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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제6회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 - Ryan McGinness

강신현  | 2005-11-29


라체스터(Rochester, NY)의 겨울은 너무나 혹독하다. 바람이 제법 쌀쌀해져 겨울이 올듯 싶으면, 벌써부터 그 긴 겨울을 어떻게 견디나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서울의 흔한 겨울 먹거리를 찾아 볼 수 없는 이곳에서는 노랗게 구워진 밤이나 고구마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은 꿈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나는 몸과 마음을 꽁꽁 얼게 만드는 겨울을 만나기 전에, 오랜시간 미뤄왔던 뉴욕행을 감행하기로 결심했다. 따뜻한 군밤을 만날 수 있길 바라면서.
나의 눈과 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월동준비를 위해, 나는 가장 먼저 새롭게 단장한 모마 뮤지엄(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을 찾아 나섰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차갑게 얼어있는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를 녹여줄 모마 뮤지엄의 전시물들을 만나보도록 하자.

모마 뮤지엄 2층 Contemporary Galleries 입구에 들어서면 새로운 세미오틱(Semiotics)의 선구자라는 칭송과 함께 뉴욕의 가장 촉망받는 젊은 아티스트, 라이언 맥기니스(Ryan McGinness)의 작품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매력적인 색감과 꿈을 꾸는듯한 그의 회화적인 작업물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사진출처 : http://www.artnet.com

한발짝 다가서서 그의 작품을 들여다 보면 아이코닉한 예술적인 형태가 다양한 사인(Sign)과 심볼(Symbol)들로 구성되어져 있는것을 볼 수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것들이 마치- 귓속말을 하듯 소곤대며-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는 점이다.
작은 심볼과 사인들이 주고받는 비쥬얼의 언어는 아이코닉한 예술적인 형태로 융합되어 강하고 큰 메세지를 만들어 낸다.

라이언 맥기니스는 90년대 초반, 펜타그램(Pentagram, NY)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첫 발을 내 딛는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 마이클 비럿(Michael Bierut) 밑에서 일했던 6개월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이클 비럿의 직접적이면서 솔직한 디자인에 대한 접근방식이 자신의 작업에 큰 영향을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펜타그램에서의 작업들 보다 페인팅과 그룹전 그리고 포스터, 플라이어, 씨디 패키지를 디자인하거나 하는 활동들을 통해 세대와 문화에 더욱 가깝게 호흡하기를 꿈 꾸었고, 6개월의 펜타그램에서의 경험을 뒤로하고 솔로로 활동을 시작한다.

솔로로 할동을 시작할 무렵, 그의 작업에 가장 많이 영감을 준것은 그가 존경하는 디자이너나 작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그가 접하는 구태의연하고 지루한 작업들에 대한 반발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독한 패배감을 느낄 때가 가장 많은 영감을 얻는 순간이기도 하다는 그는,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꿈꾸던 문화와 세대와의 직접적인 호흡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번도 그의 작품을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면, 이번 시간을 통해서라도 그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볼것을 권하고 싶다. 그의 꿈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여러분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 : http://www.ryanmcginn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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