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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연재후기 : 앞으로 인쇄업계에선 디자이너가 주인공이다.

2003-08-08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지금 현재 인쇄업계에서는 전환의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쇄기술이 날로 발전함과 동시에 수요자의 질적 요구 역시 높아지고 안으로는 환경개선과 인력충원에 애를 먹고 있어 현재의 시스템으로 계속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 계신 분들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계시리라 봅니다만, 그야말로 대전환의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의 인쇄업계는 소량인쇄와 이를 위한 단납기(다종 소량 생산의 보급), 인력 축소, 준비시간 절약, 환경 개선, 생산경비 감축 등의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인쇄 작업은 단독으로는 완성될 수 없기 때문에 인쇄와 후가공과정이 직접 연결되어 작업경로가 단순화되어 갈 것입니다. 또한 여러 개의 중소업체는 한데 모여 좀더 대형화될 것이고 업종별로는 군락을 더욱 강하게 형성하여 가격경쟁에 따른 영세성을 극복해나가리라 봅니다.

그리고 인쇄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인쇄기술을 위해 작업인력에 대한 디지털 기술교육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인쇄시스템이 좀더 자동화, 디지털화된다고 가정한다면 모든 기술을 외부의 지원만으로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의 고급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디자인작업과 인쇄 작업 그리고 디지털 지식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력.
그야말로 인쇄업계에서는 멀티플레이어의 인력이 절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인쇄와 디자인은 따로 떨어뜨려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아니 앞으로 디자인이 인쇄의 질과 수요를 창출해 나갈 것이며 이런 변화의 흐름에 중요한 지원자로서 자리매김할 사람은 디자이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자이너는 이 흐름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요?
이런 인쇄의 흐름으로 봐서 가장 먼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작업을 디자이너 단독의 선택에 따라 작업물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서포터스가 없는 디자이너의 외로운 결단과 순간의 선택에 따라 디자인의 질이 좌지우지된다고 봐야합니다.
과거에는 제판시스템이 어느 정도 디자이너의 실수를 가려줄 수 있었다면 현재는 컴퓨터 안에서 작업자가 모든 출력을 통제하듯이 앞으로는 인쇄 아니 제책까지 인쇄과정 모두를 디자이너가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인쇄과정이 단순화되고 디지털화되어 그 과정에 굳이 고급인력을 보충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자가 모든 것을 알아서 의뢰하고 지시하는 시스템으로 갈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이너에게는 인쇄과정을 훤히 마스터하고 있어야함은 물론 그 속에서 창의성까지 찾아야하는 이중의 노력이 기다리고 있은 셈입니다.

이렇게 앞으로 디자이너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겠지만 그와 더불어 디자이너의 창의성은 더욱 빛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이너가 그래픽뿐만 아니라 인쇄과정까지 이해하고 있다면 그 작업의 자신감은 물론이고 새로운 형태의 장르까지 개척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이제 디자인은 디자인만의 영역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경영학은 물론이고 과학기술 분야, 인문 분야에서도 창의성을 배우기 위한 모델로 디자인 관련 과목을 속속 개설하고 따라잡기에 열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21세기에 가장 주목받는 창의성이 어떻게 개발되며 표현되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 분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선 창의성 분야에 이미 열쇠를 쥐고 있는 우리들, 디자이너가 분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디자인 교육은 전공의 테두리에 빠져있기보다는 되도록 전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될 것이며 그래픽전공자들은 주변영역에까지 자신의 관심에 맞는 정보에 숙련되어 있어야 성공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그와 더불어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디자인도 개척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쇄과정에 대한 이해가 시각디자이너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상식이라고 막연히 아무리 외쳐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마는, 시대가 시대인지라 디자이너가 가져야할 크리에이티브는 이제 전방위 산업체에서 디자인의 크리에이티브에 관심을 가지고 21세기를 이끄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때 디자이너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디자이너 자신 스스로가 영역을 넓혀 나가야합니다.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인근 관련분야에까지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이제 만능 탤런트가 되어야 합니다. 인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인쇄를 콘트롤해야 원하는 작업이 완성될 수 있듯이 인쇄에서도 디자인 감각에 맞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해야하는 시대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창의성으로 새롭게 개발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이 변화의 시기에 디자이너가 적극적으로 인쇄과정과 섞이지 않고 먼발치에서만 바라본다면 인쇄과정을 내 것으로 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의 인쇄기술 발전은 전통적인 옵셋 인쇄방법 안에서의 개발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두 마리의 토끼 모두를 잡아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자세로 작업에 임한다면 인쇄는 언제든지 여러분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처음 이 연재를 시작할 때에는 그저 제가 이제까지 작업을 해오면서 디자이너로서 부끄러웠던 것과 인쇄 작업과정에서 가장 기초적인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시작했습니다. 자의식이 강하던 20대의 열정으로 현장에서의 무시를 참을 수 없어 뛰어들었던 제가 이제는 여러분에게 정보를 주는 입장이 되었군요. 사실 주위의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인쇄에 관해 말할 때면 왠지 주눅 들거나 낯 뜨거워지는 것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유명대학 나와서 인쇄꽁무니만 쫒아 다니는 제 모습이 초라해 보일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너무 모르면서 잘난 척한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을 때가 더 많았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그렇게 좌충우돌하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습니다.
도움이 되셨는지요?

인쇄는 대학의 교육과정 중에도 소홀히 다루어 현장에서 졸업생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던 분야이기도 하고, 아니 제가 회사를 운영할 때에도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힘들게 가르쳤던 것도 인쇄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할 책도 없고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학원도 없고 인내를 가지고 인쇄를 이해시키는 데 약 6개월은 족히 걸렸습니다.
그 기간 후에 오는 작업에러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업계에서는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교육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제가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많은 질문을 하셨는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작업은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생소한 지역사연구의 일환으로 디자인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중앙에 집중되어있는 디자인을 지역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키는 일로 디자인이 한 몫을 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연재를 시작하고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의외로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또 제가 불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것도 확인하며 아주 보람찬 과정이었습니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많은 질문을 보내주시어 나름대로 답장을 드렸는데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IT관련 내용이 많은 정글에서 이렇게 인쇄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조회수도 상당히 나와 관계자와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동병상련이라고 같이 안타까워하는 독자들이 많이 계셨던 모양인가 봐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실력보다 나으신 분이 좋은 책을 쓰리라 기대했는데 기다리다 못해 부끄럽게도 제가 직접 쓰게 되었습니다. 여기 실린 글들을 보완해서 책으로(영진닷컴) 꾸미게 되었습니다. 가을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 감사드리며 가을에 책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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