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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일본 캐릭터계의 데츠카 오사무

2004-04-20

“캐릭터에 자신을 비춘다”
캐릭터의 강국, 일본에서 캐릭터의 의미를 한층 높인 디자이너가 바로 秋山 孝(Takashi Akiyama)가 아닌가 한다. 타카시 아키야마 교수(타마미술대학)는 일본의 캐릭터 산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세계적인 캐릭터 디자이너이다. 강한 컬러의 매치와 그의 캐릭터에 녹아있는 유머는 명쾌한 메시지와 함께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다.
‘캐릭터는 작가를 닮아간다’고 했는데 유니크하고 개성있는 작품만큼이나 아키야마 교수의 순수함과 열정을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자이너의 철학과 캐릭터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


취재 : 이정윤 일본통신원
정리 : 김미진 기자

Q. 디자이너란 길을 택한 어떤 계기가 있습니까?
A. 가족이 전부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지금 아내도 타마미술대학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이고, 딸도 타마 미술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특히, 누나가 디자이너였기에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습니다. 디자인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단, 일본화는 어쩐지 일본화 특유의 냄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웃음), 서양화는 고호의 그림처럼 왠지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자연스럽게 디자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포스터에 큰 흥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집에 비틀즈의 포스터가 있었는데 검은 바탕에 비틀즈 멤버 4명이 흰색 머플러를 감고 있는 그 포스터를 본 순간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포스터는 가장 대중적이며 자유롭게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매력을 느껴 처음에는 포스터를 하고 싶어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Q. 포스터와 일러스트레이션이란 장르는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갑자기 일러스트레이션이란 장르를 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자신만이 가능한 것, 자신을 느낄 수 있는 것, 자신의 개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예술가적 기질이 있는 그래픽디자이너가 되고 싶었고, 아티스트로써의 나의 모습을 발산하고 싶었습니다.

Q. 작품마다 독특하면서 재미있는 그림과 캐릭터가 눈길을 끕니다. 이렇게 개성적인 스타일은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대학교 시절에는 안 해본 것 없이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지금의 스타일은 내가 27일 때 만들어졌습니다. 그 당시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는 사진을 이용한 포스터 형식이 유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때 회화분야에서는 “낙서”와 같은 가볍고 재미있고 자유로운 스타일이 많은 사람들을 통해 시도되고 있었죠. “낙서”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주고 재미와 흥미를 줍니다. 저는 이것이 디자인 분야에서도 신선함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만화”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는가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 “만화”를 아주 좋아했었습니다. (특히 “아톰”을 아주 좋아했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만화적 요소가 지금의 스타일을 만들고 지속시키는 힘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딸이랑 같이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자주 보고 있습니다. (웃음)


Q. 강한 색감도 하나의 특징인데…
A. 일본은 전통적으로 파스텔계통의 색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계통의 색상이 주로 사용되죠. 그러나 전 원색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원색은 그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젊음의 상징처럼 느껴지죠. 특히, 서로 부딪치는 컬러의 매치를 통해 역으로 서로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강한 생명력이 탄생됩니다.


Q. 선생님의 작품은 무거운 주제의 내용도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작품 제작시, 무엇을 가장 고려하십니까?
A. 나의 작품의 컨셉을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유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머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큰 에너지를 주죠. 인간은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유머로써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머 앞에서는 아무리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이라도 쉽게 무너지고 마니까요. 그래서 저는 어려운 주제의 문제들도 유머, 풍자 등을 많이 이용해 접근하고자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이러한 유머의 요소는 많은 사람들에게 손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이 포스터는 정보 수집과 권총에 대한 경각심 부각, 그리고 사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아키야마 교수가 직접 컨셉을 정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시의 예산을 받아 진행된 포스터이다. 범인 검거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그 당시 많은 매스컴에도 소개되었다.

핵실험 반대 캠페인 포스터
No More Nuclear Teasting by India
1998/1030 X 728 mm/Offset printing


지뢰철폐 캠페인 포스터

No! LAND MINE 2000/1030 X 728 mm/ Serigraphy


Q. 좋은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는 보통 어디서 얻나요?
A. 당연한 얘기지만, 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항상 지니고 다니는 전자수첩을 보여주며..웃음).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들 속에 테마를 찾고 주제와 연관을 시키죠. 그럼 바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특히 텍스트와 연결해서 이미지를 찾기도 합니다.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전부가 아닙니다. 언어학을 살펴보면 텍스트가 있고 그 뜻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텍스트가 있기에 그에 맞는 이미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텍스트와 일러스트를 함께 생각하며 작품을 제작합니다.
(아키야마 교수의 아이디어 북 안에는 실제로 많은 텍스트들이 눈에 띄었다. 기본 텍스트를 설정해 놓고 그와 반대되는 말, 그와 비슷한 말을 기호화 매트릭스로 작성하여 이미지를 구체화 한다고 했다.)
그래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내가 만든 일러스트 사전을 보며 생각하기도 합니다. 많은 학생들과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하면, 디자인 잡지를 뒤적거리기 시작하는데 그럼 자신만의 진정한 오리지널티를 얻기 힘듭니다. 시대의 분위기와 디자인의 경향에 따라 자신의 디자인도 바뀌게 마련이죠. 자신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싶다면, 이미지 뿐만 아니라 스케치 등을 모아 자신만의 아이디어 사전을 만들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현재 시중에 시판되고 있지 않다. 나중에 이러한 자료를 모아 일러스트/캐릭터 사전을 편찬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한다.

Q. 다음은 캐릭터에 관한 질문을 할까 합니다. 캐릭터와 관련된 주요 저서들이 캐릭터 왕국인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책이였는데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A. 저는 “캐릭터는 인간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로도Character는 (물건의)특성, (개인의)성격, 개성 등으로 정의될 수 있는데요. 캐릭터는 디자이너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의 개성을 그대로 표현하고 디자이너가 하고 싶은 것. 대신 꿈을 이루어 주죠. 즉, 캐릭터에는 디자이너의 마음과 그 형태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또 하나는,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디자이너가 만든 그 캐릭터를 자신과 동일시 하며 애용하죠.
그러나 무엇보다 디자이너에게서 하나의 캐릭터가 탄생하기 때문에 제작자의 마음(心の中)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디자이너 그 자체의 모습이 그대로 캐릭터에 반영되니까요

Q. 캐릭터로 인해 디자이너와 사람들이 더욱 친숙해진다는 의미인가요?
A. 예. 캐릭터는 만드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의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즉, 캐릭터 그 자체가 디자이너와 일반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매체개이자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채널(미디어)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때 주제가 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더욱 실감나게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아키야마 교수와 그의 작품을 펼쳐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Q. 특히,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캐릭터 강국인데 어떤 특별한 동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개인적으로 서양보다 동양이 캐릭터를 보고 고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한자는 대표적인 표어문자(表語文字)이고 알파벳은 표음문자(表音文字)라는 기본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즉, 한자를 쓰는 동양은 오래전부터 언어를 그림으로 인식했었고, 알파벳을 쓰는 서양은 언어를 기호로 인식한 것 자체부터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산을 보면 “山”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강을 보면 “川”을 떠올립니다. 오래 전부터 한자를 써 왔던 동양은 항상 쓰고 말하는 언어 그 자체가 그림이었고, 그것을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 모릅니다. 캐릭터도 커뮤니케이션으로 인식되는 메타포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동양권에서는 인간관계속의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 캐릭터가 쉽게 인식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양에서도 일본의 캐릭터 산업이 발전한 것은,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만화” 산업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일본은 나라 전체가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즐기는 곳이 니까요. 그에 비해 중국과 한국은 제도적인 문제나 사회분위기가 아직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수준 높은 디자인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저작권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일본은 철저하게 캐릭터의 저작권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Visualogue 이코그라다 포스터
2003/1030 ×728 mm
Serigraphy / Exhibition Poster
‘Visualogue’ 라는 테마로 열린 ‘세계 그래픽디자인 회의 (약칭Icograda)나고야’에 출품한 포스터. Visualogue 의 의미는 visual(시각적)과dialogue(대화)를 합성한 언어로 ‘새로운 대화의 형태’를 의미한다.

Homage Jun Tabohashi(Koi) 田保橋淳2002/1030x728mm/Serigraphy/Exhibition Poster타마미술대학 그래픽디자인전공의 학과장이였던 田保橋교수의「田保橋淳의 Homage Jun전」을 위해 제작한 작품. 田保橋 창작의 가장 큰 힘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와 같다는 생각에서 에도시대의 판화를 이미지화하여 제작. 또한 이 작품은 2003년 5월 14일부터 뉴욕에서 열린Japanese Member's Group Show "Nippon"(20030513/Kondo update)에도 전시되었다.

This is a non-smoking facility
(여기는 흡연시설이 없습니다)

2003 / 1030 ×728 mmSerigraphy / Social Poster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Weekend지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의뢰로 제작한 작품. 테마는 ‘Green the air’로 금연을 주제로 한 내용이다. 2003년 9월 12일 컬러판 표지로 사용.

Q. 개인적으로 일본의 캐릭터는 “かわいい(가와이:귀엽다. 예쁘다 보다 넓은 의미의 긍정적인 감정표현)”가 전체적인 특징으로, 이것이 캐릭터를 지속시키는 힘이라고 여겨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일본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かわいい”라는 말을 참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かわいい”라는 말 속에는 어린아이가 되고픈 심정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원래부터 유희적인 동물이고 즐겁게 살길 바라며, 또한 사랑하며 사랑 받기를 원하는 존재입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항상 꿈꾸며 살아가죠.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에 자신을 비춘다” 고 생각합니다. 어떤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 하며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싶은 것이죠. 거울을 보며 자신이 잘 생기고 멋있다고 주문을 거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캐릭터에 빗대어 자기 자신을 사랑스러운 존재, 자랑스러운 존재, 순수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어합니다. 따라서 캐릭터는 무겁고 어둡기보다 밝고 귀여워야 하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캐릭터 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한 캐릭터 산업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세요.
A.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표현하는 능력은 한국 사람들도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뒷받침해주지 않는 상황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캐릭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장 먼저 저작권의 문제가 국가적인 정책, 법률적인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보호되어져야 합니다. 쉽게 모방된다면 싸구려 디자인으로 전략해버리고, 디자이너의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세계적으로 큰 디자이너가 되려면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져야 하는데, 이것은 제도적, 법률적으로 국가가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가장 쉬운 방법은 일본에 와서 활동하는 것이고 그 중 타마미술대학에 오는 방법이 아닐까요(웃음). (책상 위에 높여져 있던 타레판다 캐릭터를 가리키며) 이 친구도 내가 가르친 제자입니다.

>> 홈페이지 : http://www.tamabi.ac.jp/gurafu/akiyama

Illustration Studies-11 Tama Art University 포스터2003 /1030 ×728 mmSerigraphy / Exhibition Poster


Illustration Studies Tama Art University
포스터

2000 / 1030 X 728 mmSerigraphy


Message Illustration Poster 2001
2001/1030 X 728 mmOffset Printing/Exhibition Poster


Message Illustration Poster 2002
2002/1030 X 728 mmOffset Printing / Exhibition Poster


2002년 7월 19일부터 29일까지 긴자에서 열린‘Message Illustration Poster 2002’ 학생작품전 포스터. 학생들이 각자 갖고 있는 사회적인 테마를 비쥬얼 메시지로 표현한 포스터 작품전. 이 전시에서 아키야마 교수는 안내포스터를 제작했다.

San Francisco earthday 2000
2000/1030 X 728 mm/Serigraphy‘San Francisco earthday 2000’를 위해 조직위원회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한 작품. Earthday란 자연보호를 강조하는 국제적인 이벤트 중의 하나.

フゴッペ의 날개
2000/1030 X 728 mm/Serigraphy2001년 10월 동경예술대학교 미술관 ‘디자인의 바람 전’에 출품한 작품. 일본 일러스트레이션의 시작은 일본 훗카이도, フゴッペ 동굴에 있는 조각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What's justice? (무엇이 정의인가) 2001/1030x728mm/Serigraphy/Peace Poster2001년 이라크전쟁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은 포스터 작품. 전쟁반대 자원봉사 단체에서 “지금 아프가니스탄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전화를 받고 이를 계기로 디자이너로써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제작한 작품.

Peace Face
1987/1030 ×728 mm/Serigraphy/Peace Poster1998년 개최된J AGDA평화 포스터전에 출품한 작품. ‘Peace’를 테마로 하여 밤하늘에 날고 있는 새의 모습을 남성의 얼굴로 표현. ‘Graphic Design in Japan'89’ 연감에 이 시대를 대표하는 포스터작품으로 큰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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