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04
성큼 다가왔던 가을이 서둘러 겨울을 향해 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 요즘 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찬데, 모쪼록 건강한 여러분들 되시기 바라겠습니다.
근 두어달 만에 새로운 칼럼으로 찾아 뵙게 되었는데요 그간 제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답니다.
그 행보에 대해서는 이제 곧 독자 여러분들도 어렵지 않게 확인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서두가 이렇게 된 데는 이번 칼럼의 주제와도 크게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칼럼을 펼치기에 앞서 명제 하나를 굳건히 박아두고 가려 합니다.
그 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 ! 캐릭터와 디자이너를 살린다!!
명제가 어째 좀 어설퍼 보이지만 역시나 제 짧은 견해로 나름대로 열심히 풀어 헤쳐 보겠습니다.
캐릭터에 관심이 있고, 실제 캐릭터 업에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이미 캐릭터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나름대로 많이 축적하고 계실 겁니다.
그렇기에 그런 부분에서까지 장황하게 사설을 늘어 놓는다면 분명 불협화음이 생길지도 모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각설을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캐릭터와 디자이너간의 수명(?)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이미 많은 분들께서 짐작을 하고 계시겠지만 좋은 캐릭터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많은 분들의
관심사는 아마도 캐릭터 커뮤니케이션의 채널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가치 증명일 것입니다.
저의 짧은 견해를 보태어 본 칼럼에서 함께 풀어 보고자 한 주제가 바로 이것 입니다.
한국 사회는 인터넷 인프라가 커뮤니케이션 강대국인 미국과 일본을 오히려 압도할 만큼 IT 강국에 속합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마시마로의 저변 확대는 인터넷이 많은 기능을 담당 하였지요.
캐릭터 개발사들의 조직적인 기획에 의해 탄생한 캐릭터들 외에 개개인의 캐릭터 디자이너 혹은
웹 카투니스트 들의 독자적인 프로세스에 의해 널리 알려지고 상업적으로도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캐릭터들을 독자 여러분들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물론 독자 여러분들 중에는 ‘이거’ ‘저거’ 하시면서 이미 손가락을 꼽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도 나도 독특하고 기발한 컨셉의 캐릭터 신규 모델링에 집중적인 고심을 하고 있지만,
본 칼럼에서 앞서 여러 차례 밝힌 바와 같이 비즈니스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독특한 아우라(Aura)를 지닌 여러 매체의 숨겨진 캐릭터를 재발견하는 능력과 기동력은
그간 쉽게 치부되어 온 게 사실입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혹은 회사에 소속되어 수많은 캐릭터들을
양산 해 내고 있지만, 대부분이 캐릭터의 기능성을 살리지 못하고 마스코트로 전락하거나
지속적인 관리조차 포기된 채 단명 하는 캐릭터들을 우리는 쉽게 보아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롱런 캐릭터들을 꿈꾸면서 그에 대한 지속.관리 측면의 근본적인 포부와 능력.
혹은 커뮤니케이션 활로를 뚫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던 사례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죠.
캐릭터가 롱런 할 수 있는 요소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캐릭터 자체의 훌륭한 이미지 컨셉팅과 플랫폼은 어쩌면 기본적인 요구 사항이고,
필자가 열변을 토하지 않아도 아마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문제는 바로 ‘생명성’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톰톰’ ‘땡땡’ ‘피너츠’처럼 유럽과 미국의 연재 만화와 카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일본 제패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은 각기 다른 매체 라인을 통해
스토리를 확보하고 있고, 작가 의식이 스며들어 있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속의 등장 인물들은
캐릭터 비즈니스와 연동되어 캐릭터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입장의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을
동시에 충족 시켜 왔습니다.
(물론 ‘톰톰’ 같은 경우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인 토마스(Thomas)가 하나의 캐릭터로써
만들고 통톰 카드시리즈를 만들어 이미 캐릭터 제품으로 런칭 시킨 후 서브 캐릭터들을 만들어
5-10컷 단편 만화로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경우 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아기공룡 둘리’는 수년에 걸쳐 지면 만화로 저변을 확대하며 인기를 끌었고,
90년대 중반 이후 캐릭터 비즈니스와 만나면서 국민 캐릭터라는 칭호를 들을 만큼 성장해 왔습니다.
위에 열거한 사례들은 ‘생명성’ 확보와 더불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했다는 점이 큰 강점인 셈 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캐릭터들에게 있어 배우들의 스크린처럼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적극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무대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 무대 위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생각들을 보면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동질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맛보게 되는 것이죠.
물론, 마시마로와 뿌까 졸라맨의 사례에서 보듯 인터넷 매체를 통한 플래시 애니메이션 장르는
캐릭터 프로모션에 관한 한 소호 느낌이 강한 반면 그 파장은 훨씬 클지도 모릅니다.
이미 마시마로와 뿌까가 이를 증명했고 말이죠.
그들도 플래시 애니메이션 장르를 통해 그들의 캐릭터성을 뚜렷이 각인 시켰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저들과 소통하며 소비자로써의 기능적 확대를 도모했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사실 요즘, 캐릭터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구로써 보다는 플래시 자체에 대한 저작 능력을 어필하려는 애니메이션들이 늘어 난 것은 안타까운 일 입니다.)
7년 가까이 인터넷 유저들과 교감한 웹 카투니스트 권윤주씨의 작품
<스노우캣>
, 그리고
심승현 작가의
<파페 포포>
,
<포엠툰>
에 등장하는 테리페일,
<마린블루스>
의 성게군등도
유저와 호흡하며 서로 다른 개성으로 긴 호흡을 통해, 혹은 폭발적인 집중도로 큰 호응을
이끌어낸 케이스들입니다.
필자인 저 또한 오랜 시행착오 끝에 KBS 채널을 통해 선보이게 될 카툰
<비달이>
도 모두
위와 같은 연장선에 있습니다.
비달이>
마린블루스>
포엠툰>
파페>
스노우캣>
위의 사례 모두는 유통 장르가 서로 다름에도, 꾸준히 현 시점에 웹 채널과 오프 채널을 오가며
역동적인 캐릭터의 생명성을 확보하고 유저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은 비슷합니다.
물론, 산리오의 ‘헬로키티’와 SAN-X의 ‘다래팬터’ 등과 같은 일본의 캐릭터들처럼,
팬시 스타일의 캐릭터로써 특별한 스토리 라인업 없이 성공한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바른손과 모닝글로리가 팬시 사업에 주력하면서 얻어낸 양적 질적 성과도 결코 간과 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는 모두 1인 개발자에 의해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메이저 유통 채널을 확보한
기업 차원의 오프라인 캐릭터 비즈니스에 의해 성공한 모델들입니다.
팬시 캐릭터의 유통은 대량.다량 살포와 그에 따른 인지도 확보. 제품의 기능성과 높은 퀄리티의
이미지에 의한 구매력 확보 등이 중요한 쟁점입니다.
이는 위에 열거한 캐릭터들의 태동과 커뮤니케이션 등과 그 출발점부터가 유전형질이 다른 것이죠.
본 칼럼을 열독 하시는 많은 독자 여러분들은 누구나 후자의 모델 보다는 전자의 모델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실 거라 생각되기에 후자의 모델들을 좀더 부각시키지 않은 것일 뿐,
단순 비교와 가치 우위를 논하고자 한 것이 아님을 아울러 오해 없으셨음 합니다.
누구나 롱런 하는 캐릭터를 꿈꿉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캐릭터 보다는 매일 함께 살아 숨쉬며
꿈틀대는 캐릭터를 친근하게 여깁니다.
반드시 포스트(post)가 될 필요는 없지만, 한번쯤 심승현과 권윤주가 행했던 포맷을,
그도 아니면 ‘스누피’와 ‘토토로’를 열망의 대상으로 마음에 품어 보았던 독자 여러분들이 계시다면,
여러분은 이제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독자 여러분의 이성과 감성이 어디에 기대어 손을 놀리고 마음을 움직여 할지 이미 충분히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리라는 것도 짐작합니다.
허나, 본 칼럼에서 제시 드렸던 < 커뮤니케이션 !! 캐릭터와 디자이너를 살린다. >에 대해
전혀 그 맥락을 짚고 계시지 못했던 독자 여러분들께는 조그만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본 칼럼을 마치면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늘 가슴에 품고 있는 말을 남겨 보겠습니다.
< 터널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입니다.
오늘도 끊임없이 타자와 비교하면서 그림 실력의 부족분에 대해 개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건 어쩌면 가치 있고, 충분히 희망적인 고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맛있는 캐릭터 트랜드 독자 여러분들이라면, 언젠가는 그 터널을 지나 각자의 빛깔을 곱게 펼쳐 낼
준비된 대박 디자이너들 일 테니 까요.
그럼, 다음 칼럼으로 인사 드릴 때 까지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