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0
사람들이 멀티탭을 쓰는 것은 다양한 종류의 전자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콘센트의 개수나 알람 등의 기능을 제외하고는 각 제품의 디자인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디자인의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이 때문이었는지 멀티탭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엉킨 전선으로 인한 정리정돈과 안전사고의 위험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박스탭은 이러한 단점을 디자인으로 보완한 제품이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박스탭
먼저, 박스탭은 기존의 멀티탭이 가진 기능에 충실한 한편, 편의를 더했다. 일반적인 콘센트 5개와 함께 USB 충전기 2개를 추가해 사실상 7개의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최근 애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 게임 기기 등을 통해 USB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반영한 결과다. 또한 개별 콘센트에는 스티커를 부착해 기기를 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다른 제품이었다면, 일일이 어떤 기기를 사용하는지 확인하거나 구분해야 했을 것이다.
다른 멀티탭에 비해 다소 크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제품 뒷면을 살펴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다. 전선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넓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멀티탭과 정리박스가 더해졌기에 이러한 크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후면 커버는 타공형으로 디자인해, 내부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환기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박스탭을 보고 있으면, 멀티탭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수많은 선이 엉켜 있거나, 꽂혀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품 거치대나 공유기 등 일반 가전제품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컬러만을 사용해 제품 전면을 얇고 심플하게 디자인했다.
이제까지 멀티탭은 사용자의 편의와 효율성만을 생각한 제품 중 하나였다. 일상에서 너무 가까이만날 수 있었던 제품이었기에, 오히려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가 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발견이 곧 멀티탭이라는 사물을 다시 보고, 우리의 작은 습관을 변화시킬 제품이 될 수 있으리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