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6
세상을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만 주변부에 존재하는 독립영화. 12월에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 2004(The 30th Seoul Independent Film Festival)’는 한국 영화계에서 ‘독립선언’을 한지도 벌써 30회를 맞게 된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아우르고 재조명하는 경쟁 독립영화제로 극, 실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독립영화의 모든 장르를 구분 없이 단편/중편/장편 부문으로 경쟁하는 독립영화인들의 최대의 축제의 장이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일정한 로고타입의 부재를 벗고 올해 ‘나비’의 모티브를 통해 로고가 정착되었다.
올해 30회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 좀더 대중과의 긴 호흡을 통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서울독립영화제2004 그래픽 디자인 속으로 들어가보자.
취재ㅣ 박현영 기자 (maria@yoondesign.co.kr)
(사)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독립영화제2004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며 2004년 12월 10일-12월 17일까지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2004’는 올해로 30회를 맞이한다.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시작해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를 거쳐 현재의 ‘서울독립영화제’로 변화를 모색해왔다. 서울독립영화제는 2002년 ‘충돌’, 2003년 ‘거침없는’ 슬로건 하에서 관습과 충돌했고, 여전히 어려운 독립영화 현실 속에서 거침없는 도전을 보여주었다.
항상 우리에게 근심거리를 던져주는 독립영화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고 외친다. Never Mind!
서울독립영화제2004의 로고와 포스터, 그리고 기념품에서 보듯이 ‘나비’가 테마라고 할 수 있다. 로고와 포스터 등을 담당한 디자이너 우명희 씨는 나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비라는 것이 불규칙성의 카오스적인 면을 가지고 있죠. 10년, 20년이 지나 독립영화제가 판도를 바꿀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그런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불규칙성이라는 것에서 오는 어두운 부분을 환상적이면서 날고 싶은 바람이 나비를 통해 보여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로고도 바람에 날리는 듯한 가벼운 이미지를 연상케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04에서는 캘린더, 엽서, 티켓다이어리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작하여 그래픽 디자인의 다양한 범주를 영화제 안에서 소화해냈다. 기념품의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 최정미 씨는 나비의 궤적을 그리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서독제는 규모가 큰 편이지만 기념품 제작에 있어서 예산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보다 실용적이고 잘 팔릴 수 있는^^ 기념품을 고안하였고 ‘나비’에 대한 의미를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비의 궤적, 즉 나비가 천천히 팔랑거리며 날아가는 모습이 곧 대안을 찾아나가는 인디영화제의 흐름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명함의 디자인도 12명의 나비의 궤적이 다 다를 정도로 그 의미를 두었지요. 나비에서 뽑아져 나오는 촉수를 디자인적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매년 새로운 영화제들이 생겨나고 영화제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영화제 색깔을 온전히 겉으로 드러내야 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올해 30회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2004의 로고, 포스터, 캘린더, 티켓다이어리 등의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 우명희, 최정미. 그녀들을 마포에 위치한 북카페에서 만나 보았다.
어떻게 영화제포스터 디자인을 하게 되었는가?
전공은 문예창작학과다. 졸업 후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려다가 우연히 포토샵을 접하게 되었고, 우연히 디자인을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나는 재능이 남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꾸준히 한 것뿐이다. 현재 독립영화전문배급사인 인디스토리에서 디자인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화제포스터는 클라이언트라고 할 수 있는 영화제사무국의 의뢰로 이루어졌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포스터가 안나와서 버릴 때 가장 힘들었다.
지금 한달 정도의 작업분량은 자고 있다.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만족할만한 디자인이 나와서 보람이 있다.
영화제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처럼 항상 포스터만 하는 것은 아니고 작년에는 기념품까지도 했었다.
전반적으로 얘기하면, 디자인을 한 것이 제품이 되어 나오는 것, 내 이름을 걸고 영화제의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과 분위기에 맞게 계속 고민을 하고 만족할만한 시안이 나왔을 때 매력을 느낀다.
그렇다면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을 할 때 중요한 것은 가지를 쳐내는 작업이다.
아직도 그것을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글로써 쓰거나 말로써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이미지로 의미를 전달하고 가시적으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욕심이 많이 생긴다. 즉, 하고 싶은 것, 담아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다가는 아무것도 못 보여주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정확하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중요한 것은 버리지 않되, 잔가지들을 쳐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영화제포스터 디자인을 꿈꾸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은 적극 권해주고 싶다. 만약 이 분야에 뛰어들고 싶다면, 이 분야는 시작하기는 쉽지만 끝까지 남기가 쉽지 않은 분야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독립영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서울독립영화제의 기념품 및 리플렛 등 각각 어떻게 디자인하였는가?
독립영화제이기 때문에 날것의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국산 크라프트지를 사용하여 재생느낌이 나는 티켓다이어리와 캘린더를 제작하였고, 나비에서 뽑아져 나오는 촉수를 디자인화하였다. 캘린더는 규격사이즈를 사용하여 가격 면에서 적정수준을 맞추고 흑백의 느낌이 나도록 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는데 좋은 성과가 있었다.
티켓다이어리는 내지에 영어를 쓰지 않고 한글을 썼다는 점과 무선제본의 펼침이 안 되는 것을 보완하려고 실제본과 무선제본의 2중의 공정을 거쳤다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휴대하기 편한 사이즈이면서 가로로 펼치는 것이 재미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사실 완성품이 나오고 나서 그것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다.(웃음)
원래 의도한 것과 차이가 있거나 생각하지 않았던 변수가 나오면…경험을 탓하기도 한다.
영화제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독립영화는 클라이언트와 디자인의 관계라기 보다는 같이 가는 스텝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독립영화제의 디자인은 올해 첫 참여했다. 디자인도 보다 유연해지고 많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서울독립영화제2003수상작」DVD
올해로 30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배급의 새로운 대안 모색의 하나로 온라인상영회 및 지역순회상영회에 이어 DVD를 제작, 발매한다.
이번 DVD에는 13편의 수상작 중
<빵과 우유>
,
<원더풀 데이>
,
<사물의 기억>
등 “유려한 드라마의 흐름”으로 요약되는 SIFF2003 중편 3작품과
<신도시인>
, <1호선>등 현대인의 관계 속의 보이는 고민들을 "거침없이" 장르로 풀어내고 있는 단편 2작품을 포함 총 5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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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04 홈페이지 바로가기
문의: 서울독립영화제사무국 02-362-9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