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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낯설고 낮은 목소리

2010-01-12

1948년 UN에서는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목적으로 장장 서른 개에 달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인권에 대한 강령을 읊은 조항을 훑어보면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지만, 여느 광고의 카피문구처럼 ‘인권’을 ‘인꿘 ’이라고 쓰는 사람, 글을 모르는 문맹까지 아울러서 이해시키려면 디자인이야 말로 매우 ‘인권적이다’.

에디터 | 이안나(anlee@jungle.co.kr)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날’이 제정되고 벌써 12년이 흘렀다. 유유하게 시간만 흐른 것 같지만, 2009년 12월에 열린 제61회 세계인권선언의 날에는 사뭇 눈에 띄는 자리가 하나 열렸다. 바로 ‘제1회 국제인권선언포스터전’이다. 세계 주요도시에서 동시에 개최한 포스터전은 디자인의 힘이 올바르게 쓰인 대표적인 행사였다. 전시는 ‘표현의 자유’를 논하며 전세계적으로 약 1800점의 작품이 접수되었고, 이 중 국제심사위원이 심사를 거쳐 100개의 포스터가 추려졌다. 반향은 뜨거웠다. 전시에 출품한 세계 각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작이 대다수였다. 작품들을 훑어보면 한국인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상명대학교 시각디자인과 3학년에 재학중인 신광섭 학생의 작품인 은 인권의 목소리를 한 장의 포스터 가득 담았다. 그의 작품을 가장 크게 실으며 두 번째, 세 번째 작품들도 기대를 걸어본다.

작품의 향연을 주의깊게 보면 유독 자주 보이는 소재가 있다. 입, 총, 펜촉, 말풍선 등이다. 국경을 넘나들어도 인권에 대한 하위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전시는 2009년 12월10일, 23곳의 도시 (로스엔젤레스, 파리, 밀란, 스톡홀롬 등)에서 동시에 열렸고, 한국에서는 상명대학교 천안캠패스 디자인대학 갤러리에서 장이 펼쳐졌다.

12월에 열린 국제인권선언포스터전이 새삼 주목을 끈 이유에는 대대적인 온라인 홍보의 힘이 크다. 수상작의 정보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www.poster4tomorrow.org)에서 100개의 포스터가 모두 보여지면서 전시 기간을 넘어서까지 사람들의 접속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인권선언 포스터전을 다시금 찬찬히 보면서 인권에 대해 생각해본다. 용산참사와 시청 앞 광장에서의 시위 충돌로 인해 유엔과 국제엠네스티에 이어 아시아인권위원회에서 쓴소리를 들은 바 있는 한국의 실정. 그리고 미디어나 예술, 디자인계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는 사례들을 돌이켜보면 세계의 젊은 작가들의 인권포스터전시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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