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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 명작, ‘칼레의 시민’

우예슬 뉴욕 통신원 | 2015-02-10



 

세계 3대 박물관이자 뉴욕을 대표하는 메트로폴리탄뮤지엄 1층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상들과 함께 수준 높은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쉴 수 있는 의자와 카페가 있어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복도 끝. 이곳에는 높은 유리창을 뒤로한 채 시선을 사로잡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 있다.

글 ㅣ 우예슬 뉴욕 통신원 
 


사회 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이란 뜻을 지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칼레의 시민은, 위대한 조각가로 칭송 받는 오귀스트 로댕(Francois Auguste Rene Rodin. 1840~1917)에 의해 제작되었다.



칼레의 시민은 14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싸운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 칼레시를 구한 여섯 영웅들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1884년 칼레시가 로댕에게 칼레의 여섯 시민을 기리는 상을 의뢰해 2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으로 1895년에 헌정되었다.


1347년 영국왕 에드워드 3세가 이끄는 영국군에 의해 북부 프랑스의 항구도시 칼레시가 점령되고, 이에 저항한 시민들이 영국군에 의해 학살당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데 그때 시장을 비롯한 여섯 명의 시민들이 칼레시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나서게 된다. 죽음으로서 칼레시를 구하겠다는 이들의 희생정신에 에드워드는 감복했고 결국 이들을 모두 사면함은 물론 칼레시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까지도 이 칼레의 시민 이야기는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상징하고 있다.





로댕 이외에 많은 작가들이 칼레의 시민을 모티브로 작품들을 제작했다. 특히 그 여섯 명 중 칼레시의 부호였던 유스타슈 생 피에르 (Eustache de Saint Pierre)를 중심으로 작품을 완성했는데, 칼레의 시민 이야기와 관련된 모든 작품 중 로댕의 칼레의 시민은 걸작 중에 걸작으로 칭송 받는다.


하지만 로댕이 표현한 칼레의 시민은 일반적인 영웅의 모습이 아닌 괴로움과 고통에 가득 찬 표정, 고뇌에 찬 얼굴들로 가득하다. 조각의 대가 로댕은 영웅의 모습을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다른 신체 부위보다도 유달리 큰 얼굴을 감싼 손, 커다란 발은 죽음을 앞둔 인간 본연의 공포와 두려움, 떨어지지 않는 발을 나타냈다. 로댕은 이 작품을 통해 실제로 죽음 앞에서는 어떠한 인간도 두려워하며 고뇌한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우리는 칼레시를 구하기 위해 나선 그들의 용기와 고귀한 희생정신을 어떤 영웅적 모습보다 더 잘 엿볼 수 있다. 이 여섯 명의 선택은 그들 스스로도 쉽지 않은 것이었고, 두려운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작품으로 표현한 칼레의 시민은 그 희생정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도 현대 사회에는 칼레의 여섯 시민이 냈던 용기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비행일정으로 뉴욕을 찾은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전현욱씨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 작품을 감상하며 오늘날의 사회지도층이 그들이 갖고 있는 권력과 힘을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데 사용했으면 좋겠다칼레의 시민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정신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곳곳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또 그런 훈훈한 이야기들이 우리사회에 넘쳐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김해연 양은 칼레의 시민들 작품 속에 깃든 정신은 결국 그들 역시 보통 인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사회 지도층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이성으로는 희생을 하겠다고 용기를 낼지라도 그들에게도 그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지도층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중요하고 오늘날 더욱 절실해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칼레의 시민의 영웅적 모습을통해 우리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더욱 만연해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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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화 

예슬
2012년부터 세계 최대 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지내며 다양한 매체에 문화예술 관련 칼럼을 쓰고 있다.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이 많으며, 보다 대중적이고 신선한 작품들과 작가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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