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4
디자이너에 있어 저작권에 관한 고민은 작업 중에 혹은 이를 마치고 나서도 끊임없이 따라 붙는 미해결 과제 같은 것이다. 필요한 자료를 그렇다고 무작정 활용할 수도, 내 작업을 누구에게나 오픈 하기도 불안한 것은 둘 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저작권에 문제 없는 소스 즉, CCL(Creative Common License)을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었다. 이는 그래픽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자인 그룹 슬로워크(Slowalk)는 슬로데이(Sloday)라는 채널을 통해 이러한 쓸모 있는 자료들을 일반인, 디자이너 구분할 것 없이 모두에게 오픈 소스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에디터 ㅣ 김미주 (mjkim@jungle.co.kr)
자료제공 ㅣ Slowalk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와 통계들을 일목요연하게, 그것도 한 눈에 쏙 들어오기 쉽게 정리하고 알맞은 그래픽 이미지, 도표나 다이어그램으로 시각화해 표현하는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은 정보전달 방법에 있어 효과적이고 직관적인 디자인 방법 중 하나다.
저작권 제한이 없는, 비교적 사용이 자유로운 이미지를 찾아 헤매는 일은 많은 디자이너나 공개된 곳에 적절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일반인들도 종종 경험한다. 이러한 고민을 구제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CCL 채널 활용이 하나의 방법인데, 슬로데이는 인포그래픽 부문에 있어 마찬가지로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매체, 텔레비전, 인터넷 등의 막대하고 무수한 양의 정보 속에서 삶 속에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다분히 보이는 자료들은 삭제하고 외면하기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인포그래픽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물기 마련이다. 디자인 컨설팅 컴퍼니 슬로워크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인포그래픽을 오픈된 공간에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선을 보인 슬로데이는 하루에 하나씩 발생되는 인포그래픽으로,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더 많이 알고 있을수록 유용한 정보들을 공개한다. 정보와 디자인을 접목해 전달하는 이들은 누구나 이러한 인포그래픽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벡터이미지를 제공한다. 이를 기초로 더 다양한 이슈가 사회에서 생성되고, 디자이너의 창작 활동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Jungle : 슬로워크에서 이러한 오픈 소스 인포그래픽 작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슬로워크는 지난 2010년 1월 21일부터 SNS 포스팅을 시작했다. 자사 홍보뿐 아니라SNS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그 목적이 있기도 했다. 현재 이를 통해 많은 이야기로 소통하고 있으며 이를 구독하다가 작업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가 생겨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SNS보다 더 접근하기 편한 매체를 고민했고, 사람들이 멀게만 느껴지는 디자인을 더 가깝게 느끼도록 실생활 접점을 꾀했다. 그런 배경에서 대중적인 방법, 디자인을 실생활에서 더 가깝게 느끼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도출된 것이 Sloday라고 전할 수 있겠다.
Jungle : 실제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하는가? 인포그래픽 발생시점은 어느 정도까지 계획되어 있나?
데이터는 지역이슈를 4, 글로벌이슈를 6정도의 비율로 선정한다. 되도록 신뢰성 높은 정부나 국제기구의 발표 자료를 사용하며 되도록 발표하는 날과 관련이 있는 주제에서 선정한다. 또는 현재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주제를 선정하기도 하는데, 보통1~2개월씩 미리 제작하고 있고, 현재 이슈가 되는 내용들은 즉시 제작해서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Jungle : 슬로데이 방문객의 호응, 국내/외에서 받고 있는 피드백은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발행되는 인포그래픽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다양한 인포그래픽 중 올해 초 오픈된 ‘흡연율’과 관련된 그래픽이 인기가 많았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흡연율을 비교한 게 유용했다고 여겨진 듯 하다.
“미국 흡연율이 생각보다 많이 낮네요. 아는 분이 미국에서 회사 다닐 때 한국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면, 다른 나라 직원들이 너희 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담배를 피냐고 한다던데 미국 흡연율을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올 만도 하네요”
Jungle : 인포그래픽 라이센스를 공개하고 있다. 이것이 활용되는 또 다른 이슈들은 현재 어떤 것이 있을까?
인포그래픽은 특정 인물들이 아닌 다양한 계층, 분야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상징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똑같은 상징을 모두가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오픈 소스 인포그래픽이 나오면 디자이너들의 반복적인 작업, 낭비되는 작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도 간단한 인포그래픽을 누구나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