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연 | 2003-07-13
♠여자가 아름답다, 보기 좋다라고 느껴지는 미의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자연스러우냐?, 독창적이냐? 하는데 있는 것 같다.
프랑스 남자가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는 동양여자는 대부분 한국에서 생각하는 미인형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미인의 기준은 쌍카풀 지고, 눈 크고, 코 오똑하고 갸름한 얼굴형. 즉, 서구적으로 생긴 여인네들을 미인이라 여기지 않는가?
프랑스 남자들은 동양여자를 볼때 미美의 기준이 다른가 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인에게는 관심이 없다. 알고 지내는 Y씨는 한국인이 생각할 때 못생긴 축에 속한다. 물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지...
그녀는 한국남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프랑스에 유학 와서 프랑스 남자들에게는 인기 절정이 되었다. 끊이지 않고 프랑스 남자들이 쫒아 다닌다. 프랑스 애인도 수없이 만들었다. 결코 물란한 여자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호기심을 유발치 않는 여자다. 나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쌍카풀도 없고, 눈도 째지고, 광대뼈는 튀어나오고, 얼굴은 넓디넓어 코는 밋밋한, 한마디로 이쁘다는 소리는 한번도 듣지 못하고 살아온 여자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된다. 프랑스에 와서는 식당을 가나, 맥도날드를 가나, 모임을 가나, 프랑스 남자들이 호감을 표하고, 접근을 하고파 안달을 한다. 카~~~묘한일이야...
프랑스 남자들이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은 전형적인 동양여자, 즉 자기네와 비슷한 서구형의 얼굴이 아니라, 아주 아주 동양적인 여자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 모습은 동양인만이 갖고 있을 수 있는 개성이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움의 멋인 것이다.
굳이 얼굴상으로 따지지 않더라도, 서양의 미를 따라 간다는 것은 동양인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벌써 많은 것을 보아온 이들은 식상해 지기 마련, 새로운 것을 찾아 헤멘다.
-사진: 파리 입체파 시대의 작품중 하나 1920년대경, 사진에서 바와 물랭루즈(빨간풍차) 파리의 여인과 뒤로 안경 쓴 남자의 옆모습이 보인다. 옆쪽에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가르송(서빙)이 나타난다.
형태를 파괴하기보다는 상징에 가까운 이미지들을 만들어 내는 주관적이고도 임의적인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심화된 평면성, 단순성, 풍부해진 색채와 질감, 느슨해진 분위기의 개성적인 작품을 제작하였다.
♠ 프랑스는 음기가 센 나라인것 같다.
프랑스가 여권의 힘이 강한건지, 음의 기가 쎄서 그런지, 프랑스 여자들은 부드럽지 않다. 프랑스 남자들이 오히려 맥아리가 없고 나긋나긋하지... 관공서나 은행, 행정기간에 있는 담당직원들은 대부분 여자인데, 날카롭기가 끝이 없고, 인상 또한 깐깐하다. 그래서 나는 서류를 하러 공공기관에 갈때 남자가 걸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친절한 여자 만나기가 아주 드물기에...
프랑스 땅은 음기가 쎄서, 유학오는 남여 비율로 볼때도 여자가 80%를 차지한다. 주로 예능 계통으로 공부를 하러 오기에 여자가 많을 수도 있지만, 불문학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유명한 사회학이나 정치학을 하러오는 남학생들도 있기는 하나, 가뭄에 콩나듯이 프랑스로 유학을 온다.
여자들이 파리에 적응을 더 빨리하고 즐겁게 지내는 반면, 혼자있는 총각 남자들은 삐쩍 마르게 되고 윤기가 사라진다. 한국남자들 불쌍하이...
그러나 이 모든것들이 구조적인 문제다. 파리바닥은 아르바이트 건도 한계가 있고, 프랑스 기업 어디에 취직해서 살게 된다는것은 무진장. 아니, 아주 전무한 일이고, 공부 빼놓고는 할일이 없는 곳이다.
그러기에 창창한 청춘의 20대를 공부로 보내고 30대 중반 후반까지 학생신분으로 있는것이 보통 인내와 고집없으면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다. 될수 있다면 빨리 공부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사회전선에 뛰어드는것이 제일 장땡이다.
프랑스로 공부를 하러 오려하는 여학생들은 아주 환영한다. 프랑스와 여자는 찰떡궁합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결혼을 하고 오던지, 애인을 만들어 가지고 오던지, 솔로로 오는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사진: 현대작가, 여자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는 극사실주의 그림, 사진보다도 더 선명하게 그녀들의 숨결을 느낄수 있게 솜털까지도 표현해 놓았다. 프랑스 여자들은 일광욕때 과감하게 웃통을 벗어 던진다. 팔뚝이나 가슴이다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여자가 멋있다.
파리의 여자들은 참으로 오래고 진한 인간의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인간의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나 아닌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보는 시각에서 나오는 것인데... 헝클어진 듯이 아무렇게나 틀어 올린 머리와 칭칭감아 올린 머풀러 속에 새옷이 아닌 낡은듯한 옷이 빈티가 나게 보여지는 것이 아닌, 멋스러움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 속에 잔잔한 자연스러운 인간내면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인 듯하다.
깨끗하게 다듬어 놓은 얼굴도 아니요, 칼날처럼 다려놓은 옷도 아니요. 진하게 치장한 얼굴도 아닌데 멋있게 보인다. 그런 멋진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다는 것은 재주요. 멋이다.
퐁피두 도서관에서 보면 젊은이들이 니체를 읽고 프로이트를 읽고 테카르트를 읽고 치장 없이 머리는 헝클어져 틀어 올린 그들을 보면... 좋은 환경 즉 공부를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윗사람이 다져 놓은 생각들의 모음책을 통해 자신을 다지는, 쉽게 다가올 수 있는 학문의 여유를 가지는 그들이 한없이 아름다워 보였고, 부러웠다. 그들의 선배들이 써놓은 책을 읽음으로 자연스레이 그들의 철학 속으로 스며들면서 비판하거나 수용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분위기...
메트로 안에서 주의 깊게 여자들의 얼굴과 차림새를 관찰했다. 거의가 화장을 안한듯한 맨얼굴의 모습이 그리 강하고 싱싱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머리도 쓱쓱 빗어 틀어 올리고, 옷도 사치스러워 보이지 않고, 수수하게 시원스레이 입고, 낡아 보이는 듯한 가방과 신발들... 그것들과 조화된 꾸미지 않은 맨 얼굴의 정감이 가는 소박한 여자들... 좀 화장을 했다 싶으면 약간의 분과 눈, 입술을 살짝 표현했을 뿐.
프랑스 사람들은 어떤 여자가 아주 찐하게 화장을 하고, 치장을 하고 지나가면 창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심을 가질 정도로 무지하게 떡칠을 하고 다니는 것을 상스럽고 부자연스럽게 생각한다. 프랑스 여자들의 화장은 아주 약하고, 맨얼굴로 다니는 이들도 많다. 자연 그대로가 좋다.
프랑스는 기초화장품이 발달하였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간단한 기초화장품(스킨 로션)으로 화장을 마치지, 눈썹을 아주 진하게 그린다거나 분을 떡칠해서 바른다거나 새도우를 과도하게 칠하지 않는다. 그녀들의 진한 색조 화장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사진: 옷가게 상점 진열창, '새로운 경향, 할인' 기간이라고 써 있다. 붉은색 계열의 옷들이 보인다.
길쭉한 여인의 사진을 붙여 놓았다.
♠ 유행이라는 것...
어려서부터 메이커에 미치는 이들은 커서도 직장인이 되면서 명품이라는 것에 휩싸여, 명품만이 자기의 재산인양 보면서 명품만을 통해 표현되어지는 몽뎅이를 자신만만해 하는 것이고, 명품이 사라져 없을 때 초라한 자신의 겉모습에 견뎌내지 못하는 것이다.
메이커가 무의미하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게끔 하는 것이 아님을 알수 있는 나이인데도, 그것에 눈이 가는 것은 어인 일인가? 썩을푼 일은... 브랜드들이 모두 프랑스제임을 알게 되었을 때... 프랑스 경제에 이바지 하고 있는 셈일 때... 프랑스인들은 메이커의 옷을 입지를 않는다. "누구와 같다"라는 단어를 제일 혐오하는 이들이기에... 그만큼 경제적인 여유도 없고... 우리네는 그것들이 사람들의 머리를 뭉쳐놓고 휘몰아가면서 사람을 차별하게끔 하는 유행을 만든다, 마음은 부자이나 경제적으로 없는 이는 어이 살란 말이냐?
우리들의 세계가 그토록, 갖고 있는, 메이커로 치장한 물건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저질 물질속으로 몰아가는 유행속에 획일화 되어야만 가진자로 인정받는 순간들을 보면 씁쓸할 뿐이다.
참다운 자기표현의 옷차림은 메이커로 위에서 아래로 도배하는것이 아니라 우선 편하고 때와 장소에 알맞게, 조화로운 색과 균형이 있는 옷을 입어 주는 것이리라... ...
파리지엥들의 옷을 보아도 타인들 시선하고는 무관하게 입는다. 한 여름에 무스탕을 걸치는 이, 여자들 나시를 입으면 브래지어 끈이 나와 보이는데도 아무렇지 않다. 나시와 속옷색깔이 어루러져 알록달록 해도 무신경... 옷을 입은 자신이 편하고, 자연스러우면 된다. 그런 각자의 취향으로 옷을 입으니, 다양성으로 인해 파리지엥들은 분위기 있게, 옷 연출을 해내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파리라는 도시가 고급의 패션문화도 있지만 그것들은 외국으로 수출되는 상표들이고 일반인들은 고급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파리지엥들이 사치스럽게 물건들을 구입할 경제적인 여유도 없지만 치장하거나 보여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내적인것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지...
어떤 행위나, 표현들은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있어야 하며, 좀 튄다고 생각되는 다양성을 갖게 되더라도, 그 안에는 자신만만한 자기만의 고집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든다.
-사진 로트랙(1864-1901)의 바 BAR나 레스토랑 선전물과 프랑스 19세기말 연극 오페라 콘서트등의 광고들이 보인다.
흔히‘거리의 예술'로 불리고 있는 현대 포스터의 기원을 바로 로트렉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채색석판화에 대한 관심으로 포스터를 제작했으며 예술 작품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로트렉은 도시 생활, 특히 카바레와 공연, 창녀촌을 주제로 작업했으며 1885년 거리 몽마르뜨에 정착해 회화와 일러스트에 몰두한다. 거리공연들을 위한 싸구려 잡지
<프랑스 소식>
, 조금 나은 잡지
<삽화가 있는 파리>
브뤼앙이 발간한 잡지
<르 미를리통>
등에 그림과 데생이 자주 실린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1891년 파리에 게재된 카바레
<물랭루즈>
포스터이다. 카바레 물랭루즈의 장식과 연예인들은 작품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었다.
"내 데생으로 자유를 산다"--- 로트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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