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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리뷰

3D 프린팅 용기 ‘머신 시리즈’

2014-04-23


데스크톱 3D 프린터는 집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손쉽게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쾌속조형(rapid prototyping) 시대를 열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시에 기존의 제조 방식보다 제품의 질 역시 훨씬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데스크톱3D 프린팅은 완제품 제작에 가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적어도 일반적인 가설 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 디자이너 바바라 부사타(Barbara Busatta)와 다리오 부치니(Dario Buzzini)는 프린터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용기 세트 ‘머신 시리즈(Machine Series)’를 통해 이러한 가설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사제공 | 디자인DB(www.designdb.com)

부사타와 부치니의 공동작업은 이코사에드로(ICOSAEDRO)라는 스튜디오 이름으로 매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약속을 통해 이루어졌다. 새로운 방법론을 배우기 위한 협력의 일환으로 매번 특정 재료나 기법에 중점을 둔 작업을 해나가기로 약속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시도로서 아이디오(IDEO)의 디자인 디렉터 다리오 부치니와 프리랜서 아트 디렉터인 부사타는 수지압출법(Fused Deposition Modeling; FDM)의 “수공업적인 작업 과정”에 끌렸다고 한다. 수지압출법이란 필라멘트 형태의 가느다란 플라스틱을 녹인 다음, 층층이 쌓아 올려 형상을 만드는 3D 프린팅 기술이다.

지금까지 수지압출법은 고급 제품의 디자인과는 분명 거리가 먼 것이었다. “현재 수지압출법은 자질구레한 장식용 소품이나 미니어처 피겨와 동의어”라고 부치니는 말한다. 하지만 그와 부사타는 불완전한 이 기술에 새로운 차원의 수작업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수공예의 미래상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우선 부사타와 부치니는 시험적으로 기본적인 형태를 프린트하는 데서 시작해, 점차 유기적이고 복잡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들은 재료, 3D 모형의 특성, 국지적 기후조건 등 (주변 온도에 따라 플라스틱을 식힐 때 뒤틀리는 양태가 달라진다) 최종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자, 어떤 형태와 비율이 가장 효율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가져오는지3D 프린터 자체가 우리에게 알려주더라.” 부치니의 말이다.

두 사람이 고민해야 했던 주요 기술적 난제는 두 가지로, 평면의 뒤틀림 현상과 제품 겉면의 마감 처리였다. 녹인 ABS 플라스틱은 프린터의 사출구(nozzle)에서 열판까지의 온도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점 때문에 공구 경로(tool path)가 만들어내는 ‘이음매(seam)’가 어쩔 수 없이 완제품에 남게 된다. 결국 부사타와 부치니는 이러한 결함을 적극 끌어안아 디자인에 결합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 제품의 횡단면에 ‘구불구불한 선’이 생기게 되었다”는 게 부치니의 얘기다. 용기 표면의 뚜렷한 골이 횡단면에 구불구불한 선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음매가 제품 겉면의 디자인에 숨겨진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훨씬 세련된 느낌을 자아내는 간단한 트릭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겉면의 골(과 뒤틀림 문제에 일조를 하는 2밀리미터에 가까운 두께) 때문에 부사타와 부치니는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완벽한 수지압출법 제품을 만들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용기 윗면과 바닥이 아직 미완성 상태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에 두 사람이 선택한 방법은 3D 프린팅 작업이 끝난 후 용기의 바닥과 뚜껑에 EVA 소재를 한 겹 씌우는 것이었다.

용기 한 세트가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일곱 시간이 조금 못 된다 (그중 여섯 시간이 프린팅 작업에 소요된다). ‘머신 시리즈’ 용기에 관심 있는 사람은 개당42달러 정도의 가격에 낱개나 세트로 주문할 수 있다. 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본인의 데스크톱 3D 프린터로 집에서 직접 프린트할 수도 있다. 부사타와 부치니가 “오픈 디자인에 초대”하고자 ‘머신 시리즈’의 모든 파일을 본인들의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덕분이다.

본 정보는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디비닷컴(www.designdb.com)에서 제공한 자료이며, 상기 정보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재배포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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