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활란│쿠알라룸프르 | 2012-09-20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볼 때면 대부분 기분이 울적해진다. 세계 금융 위기와 그것에 따른 글로벌 영향, 절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세계 속 내전들이 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우리 주변에서도 자연환경, 지리적 문제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현상들이 근본적으로 인간의 욕심에서 나온 결과라고 말하는 인도네시안(Indonesian) 현대 풍경화 작가 자누리(Janur)i가 있다. 그의 전시가 퍼블리카(Publika) 쇼핑센터에 위치한 갤러리 찬단(Gallery Chandan: Galeri Chandan)에서 2012년 7월 17일부터 8월 27일까지 비극의 땅(The Land of Tragedy By Januri)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글, 사진 | 임활란 쿠알라 룸푸르 통신원((hwallanlim@gmail.com)
넘쳐나는 세계 속의 다양한 문제들을 제 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우리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우리는 그저 작은 개인일 뿐이지만 분명 우리 안에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고 싶다. 인간의 욕심으로 많은 문제들을 안고, 아니 그저 바라만 보며 살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욕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조금 더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그것이 아주 가까운 우리 주변에서부터 나라를 거쳐, 인종에 따라, 바로 이웃과도 충돌하고 있지만 늘 그렇듯 작은 한 토막의 새로운 소식으로만 접하게 된다.
인도네시안(Indonesian) 현대 풍경화 작가 자누리(Januri), 그는 미디어를 통해 매일같이 듣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사회적 혹은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다른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그의 작품은 인간으로부터,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무참히 손상된 자연에 관한 것이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에 중점을 둔 그의 이전 작품과도 일관된 이번 비극의 땅(The Land of Tragedy)은 작가 자누리(Januri)가 예술가로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그의 작품은 인간과 그의 행동이 우리와 자연환경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라의 역사에서 땅은 종종 갈등의 원인이 된다. 언제나 평화와 번영을 이룬 비옥한 땅은 전쟁의 원인으로 쉽게 바뀌어 버렸다. 옥수수, 쌀, 콩, 열대 과일 등은 이제 충돌의 대상이 되었다. 이것들은 신이 인류를 만든 것만큼이나 소중한 것들이었음이 분명하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사람이 살아갈 공간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모두에게 그렇듯 땅은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즉, 사람들이 생활하고 다른 필요한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땅은 단지 머물며 지낼 곳이 아니라 세상의 요구를 충족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 수단이다.
자누리(Januri)는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이기심을 헤집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것을 멈추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에게 땅은 인간의 진정한 본질을 찾아내는 수단인 것이다. 만약 인간이 이것을 알지 못한다면, 땅은 곧 인간의 비극이 되고 만다.
사회적인 문제를 담아낸 풍경화 이외에도 많은 개인적 문제를 담아낸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Personal Case Series는 인쇄업을 하는 이웃이 오면서 겪은 개인적 문제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시작은 집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소음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웃집의 커다란 인쇄기 하나가 그의 가족의 삶과 그의 모든 것을 방해했다 이웃과 지역 관리인에게 요청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더 나아가 이 인쇄기와의 문제가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한낱 작은 개인적 문제라고 생각했던 이 문제가 사실은 정치적인 것과 관련된 공동체적인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누리(Januri)는 개인적 문제를 소재로 한 퍼스널 케이스(Personal Case)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욕심, 땅을 소유하기 위해 전쟁을 만들어 낸 인간은 그 증거가 역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작가 자누리(Januri)의 관점에서 바라본 땅과 인간의 관계는 단순하다. 신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땅과 맞닿아 서 있는 것, 그게 기본적인 땅과 인간의 관계 정의이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인간과 자연환경 속에서 그의 작품“Setiap Tanah yang Kita Pijak adalah Tanah Tuhan” (Every Land on which We Stand is God’s Land) (2012) 은 말한다. 모든 땅은 우리 신의 땅 위에 있다고.
전시 홈페이지: http://www.galerichandan.com/shows/land/lan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