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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런던을 달리는 자전거

김도영 | 2011-12-12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운동기구,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프레임, 안장, 헬멧, 바구니 등등 자전거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에 디자인적 가치까지 첨가되고 있다. design(디자인), eco-friendly(환경), well-being(잘 사는 것)을 생각하는 21세기형 가치관에 딱 들어맞는 object로 진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미 자전거가 항상 우리 곁에 있었던 물건임에도 최근 들어 다시금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 │ 김도영 영국 통신원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필자가 몇 번 영국 친구들에게 ‘너희 나라의 지하철은 너무 좁고 답답해, 선진국이라면서 왜 그래?’ 라는 식으로 물어보면 ‘100년 전에 만든 거라서 그래’ 라며 자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한다. 그렇다. 좁고 낮고 답답하고 오래되었지만, 100년 전에 만들었단다. 그렇게 오래 전부터 신경 써온 만큼 런던의 대중 교통 시스템은 훌륭하다. 또한 ‘Tube’, ‘London Red bus’, ‘Train’, ‘Tram’ 등등 교통 수단 역시 다양하다. 그런 도시에서 몇 년 전부터 또 하나의 교통 체계로 자전거를 보편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엿보이고 있다. 바로 ‘London Barclays Cycle Hire’. 과연 어떤 방법으로 자전거를 보편화 시키겠다는 것인지 알아본다.



이 자전거 정책은 Boris Bikes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Boris Johnson’이라는 이름의 런던시장 때 시작된 정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Boris 시장은 자전거 타기를 매우 좋아하고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단다. 앞에 리무진이 가고 뒤에 Boris가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확실한 이야기 인지는 몰라도 자전거타기를 사람들에게 권장하기 위해 리더로써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 때문에 자전거 도로를 이곳 저곳에 지었다고 자랑하는 정치인들과는 분명 다르다는 느낌이다.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는 것은 먼저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지, 큰 돈이 드는 도로를 먼저 건설 해놓고 자전거를 타라고 권장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BCH (Barclays Cycle Hire)는 현재 6,000대의 자전거와 400개의 주차소가 런던 시내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고, 지금까지 40억 건 이상의 이용횟수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 정책을 계획하고 자리잡게 하는 데에 약 6년 정도의 시간과, 우리 돈으로 1조 4000억 원의 경비가 예상된다고 한다. Barclays라는 이름은 영국의 Barclays라는 은행이 이 정책 경비에 큰 부분에 기여를 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로고도 은행의 로고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BCH 웹사이트에는 Journey planner가 있어, 출발지점과 목적지의 주소를 넣으면 안전한 루트를 추천해 준다. 이 Journey planner는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으로도 마련되어 있어 이동 중에도 사용 가능하고, 언제 어디서든 가장 가까운 주차소가 어디인지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전거족들의 안전을 위하여 Cycle training을 해 주는 것도 BHC정책 중 하나이다. 각 Borough (우리 나라로 치면, 구 개념과 비슷하다)에 따로 신청을 하면 일정 금액을 내고 훈련을 받는다. 어른과 어린이로 나뉘어 진행되며, 도로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는 방법과 경로탐색, 자전거족들을 위한 도로 규칙 등을 알려준다.

Barclays Bike와는 별개의 이야기 이지만, 런던의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가지 빼놓지 않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Tweed Run이라는 이벤트로 영국의 전통적인 Tweed suits를 입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자전거를 타고 런던시내를 지나는 행사이다. 온라인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데 자리를 얻기가 무척 어렵다. 이 행사에 관해서만 이야기해도 하나의 기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2012년 행사에는 꼭 참석하여 그때 자세한 내용을 쓰도록 하고, 여기서는 자전거족들을 위한 이런 행사가 런던에 있다는 정도로만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자전거 예찬을 아무리 한다고 해도 런던이나 서울과 같이 혼잡한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이 항상 차보다 우선인 런던도 자전거를 타는 것이 결코 안전하지 만은 않으며, 지금도 사고가 적지 않게 일어난다고 한다. 필자조차도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전거를 구입해 놓고도 잘 타게 되지 않는다. 런던에서 사고 위험도가 높은 장소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각별히 주의 할 것을 뉴스를 통해서도 알리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부분은 자전거 정책에서 중요하게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안전에 대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BHC로 인해 런던의 자전거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자전거가 환경을 위해서나, 개인 건강을 위해서나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이야기다. 안전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이 나오기란 쉽지 않을 테지만, 자전거가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환경, 교통 문제에 대처하는 괜찮은 대안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마지막으로Barclays Bicycle 공식 웹사이트와,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블로그 몇 곳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Barclays Bicycle 공식 웹사이트 http://www.tfl.gov.uk/roadusers/cycling/11598.aspx
I bike London http://ibikelondon.blogspot.com
Riding Pretty http://ridingpretty.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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