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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공예 마켓, 첫 발을 내딛다

2014-06-27


공예는 오래전부터 ‘작품’이기 전에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작품’으로서 가치를 중시하게 되면서, 공예 ‘제품’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또한 공방이나 소규모 갤러리와 브랜드 숍 등은 각 지역별로 산재해 있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예의 유통 활로 개선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공예 제품을 자유롭게 사고,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6월 25일 막을 올린 ‘2014 공예 플랫폼’은 어쩌면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지도 모른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공예플랫폼’은 기존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공예 트렌드 페어의 틀과 유사하지만, 제품을 일상생활 가까이에 배치하려고 한 시도가 돋보인 전시였다. “공예가 맛있다”를 주제로 우리의 음식문화와 연관된 제품들을 선보인 전시부터, 문화역서울 284의 공간을 활용해 공예의 특성을 살린 전시 공간 연출은 특히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는 크게 주제관, 기획관, 지역관으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먼저 주제관에서는 ‘공예가 맛을 만든다’는 주제로, 맛을 만들고 담아내는 옹기의 다양한 매력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인 과정을 거쳐 현대적 디자인을 만난 이 제품들은 오늘날 다양한 요리의 방법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장에는 옹기의 미학과 실용성을 동시에 담았다.

기획관은 국내 대표 요리사 5인의 요리와 어울리는 공예품을 제안하는 섹션과 함께 문화역서울 284 공간을 규방, 다실 등의 특색에 맞게 꾸민 공간이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전통 한식에서만 사용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옹기를 활용해 프랑스 요리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음식과 공예품의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전시 연출 외에도 실제로 전시장에 놓인 제품들은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다. 특히 2층 전시장에 마련된 공예백화점은 마치 백화점 쇼윈도를 연상하듯 목가구부터 식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예품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워크숍, 세미나 등의 퍼블릭 프로그램과 함께 공예•디자인 학생들이 준비한 오픈 마켓도 상시 개최된다.

‘2014 공예 플랫폼-공예가 맛있다’는 미술관 안에서 공예의 유통 활로를 모색할 첫 번째 시도인 만큼 현장의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내용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일회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공예 전시와 마켓의 형태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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