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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는 ‘웨스턴 마카로니’

2007-01-16


미국 서부의 광활한 마을 마카로니. 마카로니에는 카우보이이자 목장주인 주니, 요리가 취미이며 농장과 스토어를 운영하는 베리, 목수인 우디, 인디언 스모키가 살고 있다. 쌍둥이 선인장 빌과 밥, 그리고 수수께끼의 물고기도 빠질 수 없는 캐릭터. (주)시은디자인(대표 임시운)의 웨스턴 마카로니의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이 한창이다.

취재 │ 신헌창 기자(master@ilovecharacter.com)


웨스턴 마카로니,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하기까지
웨스턴 마카로니는 원래 타사의 캐릭터로 그때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캐릭터의 잠재성을 읽은 임시운 대표는 파워 콘텐츠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저작권 양도계약을 토대로 투자를 시작했다. 임 대표가 꼽은 웨스턴 마카로니의 특징은 대략 이렇다. 국적이 불분명하고 복고풍이면서 아시안적 취향이 느껴지는 캐릭터라는 것. 한창 복고풍으로 트렌드의 변화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유럽 쪽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왔다. 웨스턴 마카로니가 글로벌한 파워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동안 디즈니와 니켈로디언, 카툰네트워크 같은 굴지의 미디어그룹에서도 공동 투자와 공동 제안이 꾸준히 들어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웨스턴 마카로니가 선택한 회사는 네덜란드의 씨엔알 키즈 엔터테인먼트(CNR KIDS Entertainment)였다. 2005년 MIPTV에서 첫 만남 이후 1년에 걸친 협상 끝에 이뤄진 결과. 사전제작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캐릭터와 컨셉트만으로 공동 투자와 제작을 이끌어낸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든 것이다. 애니메이션 기획 전 단계부터 네덜란드의 브램텍스, 남미의 텍스코튼과 같은 의류 전문회사와 의류 및 속옷, 양말 등의 브랜드 계약을 통해 이미 디자인의 잠재력을 알려왔던 게 큰 힘이 됐다. 특히 브램텍스는 이미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대표 캐릭터 ‘뿌까’의 캐릭터 의류를 제작, 공급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여기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유럽 사무소의 지원도 신뢰도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웨스턴 마카로니의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총 43억여 원. 마케팅 비용까지 70억여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7분 분량의 52부작으로 진행되는 웨스턴 마카로니는 2007년 2월 첫 시리즈가 시험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높은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릴 듯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디자인과 연출을 한국 인력이 주도한다는 점이다. 유럽 쪽에서는 시나리오와 음악 부문을 담당한다. 감독은 캐릭터 디자인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는 박용주 씨. 안시 2005 본선 진출작이자 SICAF 2005 애니메이션 어워드 특별상 수상작인 단편 애니메이션 <초혼> 의 공동 감독이다. 프로듀싱을 맡은 감해원 씨는 애니메이션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이 풍부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전 세계 시장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획력과 연출력을 뽐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시은디자인 측의 설명이 솔깃하다. 토털 브랜드 사업의 실현을 앞두고 있는 웨스턴 마카로니 프로젝트. 애니메이션 이외에 올해 안에 해이리 테마파크와 제주도 토이파크에 체험전도 기획되어 있다. 주요 캐릭터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모든 소품과 배경 세트까지 상품 개발이 계획되어 있는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올해 최소 전 세계 47곳의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목표를 가지고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올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지난 2004년부터 캐릭터 사업에 뛰어든 시은디자인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역량을 발휘하면서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관련 엔터테인먼트 회사로는 최초로 인도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했으며, 네덜란드의 씨엔알키즈 사와 공동으로 웨스턴 마카로니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했다. 가히 폭발적이다. 어디서 이런 에너지를 쏟아내는 힘이 나오는 것일까? 며칠 전 패션 브랜드 론칭 계약과 애니메이션 코프로덕션 사업으로 홍콩과 중국의 심천에 다녀왔다는 시은디자인의 임시운 대표를 만났다.


굉장히 바쁘신데 다양한 일을 하는 것 같다
임시운 : 우리가 하는 일을 요약한다면 파워 콘텐츠를 라이선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다양한 사업을 하는 것 같지만 글로벌 라이선싱이 주력 사업이다. 글로벌 라이선싱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파워 콘텐츠인데,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파워 콘텐츠가 있다 하더라도 해외에서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거나, 국내 기업이 전 세계 마케팅에 함께 참여할 수 없는 경우를 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사업의 중심이 돼서 추진하고자 체계적인 기획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다.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자체적으로 가지고 더 큰 파워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2006년에 추진했던 사업 중에서도 인도에 현지 합작 법인을 설립한 것이 눈에 띈다
임시운 : 지난해 5월, 뉴델리에 있는 노이다 필름시티에 B.A.G Films라는 회사와 ‘SIEUN & B.A.G Animation Private Limite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B.A.G Films는 영화, 드라마, 음악, 모바일, FM라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 및 배급하는 인도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이다. 2005년에 우리가 기획했던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이 회사가 투자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시은디자인의 임시운 대표가 CEO를 맡고 전반적 운영과 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시은디자인의 인도 지사인 샘이다. 또한, 모든 기획과 디자인, 프로듀싱은 시은디자인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가?
임시운 :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와 전문 애니메이션&게임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인도 내 ‘키즈 엔터테이먼트’ 비즈지스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을 기획 중이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3D 애니메이션 OEM을 병행하여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자체 제작 능력과 저작권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도 내 애니메이션 펀드를 유치하고 DVD 타이틀 제작을 시작으로 TV 시리즈까지 진행할 것이다. 인도는 IT 강국이라서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과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기획력과 연출력이 더해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전문 아카데미는 2007년 6월에 오픈 예정이며, B.A.G Films의 배급 라인을 토대로 한류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2006년은 해외에서 시은디자인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현재 추진 상황과 계획이 궁금하다
임시운 : 시은디자인이 해외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회사는 대략 20~30여 개 정도다. 유럽의 씨엔알 키즈 엔터테인먼트, 브렘텍스를 비롯해서 미국의 스카이 뷰, 남미의 텍스 코튼, 태국의 이미지 링크, 홍콩의 A.S.왓슨, 중국의 IDMT 그리고 베트남의 EMHI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이외에도 전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 우리와 접촉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의 캐릭터들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재 아리랑 프렌즈는 미국 쪽과 애니메이션 제작을 타진하는 중이고, 메리크리스마스 떼떼도 극장판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그 외에 웨스턴 마카로니와 알펭비니, 칠공주, 프란체스카 등과 같은 브랜드들도 전 세계 라이선싱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아울러 국내외 각종 페어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제작 등 콘텐츠 사업 전반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칠공주와 프란체스카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임시운 : 칠공주는 2007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도 기획 단계에 있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 나이 또래의 캐릭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칠공주는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캐릭터이다. 앞으로 여자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이 점점 커질 전망인데, 이러한 측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본다. 바비나 브랏츠와 같은 해외 브랜드의 경우, 토이 위주의 상품인데 비해 칠공주는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캐릭터여서 해외에서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홍콩에서 패션과 에듀케이션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형 완구사와 인형 개발 계약을, 그외 아시아 및 미국 등지에서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하였다. 국내에서는 출판을 비롯한 가구, 침구, 완구, 스포츠, 문구, 팬시 등에 대한 계약이 이뤄져 대형 마트에 입점될 것이다. 내년 3집 음반 발매와 함께 시장의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
프란체스카는 지난해에 2D 애니메이션이 완성돼 극장 상영이 이뤄졌고, 2007년 상반기에 공중파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소재 자체가 글로벌해서 해외에서는 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용인송담대와 구체관절 인형 제작을 계약했는데, 수입을 원하는 곳이 많다. 국내에서 발간한 카툰북도 영어 버전으로 출간할 계획도 잡혀 있다. 이외에 2007 LIMA를 통해 해외 브랜드 론칭쇼을 열고, 유럽의 몇몇 기업과 애니메이션 코프로덕션을 논의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나름대로 경영 노하우가 있다면? 그리고 별도로 추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임시운 : 무엇보다도 기획이 잘 돼야 한다. 그래야 일이 빨리 진행된다. 물론 일이 빨리 진행된다고 잘 되는 건 아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언제, 어떤 일을 시작할지 일정을 잘 짜는 것, 그런 맥을 잘 짚을 수 있는 능력은 모두 꼼꼼하고 우수한 기획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선구적으로 해외 사업을 시작한 다른 업체가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주변의 다른 고마운 분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게 아쉽다. 별도로 추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속적인 콘텐츠 발굴을 위해 매년 공모전을 통해서 학생, 기업의 작품을 발굴하고 함께 세계 시장을 무대로 파워 콘텐츠로 성장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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