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12
-Day 2: “Harajuku & Omotesando”-
이틀째 되는 날은 매우 넓고 구경할 곳도 많아 가장 난코스로 예상되는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호텔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JR을 타고 시부야 방면으로 두 정거장을 가면 하라주쿠가 나오는데요, 짧은 거리이지만 신주쿠에서 하라주쿠 까지 지하철 요금은 130엔입니다. 일본의 지하철은 거의 한 두 정거장 단위로 가격이 달라지는데, 매표소에 가면 지하철 노선도가 크게 붙어 있고, 각 역마다 요금을 의미하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잘 아는 사람의 경우 15분 정도 걸리지만, 신주쿠 역은 매우 크고 복잡하므로 조금 여유를 갖고 나서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일찍 하라주쿠에 도착해도 대부분의 가게는 10시 반이나 11시 정도에 오픈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간 계산을 잘 하시기 바랍니다. 하라주쿠는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들 하지만, 오전에는 보통 출근하는 사람들이나 일찍 나선 관광객들 밖에 없거든요.
따라서 이왕이면 하라주쿠에서 둘러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복합 건물인 t’s Harajuku에 크게 자리 잡은 GAP이 보이는데요, 여기는 멀리서도 찾기가 쉬워서 한국으로 치자면 80, 90년대 강남역의 뉴욕제과 라든지 지금 명동의 아바타 몰처럼 약속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곳입니다.
메이지도리를 따라 가다 보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Burberry Blue Label, 그리고 트렌디한 편집 매장인 Free’s Shop (2층) 과 Tomorrow Land 가 눈에 뜁니다.
놓치지 말고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일본 브랜드인 OZOC라든지 Olive des Olive도 있는데, 국내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니 한번 비교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Viva Circus라는 신발 편집 매장도 빼 놓을 수 없죠. 이 곳은 다이칸야마에도 매장이 있기는 하지만, 하라주쿠 매장은 2층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더욱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여기 앞의 조그만 미니 광장에 발 붙일 곳이 없을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앉아 있습니다. 이 건물 위 층에 위치하는 영국의 Pizza Express 라든가 퓨전 음식점인 Elephant Café에서는 꽤 맛있는 음식을 맛보실 수 있으니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모테산도 쪽으로 더 올라가다 보면 아오야마가 가까워 올수록 거리 양 쪽으로 Louis Vuitton, Yves Ssaint Laurent, Gucci 등 명품 브랜드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느끼실 수가 있으실 겁니다. 시간이 있다면 오모테산도 역을 지나 아오야마까지 다 둘러 보면 좋겠지만,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체력이나 시간을 낭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Comme des Garcons 같은 브랜드에는 한번 들어가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참, 혹시라도 일본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를 사는 일은 하지 마세요. 국내에 비해 물가가 비싸서 가격이 더 높거나 국내와 비슷하거든요. 일본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 가능한 브랜드는 Anna Sui와 Paul Smith Women, 그리고 Jill Stuart 정도가 있습니다.
지도에는 꼭 알아야 하는 포인트 지점, 예를 들어서 그 이상 전진해도 별 다른 매장이 없다든지 아니면 그 지점에서 꺾어져야 한다든지 하는 곳만 간략하게 표시해 놓았습니다. 참고로 하시기 바라구요, 파란색 화살표가 저희가 움직인 동선입니다. 다케시다도리는 한 때는 하라주쿠의 대표적인 거리였지만, 현재의 중심은 캐츠 스트리트 쪽으로 많이 이동해서 앞서 나가는 곳이라기 보다는 추억의 거리로 여겨지는 곳이라서 이번에는 시간상 들르지 못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맞은 편에는 스누피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들로 꾸며진 스누피 타운과 일본의 대형 브랜드인 꼼사 스토어가 보입니다. 하라주쿠 꼼사 스토어에는 문구와 소품을 다루는 Mono Comme Ça (もの 物, ‘물건, …것’이라는 한자를 ‘모노’라고 읽습니다.) 와 영 캐주얼인 Comme Ça Boys가 입점해 있습니다. 스누피 타운이라든가 모노 꼼사는 친구들 선물 사기 좋은 곳이죠. 얼마 전부터 국내 there’s 매장에서 모노 꼼사의 문구류를 사입해서 팔더라구요.
키디 랜드 옆 골목이 바로 반드시 구경해야 하는 캐츠 스트리트입니다. 여기는 좁은 골목을 따라 의류 매장이 하나 둘씩 들어 서기 시작해서 최근에는 하라주쿠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는데요, 지역 특유의 조그만 규모의 셀렉트 샵에서부터 최근 생겨 나기 시작한 대형 유리벽 매장들, 그리고 거리를 오가는 스타일리쉬한 젊은이들까지 구경할 것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길을 따라 계속 내려 가면 아까 한번 지나 온 GAP을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맞은 편에 위치하는 Laforet와 Foret는 이 지역에서 거의 유일한 백화점 형태의 매장으로써, 하라주쿠 스타일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입니다. Foret가 아기자기한 플로어 구성을 가진 반면 Laforet는 캐주얼 브랜드부터 조금 더 성숙한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 등 온갖 의류 매장 뿐 아니라 카페나 식당, 그리고 북 스토어, CD 가게, 미술관 등을 비롯해서 총 15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해 있어 멀티 쇼핑몰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죠. http://www.laforet.ne.jp 에 들어가면 현재 새로운 상품이라든지 입점한 매장에 대해 알아 볼 수 있습니다.
계속 가다가 Diesel 매장을 만나게 되면 그 곳이 메이지도리의 서쪽 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우리는 여기에서 다시 돌아 나오면서 Beams 매장이 모여 있는 곳을 들렀습니다. 이곳에는 Beams Boy, Beams +, Ray Beams, Beams F, Beams T 등이 모여 있으며, Beams T 가 있는 다빈치 빌딩 위에는 빔스 사무실이 입주해 있습니다. 빔스는 일본의 셀렉트 샵 역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편집 브랜드이며 최근에는 라인 확장 및 세분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BEAMS를 돌아 본 후 우리는 계속 걸어 나오면서 VIS 나 Nice Claup, 그리고 또 다른 섹렉트 샵인 Drop Science 등을 돌아 보았는데요.
이 길은 꼼꼼하게 살펴 보시길 권합니다. 캐츠 스트리트가 끝나는 무렵에 오른 편을 보시면 야외로 자리가 나 있는 조그만 햄버거 집이 있는데, 이 곳은 일본 전역에 체인망을 가진 ‘Freshness Burger’라는 곳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기에 매우 좋은 곳입니다.
오전에는 하라주쿠 역에서 오모테산도 역까지 큰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서 대강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메이지도리까지 올라가다 보면 미국 브랜드인 J.Crew라든지 스페인의 글로벌 브랜드인 ZARA가 크게 자리 잡고 있는데요, ZARA는 스토어 내에 에스컬레이터가 마련되어 있을 만큼 매장 규모가 엄청납니다.
BEAMS 정도까지만 해도 하라주쿠의 패션은 충분히 파악했다고 하시는 분들은 중간에 다케시다도리를 구경하면서 지하철 역까지 가셔도 좋을 듯 합니다. 이 곳에는 구제품이나 각종 잡화점, 코스프레 의상 가게 등이 있어 한번쯤 재미로 가 볼 만한 곳이거든요.
지금까지 꽤 길게 썼지만, 아직도 다 얘기 못한 부분이 많을 만큼 하라주쿠는 볼 것이 많은 상권입니다. 제가 언급한 스토어는 빼 놓지 말고 둘러 보시되 그 외에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샵을 찾다 보면 하라주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어두워 지면 분위기 좋은 바나 카페에 앉아 맥주를 한 잔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네요.
3일 째에는 새롭게 형성된 상권인 마루노우치 지역과 전형적인 OL(Office Lady: 커리어 우먼을 칭하는 일본식 용어) 마켓인 긴자를 방문했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패션에디터: 류민화
자료제공: 패션스터디(www.fashionstud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