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5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은 상업적인 행사를 위한 날로 변질된 발렌타인 데이의 본디 의미를 되새기자는 뜻에서 시작된 전시다. 2월 9일부터 3월 9일까지 청담동의 김리아 갤러리에서 열린다. 강영민, 김노암, 김일동, 김태균, 기린, 나얼, 낸시랭, 더잭, 레고, 마리킴, 반달, 밥장, 배주, 산타, 송송, 아트놈, 알탐조, 에라원, 이주혜, 임지빈, 제이플로우, 정연연, 찰스장, 천성길, 한상윤, 홍명화, 홍삼, 후디니가 참여했다. 전시를 기획한 팝아티스트 강영민과 마리킴에게 직접 전시에 관해 물었다.
기사제공 | 월간CA 2012 3월호
CA: 「마이 퍼니 발렌타인」 전시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YM: 발렌타인 데이가 연인끼리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로만 인식되는 것이 안타깝다. 본래 이 날은 성 발렌타인 신부가 청년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로마 황제에 대항해 결혼식을 올려주다 순교한 날이다. 시스템이 개인의 감성을 억압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항상 예술은 개인의 편에 서 왔다. 이 전시를 통해 사랑의 참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으면 한다.
CA: 전시를 기획하는 일이 단순히 전시에 참여하는 일과는 확실히 다를 것 같다. 다르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왜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
YM: 전시를 기획한다는 건 작품을 하는 일만큼이나 멋지다. 작품을 어떤 맥락으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달라지니까. 작품이 텍스트(text)라면 전시는 컨텍스트(context)다. 기존 미술계에서 팝아트는 일종의 바람잡이, 들러리 역할에 치중해 왔다. 그 역할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팝 아트만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CA: 그렇다면 전시를 기획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전시를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과 뿌듯했던 점을 이야기해 달라.
MK: 그렇다. 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단순히 참여하는 일과는 다르게 전시의 주제와 테마를 잡아야 하고, 갤러리 선정, 작가 선정, 작품 수 결정, 배송, 디스플레이, 도록, 게스트 초대, 오프닝 파티 등의 일을 포함한다. 작가의 수가 많다 보니 작품의 배송 문제나 디스플레이 등이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신진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던 이번 전시에선 각자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들어 냈는데, 이점이 가장 뿌듯하고 재미있었다.
YM: 아무래도 작가들이 실무 부분에 있어 좀 서투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같이 만들어 나가는 전시였기에 서로의 고충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CA: 지금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한 앞으로의 대략적인 활동 방향도 듣고 싶다.
YM: 미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 팝아트는 미술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장르인데, 모든 사람들이 나름 예술을 즐기고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 기성 미술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주제들로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각국의 국기들을 하트로 바꾼 만국기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MK: 만국기 퍼포먼스는 강영민 선생님의 개인전에 다른 작가들과 세계 평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함께 참여한 것이다. 현재 팝아트 협동 조합의 전시들을 이어 기획해 나가는 것과 올해 있을 개인전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바이에서 하게 될 예정인데, 이 전시를 시작으로 해외 활동을 많이 하려 한다. 또 평면 작업을 비롯한 입체 작업과 미디어 아트 작업도 활발히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