 시도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미지와 이니셜 심볼을 동시에 사용한 점 외에도 홈과 원정을 나눠 심볼 및 마스코트를 분류하면서 새로움을 강조하려 했다.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것은 KT의 디자인 경영에서 비롯된 통합적인 디자인 구축 과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브랜드로서, 나아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 디자인된 ‘KT WIZ’의 BI를 만나보자.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KT

마법사, 고정관념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KT WIZ’의 WIZ는 마법사를 뜻한다. KT WIZ의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도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들이 표현해낸 마법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나 ‘해리포터’에 나오는 망토를 입고 빗자루를 타는 등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다. 이러한 이미지가 야구라는 다이나믹한 스포츠와는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는 야구단을 형상화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익숙한 이미지를 하나씩 지워 나가면서,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마법의 이미지를 발굴해내는 것은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이것은 비단 심볼이나 엠블럼, 마스코트에 이르는 BI 개발뿐 아니라 야구단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보여줘 왔던 야구단 디자인의 익숙함과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했다.

마법사의 이미지는 심볼, 엠블럼, 마스코트 등 모든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 마치 마법 문장을 연상시키는 이니셜 심볼과 젊은 마법사의 옆 모습을 담은 듯한 이미지 심볼은 그 시작점이다. 사실 이니셜과 이미지 심볼을 나눠 제작한 것은 한국 프로야구단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KT WIZ’는 두 개를 나눠 제작하는 한편, 공격과 수비의 의미를 담아 원정과 홈 경기에 따라 모자나 각종 용품 등에 다른 심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니셜 심볼은 ‘KT WIZ’의 이름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K와 W를 강조한 모습이 눈에 띈다. 고서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서체를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는 공격, 즉 원정 경기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상대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주면서 유연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니셜 심볼은 수비, 즉 홈 경기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심볼과의 연결 지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워드마크이다. 심볼의 눈을 활용해, 블랙과 화이트 사이에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레드 컬러를 사용해 전체적인 이미지와의 통일감을 고려해 만들어냈다. 이곳에 쓰인 영문 서체는 야구단 창단에 맞춰 직접 개발했으며, 한글 서체의 경우 올레체를 사용했다.

‘KT WIZ’는 10 구단 유치부터 지금까지 지역밀착형 구단의 성격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엠블럼에서도 연고 지역인 수원과의 연계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에서 따온 육각형의 형태부터 팀과 지역을 함께 담아내려고 한 것이다. 이미지 심볼, 구단, 지역 이름 등을 조화롭게 펼쳐놓은 부분과 기존 구단에서 사용하던 야구공 형태에서 벗어난 점도 인상적인 대목이다.

새로움에서 다시 모두의 즐거움으로

한국 프로야구단이 동물이나 인물을 지칭하는 팀 이름을 주로 사용한 만큼, 마스코트는 팀 이름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사자, LG 트윈스의 쌍둥이 등이 바로 그렇다. 이러한 관점에서 ‘KT WIZ’의 마스코트는 다소 의외라 느껴질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마법사도, 이미지 심볼의 마법사 느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식과 심볼과 엠블럼에 사용한 의미에 대해서만 생각했더라면, ‘KT WIZ’의 마스코트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야구장에 살고 있던 두 몬스터가 우연히 ‘KT WIZ’의 심볼을 발견하면서 승리를 상징하는 마스코트가 된다는 것은 야구단 마스코트보다는 캐릭터의 탄생 스토리와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마법사의 형태를 등장시키지 않은 점, 하나의 캐릭터로서 상품 가치를 생각한 지점 등은 마스코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랐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빅과 또리라는 이들의 이름에 맞게, 이들은 심볼과 마찬가지로, 홈과 원정경기에 각각 다른 이미지를 부여했다. 상대방의 홈을 훔친다는 의미로 베이스를 등에 메고 달리는 빅은 공격의 성격이 강한 원정 경기에. 큰 입으로 모든 공격을 다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또리는 홈 경기에서 만나게 될 예정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두 마스코트를 통해 ‘KT WIZ’와 가까워지고 사랑받길 바라는 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KT ID(Identiti Design)센터와 KT의 통합 디자인
‘KT WIZ’의 BI는 일 년여의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 프로젝트다. 10구단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기존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에 대한 꾸준한 분석, 그리고 마침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단기간에 만들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픽, 공간,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KT ID 센터에서 진행된 ‘KT WIZ’ 프로젝트는 KT만의 통합 디자인을 또 한 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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