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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움직임을 가진 조형물을 실현한다

박서영 | 뉴욕 | 2012-12-06



움직이는 조형물이 있다고?  키네틱 아트(Kinetic Sculpture)의 선구자, 플레처 벤튼의 전시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모더니즘 갤러리에서 열렸다. 뉴욕에서 머무는 동안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현대 미술을 온 몸으로 느꼈었는데 이 곳에서는 ‘Emerging Artist’ 들의 작품들 보다는 보다 정적이고 깊이있는 전시들을 볼 기회가 많았다. 플레처 벤튼은 국내에서 아주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천안에 위치한 아라리오 푸른 조각 공원에서는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글 | 박서영 뉴욕 통신원(luvseo@gmail.com)


모더니즘 갤러리에서 이번에 기획한 그의 전시는 보는 이를 압도 시키는 그의 일반적인 작업과는 달리 작은 오브제형식들의 작업들이 많았다.

‘The Alphabet Series and New Works’라는 타이틀 아래 진행 된 그의 전시는 타이포그라피를 연상시켰는데 특히 ‘Folded Square Alphabet Series’는 그의 뛰어난 조형성을 완연히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오브제마다 12인치의 스틸 플래이트를 자르거나 접는 기법을 사용한 이 작품들은 팝업 카드를 연상 시켰는데 과연 어떤 알파벳을 만드려고 했는지 추측해 보는 것도 전시를 관람하는 묘미였다.

벤튼이 조형가로 잘 알려지긴 했지만 그가 처음 미술가로서 길을 걸은 것은 페인터로서였다. 그러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그의 생각을 나타내기 부족함을 느꼈던 벤튼은 그렇게 조형예술가로 발돋움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 만든 작업들이 잘 알려진 ‘중국의 달’과 같은 작업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2D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었다. 물론 페인팅은 아니였지만 그의 특징인 기하학적인 구성과 초기 작품에서 보여졌던 커머셜사인(Commercial Sign)들을 떠오르게 하는 작업이었다.



위에서 보여지는 스틸 페인팅이라는 제목의 두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이었다. 백그라운드에서 보여지는 표면의 거친 질감과 완벽하게 마감된 스틸과의 대비가 매우 환상적이며 빛의 각도에 따라 변화되어 보여지는 백그라운드는 홀로그램을 연상시킨다.



마지막으로 소개 할 작업은 그의 가장 최근 작품인 ‘Stainless Steel Donut’이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 설치된 입체 조형물이었는데 이번 전시의 작품들 중 가장 벤튼답다는 생각을 가져다 준 작업이었다. 그의 트레이트 마크인 기하학적인 요소들과 동적인 느낌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실내에서 만나 본 그의 작업들은 야외에 설치된 그의 웅장한 작업처럼 관중을 압도하는 느낌은 덜 했지만 스케일이 작아진 만큼 보다 친근하게 작업을 감상할 수 있었고 조형물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스러운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작업들이기에 타입페이스(typeface)나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에 관심이 많다면 그의 새로운 작업들을 한 번 살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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