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4
짝이 되는 동무, 반려(伴侶). 우리는 ‘반려’로 가족을 꼽고 친구를 꼽고 애완동물을 꼽는다. 짝이 되어 인생을 함께 하는 이로 말이다. 우리는 대부분 살아있는 어떤 존재만을 ‘반려’의 대상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활 여기저기에 우리의 짝이 되는 동무가 참 많음을 알 수 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달력이다. 세월을, 1년이라는 시간을 꼬박 우리와 함께 하는 달력은 우리의 하루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달력이 지난 1년을 기록한 달력을 대신해 우리 곁을 지켜줄 것이다. 아트 캘린더 2011 ‘반려’는 일 년이라는 시간동안 짝이 되어줄 동무이다.
‘반려’는 디자인하늘소가 매년 진행하는 Artist Project의 일환으로 한 해 동안 공모를 통해 발굴된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한 아트 캘린더이다. 올 한해 선정된 아티스트들은 최익견, 김가영, 윤주혜, 이정주, 이지선 등 5인으로 이들은 넘치는 개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다섯 작가들은 ‘반려’를 주제로 한 자신들의 생각을 이미지로 담아냈다. 작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는 아트 캘린더는 참신한 상상력을 선사하며 드로잉북을 보는듯한 재미를 준다.
‘반려’의 특징은 기존 캘린더의 기능에 더해진 ‘볼거리’이다. 모두 다른 이미지로 구성된 캘린더의 각 페이지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으로 꾸며졌으며 각각의 작가들의 개성과 감성은 새로운 달을 신선하게 맞이하게 해 준다. 작가들의 그림에 맞는 아낌없는 가공기법은 각 작가들의 개성을 잘 드러내준다. 1, 2월은 실제 실크스크린으로 작업된 페이지가 그대로 제본된 하나의 원화이며 3, 4, 5월은 힘 있는 색연필 드로잉에 활기를 더하기 위해 형광잉크를 섞어 인쇄했다. 6, 7월은 아크릴 위에 실크작업을 하고 두 가지 그림이 이중으로 겹치는 시각적 효과를 연출, 비가 오는 투명함을 표현했다. 이밖에도 8월 ‘숫자 없는 달력’, 9월 ‘책속의 책’, 10, 11, 12월은 ‘4장의 동화책’으로 꾸며졌다.
달력 외에 캘린더의 후반부에서는 ‘캘린더 속의 drawing book’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서는 작가들이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가졌던 고민과 생각들을 작가노트의 형식을 통해 볼 수 있다. 새로운 이미지들을 전달할 뿐 아니라 작품이 탄생되기까지의 뒷이야기도 알 수 있어 각 아티스트들의 이야기와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새로운 ‘반려’를 만나 한해를 함께 하는 것은 왠지 다가올 한 해를 더욱 설레게 한다. 다섯 작가들과의 ‘반려’를 통해 빠르게만 흘러가는 건조한 하루하루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