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9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며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는 시각매체 망가(Manga, 일본만화). 단순한 만화가 아닌, 창의성을 효과적으로 일깨울 수 있는 대중매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망가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범위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망가 마니아들을 기쁘게 해줄 전시가 열린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일본 망가를 대표하는 9인의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적인 가능성과 소통 수단으로서 망가의 매체적 가능성을 살핀다. ‘읽는’ 만화에서 ‘보는’ 만화로, 만화 체험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전시는 최근 10여 년간의 일본만화의 스토리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마쓰모토 타이요의 ‘넘버 파이브’는 생태계가 파멸된 이후 인류가 만든 초인류 평화대와 저항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2층 전시장 초입에 크게 확대, 설치되어 망가의 세계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해롤드 사쿠이시의 ‘벡’은 밴드의 콘서트 장면을 3개의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는데 사운드 없이 감상하게 함으로써 본래 만화에서처럼 음악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해수의 아이’는 에콜로지(생태학)에 관한 만화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말하며 전시장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연출된다.
3층 전시장에서는 20대 젊은이들이 살 것 같은 원룸이 아사노 이니오의 ‘소라닌’에 등장하는 남녀주인공의 대사와 함께 설치되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교 마치코의 인터넷 연재만화 ‘센넨화보’는 만화의 보급형태가 인쇄매체에서 웹매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원화가 전시된다. 니노미야 토모코의 ‘노다메 칸타빌레’는 자동피아노로 연주되는 음악과 함께 작품이 전시되며 이 외에도 ‘신만이 아는 세계’, ‘슈가 슈가 룬’, ‘역에서 5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이드북 ‘만화로 이해하는 망가전’이 제작되며 전시작품들의 만화전집이 1층에 비치되기도 한다.
전시가 시작되는 날에는 일본 미토예술관 현대미술센터의 큐레이터 다카하시 미즈키와 전시디자이너 토요시마 히데키와의 토크를 통해 전시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2011년 1월 20일에는 문화사회와 만화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일본과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의 미술기관이 협력하여 기획한 이 전시는 각 국가에서 차례로 개최되며 국내에서는 12월 4일부터 2011년 2월 1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