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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이야기: 3

박희현  | 2003-07-13

안녕하세요, 박희현입니다. 이번에는 지난 유학 이야기:2에서 언급한것과 같이 "미국의 미술대학과 전공"에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다른 때보다 많은 생각을 했던것같습니다. 주관적인 편견에서 벗어나 좀더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하였습니다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제 경험에 의한 극히 주관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것을 염두에 두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 정의는 아직도 명확히 결론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의 분야 또한 방대합니다. 인테리어, 패션, 건축, 제품, 자동차, 멀티미디어, 게임, 무대미술, 방송그래픽... 등등, 디자이너라는 말을 연이어 사용했을 때 어색하지 않은 분야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한 정보를 드리려고 하는것이 취지인만큼 제 전공이였던, "Computer Graphics" 학과, "Visual Communications Design" 학과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이 전공 출신의 디자이너들은 주로 "그래픽 디자인", "방송 그래픽", "웹 디자인", "멀티미디어 디자인", "인터렉티브 디자인", "게임 디자인" "에니메이션" 등의 분야에 종사하게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미국의 미술 대학의 커리큘럼을 관심있게 살펴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그렇다면 유사한 이름의 많은 학과들을 보셨을겁니다. "Graphic Design", "Communication Design", "Visual Communication"... 혹은, "Digital Design", "Multimedia Design", "Interactive media Design", "Computer Graphics", "Media Design" 등등... 모두들 비슷해 보이기도하고 가끔은 아주 다른 분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 학과의 이름을 위주로하여 전공 결정을 하기보다는 교과 과정을 토대로하여 결정하실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특히 우리말로 번역해보면 비슷한 의미일 수 있어보이는 전공들도 판이하게 다른 교과과정을 가지고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시각디자인", "공업디자인" 등과 같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지 않고, 전공의 이름들에도 각 학교의 개성을 표현하려 했기때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커리큘럼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각 학과들은 다시 세부 전공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긴 시간을 들여서라도 책자나 웹사이트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들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Pratt의 경우를 보자면, "Communication Design", "Computer Graphics"라는 이름으로 전공이 명명되어 있지만, 학부의 Communication Design 학과의 경우: "Graphic Design", "Illustration", "Advertising/ Art Direction"으로 나뉘어 있으며, 대학원의 경우: "Visual Communication Design", "Packaging Design", "Digital Design"으로 나뉘어 있으며, "Computer Graphics Design"학과의 경우: "Computer Animation"과 "Interactive Media"로 나뉘어 있습니다. 모두 비슷해 보인다구요? 그럼 좀 더 살펴봅시다.

"Communication Design", "Graphic Design"등의 학과에서는 디자인 원론을 기본으로한 프린팅 매체 디자인에 많은 치중을 합니다. 물론 교과 과정중에 "멀티미디어"나 "인터렉티브 미디어"에 대한 수업이 있긴 하지만 기본 과정을 이수한 후에 선택할 수 있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브랜딩" (회사의 이미지 컨셉을 결정하고 시각화하는 과정을 이렇게 칭합니다.) 이나 프린팅 매체를 기본으로한 디자인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면 "Graphic Design", "Communication Design" 등의 학과가 가장 적합합니다.

"Advertising"전공을 여러 학교에서 볼 수 있지만 이 학과는 실기보다 이론에 좀 더 충실합니다. (이런 비주얼이라면 어떤 카피가 가장 적절한지, 소비자 심리는 어떠할 지 등등...) 재미있는 학과이긴 한데, 유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문화가 다르다보니...

"Digital Design", "Disign&Technology" 등으로 명명된 학과에선 최신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강력한 디자인 도구로써 인정하고 "멀티미디어 디자인"이나 "인터렉티브 디자인" 교육을 지향합니다. 물론 이런 학과들에도 디자인 기본 과정은 중요시되지만, 동시에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디자인 툴로써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또한 요구됩니다.

"Computer Graphics"학과는 "Communication Design"에 비해 순수 아트분야에 가까운 작업들이 많이 제작됩니다. 물론, 어떠한 과목을 선택했는지, 혹은 어떤 교수를 선택했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으나 "설치미술" 장르가 "인터렉티브 미디어 디자인" 과정 교과에 포함되어 있는것을 보면 조금은 본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겁니다. ("Computer Graphics" 학과 출신들의 진로는 다른 학과에 비해 다양합니다. 디지탈 매체를 이용한 순수 아티스트, 멀티미디어 디자이너, 웹디자이너..., 3D Animation 전공의 경우, 게임 디자이너, 전문 에니메이터 등등...)


이상의 학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제가 이곳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되는 질문들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각 전공의 특성이나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궁금증은 극히 당연할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많은 조사를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그래픽 디자인" 전공자들이 졸업후에 모두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는것은 아니며, "컴퓨터 에니메이션" 전공자들이 모두 "게임 디자이너", 혹은 "에니메이터"가 되는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고도 웹디자인 일을 겸업하는 사람이 있고 그래픽 디자인 전공자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디자인의 기본은 일맥 상통한다고 말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전공을 신중히 선택하되 기본 교육에 충실해야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거니와, "이런 전공을 선택했으니, 가만히 학교만 졸업하면 당연히 이러한 직업은 갖을 수 있을것이다" 하는 안일함도 곤란합니다. 오랜 고민끝에 학과를 결정하여 유학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디자인 학과의 수업들이 담당 교수에따라서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것 또한 잊지 말아야합니다. ...그러고 보니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지나요? 유학생활이 그렇습니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우선 간략하게 살펴봤는데요, 아직도 막연하게만 느껴지세요? 그렇다면, 오늘은 우선 기본 "뼈대"를 잡아두셨다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연재될 내용으로 "살을" 붙인다고 생각하시면 좋을겁니다. 그래도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면 "Q&A" 를 이용하시구요! 그곳에 올라와 있는 질문을 토대로 "FAQ" 페이지를 올릴 예정이니, 질문을 올렸으나 답변을 받지 못하신 분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곧 성의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가까운 제 주변 디자이너들의 간략한 인터뷰 내용을 첨가합니다. 되도록 다양한 학교의 정보를 전하고자 각기 다른 학교 출신의 디자이너들을 선정했습니다. (개개인의, 좀 더 구체적인 인터뷰도 기획중입니다.)

다음 "유학이야기"는 학교에 관한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합니다.


Amanda Schlumberger: Promotion Designer/ Glamour Magazine
매우 세련된 디자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 디자이너, Amanda는 학부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후 Parsons School of Design (www.parsons.edu) 에서 Graphic Design을 전공했으며, 현재Aspen, Estee Lauder, CVS등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의 광고와 프로모션을 제작중이다.

"Parsons School of Design"에 대하여...
Parson에서 공부하면서, 혹은 졸업 후에 느낀 좋은 점들은?
다른학교에 비해 교수진과 교과 과정들이 매우 다양하기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커리큘럼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또한 Parson은 (종합 대학인) "The New School"의 일부여서, 디자인/ 미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분야의 과목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점도 굉장한 매력이다. 학부 학생들도 매우 다양한 연령층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많은 학생들이 디자이너로써의 재교육을 위해 입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을 통해서도 많은 배움을 얻는다. 학생들을 위한 장비나 시설의 구비 역시 좋았다.


Allyson Brown: Promotion Designer/ Glamour Magazine

FIT(www.fitnyc.suny.edu)에서 Graphic Design을 전공했으며, Ford, Aveda, K-Mart등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의 광고와 프로모션을 제작중이다. 디자인 능력뿐만이 아닌 타고난 좋은 성품(?)으로인해 많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디자이너이다.

FIT에 대하여...
FIT에서 공부하면서, 혹은 졸업 후에 느낀 좋은 점들은?
우선, FIT는 뉴욕 주립대이기 때문에 다른 사립학교들에 비한 저렴한 학비를 들 수 있을것이다. 게다가 많은강사진들이 Parsons나 SVA에서도 동시에 강의를 하고있으므로 "교육의 질" 또한 다른 학교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교수들의 학생들에대한 깊은 관심도 잊을 수 없다. 학생들이 상담을 원한다면 (학과장일지라도) 즉시 약속을 만들 수 있으며, 학생들의 이름까지 모두 기억해주는 세심한 배려는 인상적이었다.


Herbert Willis: Intern/ Glamour Magazine
SVA(www.schoolofvisualarts.edu)에서 Illustration을 전공중인 Herbert는 Glamour Magazine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SVA에 대하여...
SVA에서 공부하면서, 혹은 졸업 후에 느낀 좋은 점들은?
실무에서 인정받는, 이름있는 교수들이 많다. 대부분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실무에 필요한 많은 조언을 준다. 시설또한 잘 갖추어져 있으며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학교측의 관심도 높기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하더라도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전공 과목은 좋은 수업, 좋은 교수들이 많고 체계도 잘 잡혀있는반면, "미술사", "마케팅"등의 이론/ 교양과목들의 수준은 많이 떨어진다는 부분이 아쉽다.


서갑열 (gap@vvisions.com): 3D Game Designer/ Vicarious Visions
Pratt Institute (www.pratt.edu)에서 Computer Graphics/ 3D Animation을 전공한 후 "Vicarious Visions"에 입사, 지난 3년간 "Spiderman", "ESPN- Snocross" , "Sea-Doo HydroCross"등, 다수의 게임 제작에 참여하였다. 그가 제작한 트랙은 미국내 게임 메거진 등의 리뷰를 통해 최우수 트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Pratt에 대하여...
Pratt에서 공부하면서, 혹은 졸업 후에 느낀 좋은 점들은?
졸업 후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땐 Pratt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졌던 기억이난다. 실무와 너무 동떨어진 교육을 받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지나고보니... Pratt의 교육은 미래를 길게 내다본 실속있는 교육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기에 충실한 교육! 신입생으로 입학한것이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1년간은 Foundation, 즉 드로잉. 페인팅, 누드 크로키등을 교육 받았다. 전공 교육도 마찬가지였다. 과정과 원리, 기본 이론에 충실하다보니 최종 결과물은 타학교 Computer Graphics 학과 졸업생들의 portfolio에 비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었다. 취업을 위해선 스스로 개인적인 작업을 해야만이 가능했었는데..., 그러한 과정들은 훗날 나의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어, 어느 분야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게임 분야에서 잘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위에서 얘기한 장점들이 곧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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