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박물관에서 소비자는 옛날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가치를 배우고, BMW는 소비자와 반응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미래를 그려간다. 이성과 감성, 수학과 디자인이 공존하며 럭셔리한 가치를 창출하는 BMW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 양현아 독일 통신원 사진제공 | Chih-Ching Yang, BMW, ART + COM, Pour15minutesdamour
벤츠 본사가 있는 슈트가르트(Stuttgart)에서는 벤츠를 흔히 볼 수 있고, BMW본사가 있는 뮌헨(München) 에서는 BMW를 더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BMW와 관련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걸 보면, 뮌헨 사람들에게는 BMW는 자랑거리이자 생계 수단이다.
BMW 본사는 시내에서 북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25분 거리에 있다. 오래된 건물들을 지나 올림픽 공원까지 올라가면, 탁 트인 시야와 함께 웅장하게 나타나는 회색 건물들이 꽤나 인상적이다. BMW 박물관과 전시장(Welt)이 다리 기둥을 사이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데, 마치 그 모양은 그릇과 접시 같았다. 에피타이저로 박물관에서 숨은 가치를 접한 소비자가 메인으로 전시장에서 직접 시승한 후 계산할 수 있게 유도한 전략일까?
박물관에서 전시장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며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흥미로운 몇 가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정서적 소통 키네틱 조형
박물관에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아트컴(ART+COM)이 디자인한 키네틱 조형물이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천천히 흘러내려 가는 부드러운 곡선과 반짝이는 은색 볼이 BMW의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오차 없이 일정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전의 한 땀 한 땀의 노력과 엔지니어의 수고를 보여준다. 총 741개의 볼이 규칙성 가지고 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넋 놓고 보다 보면 어느새 세 종류의 BMW 자동차 모양이 완성되는데, BMW 생산 과정을 우아한 예술로 표현하며 고급스러움을 극대화 시켰다. 아트컴은 다양한 키네틱 작품을 만드는 디자인 회사로 베를린에 자리하고 있다.
1950년대의 아이콘, 이세타 (Isetta)
굴러가는 달걀 (rolling egg) 이세타 (Isetta)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다음 영상과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세타는 50년도에 유럽에서 사랑 받았던 귀여운 미니카이다. 밀라노의 한 회사가 개발하던 차를 BMW가 인수해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고 하는데, 파산 직전의 BMW를 살린 이 차의 최고 속도는 85km/h 이고, 245cc 모터사이클용 엔진은 12마력의 힘을 낸다고 한다. 지금의 경차 반만 한 크기에 생김새가 마치 달걀같이 동글동글해서 롤링에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신기하게 문 손잡이는 차 앞에 있는데, 차 문을 열면 바로 핸들이 보이고, 앞 좌석은 구분 없이 세 명까지 앉을 수 있다. 차 뒤에는 트렁크가 따로 없이 차 밖에 자전거처럼 짐을 놓을 수 있는 받침대가 구분된 모습이 꽤 빈티지 하다. 그 당시 주차하기 어려운 점을 보완해, 저렴한 가격과 작고 아담한 디자인으로 최초의 미니카를 선보이며 젊은 사람들에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전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셔터 세례를 받았으니, 그 인기에 부응하듯 전시 공간은 이세타의 역사로 꾸며져 있었다. 그 당시 소위 잘나가는 젊은이들이 이세타를 타고 피크닉을 가는 모습, 이세타 동호회가 단체로 캠핑 가는 모습, 젊은 부부의 여행 사진, 이세타에 탑승한 엘비스 프레슬의 모습까지, 젊음의 아이콘으로 당대에 큰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음을 입증해 주고 있었다. 지금도 귀여움을 독차지하듯 전시장에 가면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탑승할 기회를 노리는데, 특별히 사진을 찍어주는 직원까지 있다. 때 마침 덩치 큰 독일 아저씨가 이세타에 탄 모양이 꼭 끼는 옷을 입은 양 어색해 보여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오늘날 이세타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2010년 경매에서 이세타는 43,000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이 제품에 마음을 뺏긴 사람들을 달래기라도 할 셈으로 토이카(toy car)를 인터넷에서 팔고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자.
오랜지 렙소디, 삼대 BMW 슈퍼카 가족
박물관의 피날레, 오랜지 랩소디라는 콘셉트로 삼대 슈퍼카 가족이 한 자리 모였다. 터보는 1972 파울 브락(Paul Bracq)의 작품으로 그 당시 람보르기니와 협업한 디자인 혁신 제품이고, M1은 터보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조르제토 주지아로 (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한 당대 최고의 클래식 스포츠카, 그리고 M1의 30년 출시 기념으로 제작된, 2008년 M1 오마주 콘셉트카(M1 Hommage)이다. 과거의 슈퍼카를 3대째 계승하며 트랜드와 기술에 맞춰 발전시킨 그들의 장인 정신이 오늘날 BMW를 더 가치 있게 하는 것 같다. 시대를 막론하고 삼대가 비슷한 분위기로 강렬한 자태 뽐냈지만, 트랜드 적으로 조금씩 달랐는데, 특별히 2010년형 M1 오마주를 보면 끊어짐 없는 깨끗한 선 처리와 우아한 굴곡, 특히 뒷 선이 관능적으로 흘러내려 가며 양 끝 점에 포인트를 준 것이 큰 차이였다.
과거의 트랜드는 가죽 또는 고급스러운 재질로 포인트를 주거나, 다양한 고급 재질을 사용하여 품질을 높였다면, 현재의 트랜드는 하나의 조각처럼 유선적 라인을 강조하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그 안의 캐릭터를 부각한다. 1999년 BMW Z9 GT를 살펴보면 하나로 떨어지는 라인과, 앞 부분의 강렬한 스타일링을 통해 상어처럼 카리스마적 성격과 부드러운 라인으로 럭셔리함을 강조하였다.
자동차 디자인을 넘은 고급 서비스
현재 BMW는 디자인 뿐 아니라 자동차를 주문하면서 타는 그 과정의 가치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 중 한 예는 유러피안 핸드오버 서비스이다. 유럽에서 자동차를 사면 뮌헨행 비행기 항공권을 받아, 자동차를 BMW 본사에서 직접 전달 받게 된다. 소비자는 BMW의 고장 뮌헨을 방문하고, 박물관에서 BMW 가치를 사고, 공장 견학을 통해 안정성에 신뢰를 얻은 후, 새로운 도시에서 드라이브 하는 특별한 경험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섬세한 디자인 적 터치는, 전시장에서 키를 받고 운전해서 나가는 순간이다. 전시장을 돌며 내려가는 긴 운전 시간 동안 그 설렘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겨 주고자 하는 BMW의 배려 적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BMW는 단순히 자동차를 파는 개념을 넘어, 그 역사와 브랜드의 가치 그리고 본 고장 독일을 포함한 경험적 서비스(Experience service)를 제공하면서 브랜드의 럭셔리함을 극대화하고 있다.
마치며
BMW는 엔지니어의 이성과 디자인의 감성이 가장 적절하고 균형 있게 섞여 있다. 무엇보다 역사 속에는 세기에 걸친 수 많은 사람들의 숨은 땀과 노력이 있었고, 클래식을 존경하고 계승하려는 독일인들의 자세가, 지금의 진중 하고 강한 브랜드, BMW를 만들었다. 그들은 지금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럭셔리함을 키워드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최상의 서비스를 향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