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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열정의 연기

2013-11-22


PROJECT 유나이트 프로젝트
일러스트레이터 요셉

작년 한 해 동안, 엠넷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인 ‘엠넷 크리에이터스’로 활동했다. 그 인연을 계기로 <댄싱9> 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엠넷 크리에이터스 콜라보레이션 작업에 게스트로 참여하게 되었다.

작업의뢰 내용은 간단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9> 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를 보고 느낀 것을 작업해달라는 것이었다. 그 외에 나머지 부분은 작가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김쎌, 일러스트레이터 장콸, 그리고 나, 총 세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각각 자신의 스타일이 가미된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각기 다른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매장에 전시하기로 하였다.

기사제공│ca

처음 컨셉을 잡기 위해 아디다스와 <댄싱9> 의 공통점을 찾아보고자 했다. 아디다스는 딱 떠오르는 것이 ‘스포츠’였다. <댄싱9> 은 춤을 소재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상투적일 수는 있지만, ‘열정’, ‘땀’과 같은 키워드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들을 찾기 시작했다.

열정을 ‘불’로 비유해보았다. 그러자 자연스레 ‘연기’가 떠올랐다. 불의 부산물이자 일회성적인 속성을 가진 것. 시각적으로는 사라지지만 향은 남는 것.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열정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을 찾아냈다. 예를 들면, 권투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링에서 내려오지만 그들의 열정은 아직 링 위에 남아있다. 선수들에게도 열정은 식지 않고 남아있다. 이런 점에서 연기가 열정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컨셉을 설정한 뒤, 형식적인 부분을 결정해야 했다. 나는 내 개인작업인 <콰이어트 룸(the quiet room)> 시리즈의 형식을 차용하기로 했다. 그 형식 안에 <댄싱9> 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가 결부되고, 여기로부터 화려하게 꽃이 피는 것처럼 퍼져나가는 연기를 그렸다. 그리고 평소에 사용하던 작은 요소들을 덧붙였다. 하나의 공간 안에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나도록 구성했다.

사실, 형식적인 부분에서 <콰이어트 룸> 시리즈를 차용해오긴 했지만, 수작업으로 작업하는 <콰이어트 룸> 과는 다르게, 벡터를 사용해 작업했다. 아웃풋의 크기가 가로, 세로 2.5미터로 정해져 있었는데, 수작업으로 큰 사이즈의 작품을 제작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평소 컴퓨터 작업 같이 보이면서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손으로 한 듯한 느낌이 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이번 작업은 벡터를 이용했기 때문에 질감 같은 부분들을 제대로 살릴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라데이션이나, 깔끔한 선과 같은, 벡터만이 낼 수 있는 느낌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

세 명의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은 명동, 압구정,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각기 위치한 세 곳의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매장에 설치되었다.

내 작품은 명동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매장에 설치되었다. 그 앞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쇼윈도에 설치된 내 작품을 보게 되었다. 명동에 온 수많은 외국인관광객들 덕분에, 본의 아니게 글로벌한 작가가 되기도 했다. 명동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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