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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VITRA COMPLEX GUIDED TOUR

김수진 프랑스 통신원 | 2007-03-27



Frank  O. Gehry, Zaha Hadid, Nicolas Grimshaw, Antonio Citterio Tandao Ando 등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설레이게하는 이들의 건축물들을 걸어서 3분 거리마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 곳을 성지 순례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또는 디즈니 랜드에 놀러 가는 신나는 기분으로 방문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곳이 실제 존재할까? 대답은 YES!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지역에 접해 있는 독일의 Am Weil Rhein에 Vitra Complex로 존재한다.

Vitra는 1943년이래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과 앞선 테크놀로지를 자산으로 하고 있는, 명품 사무가구 브랜드로서, 그 동안 디자인의 클래식이라 불리울 만한 가구들만을 주로 생산하였으나  2002년 이래 Erwan, Ronan Broullec 형제와의 협력으로 젊은 감각의 콜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2004년엔 Vitra 홈 라인을 신설, 그들의 활동 영역을 넒이고 있는 스위스 브랜드다.

또 Vitrta는Charles & Ray Eames를 빼놓고 브랜드 역사를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과의 오랜 협력과 친분으로 유명하며, 1984년에는 이 디자인 대가 커플의 상품을 유럽과 중동지역에서의 생산 판매,관리할 권리를 갖게 된다.

또한 그들이 운영하는 디자인 박물관과 디자인 워크샵, 그리고 세계 유명 건축가들의 손에 의해 세워진 Vitra 단지 등은 그들의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충분히 증명해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이 그들의 경쟁사격인 Knoll, Herman Miller 사 등의 브랜드와 차별화를 가능하게 한다.

취재 ㅣ김수진 프랑스 통신원 (luckyfille@daum.net)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Vitra 단지를 찾아가보자.
스위스 바젤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들어가다가 Vitra 정거장이 보이면 내린다. Eames의 철사의자를 이용해 만든 버스 정거장은 Jasper Morrison 이 디자인을 맡았다. 버스에서 내려 발을 내딛게 되는 거리 이름마저도 Charles-Eames-Strasse! 이 정도면 Vitra complex 가 미키 마우스 대신 Eames를 마스코트로 앞세운 디즈니 랜드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어찌되었든…  Charles-Eames 거리에 들어서면 Vitra design Museum, Conference Pavillion , Fire Station 등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이지만  거리상 훨씬 가까이에 있는 표지판 보다, 우리를 첫 눈에 압도하는 것은 드넓은 초록 잔디를 깔고 앉아 눈부시게 하얀 살빛을 뽐내고 있는 Gehry의 작품인 Vitra Museum이다. 그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주위환경까지 비트라 제품의 외관 특징을 보여주듯이 간결하고 모던한 선과  색뿐이다.

Vitra디자인 단지를 방문하는 방법은 Vitra Museum에서 주관하는 단체견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투어는 하루에 두 번 12시와 오후 2시에 있으며 독일어로 진행되지만 관람객 중에 외국인이 많을 경우에는 영어로 진행되기도 한다.


비트라 단지는 1981년에 대형 화재를 겪은 이후로 새로 건물이 들어설 때마다 세계 각국의 건축가들에게 그 설계를 맡기게 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첫 견학 코스는 Gehry의 complex 건물. 아쉽게도 내부 견학은 불가능하지만 그 아쉬움은 Museum을 방문하면서 채우기로 한다, 맞은 편으로는 Jean Prouvé의 주유소가 보이고, 그 다음으로는 영국의 하이테크 건축가 Nicolas Grimshaw의 공장이 보인다. 간혹 눈에 띄는 공장 사람들과 트럭만 아니었다면 공장단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조용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과거 Vitra단지에 큰 화재가 있었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주위 마을들이 아직 발달하지 못 한 상태여서 당시 신속한 불길 진압을 할 수 있는 소방인력이 충분치 못 했다고 한다. 그 후로 비트라는 자체 소방서를 짓게 되었는데 그것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축가 Zaha Hadid 의 첫 프로젝트가 되었다.


건물은 2층으로 되어있으며, 일층엔 소방차고, 라커룸, 샤워실, 화장실이 있으며 2층엔 부엌과  열린 형태의 다이닝 룸이 갖추어져 있다. Philippe Starck의 의자를 제외한 테이블, 부엌, 정원의 조각 등 건물 안의 모든 것이 Hadid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다이닝 룸과 연결된 테라스에 나가 건물을 보고 서면 멀리 작은 마을이 보인다. Zaha Hadid는 이 풍경을 살리려는 의도로 건물을 더이상 높이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건축가의 사용자에 대한 배려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모든 문, 벽과 바닥은 90 도 직각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약간씩 기울어져있으며, 2층으로 향하는 계단까지 사람들이 사용할 때마다 살짝 움직인다. 그 움직임은 사용자에겐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지만 눈으로는 확인 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Hadid의 현재의 작업에서도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특징이다. 이 건물은 더이상 소방서로 쓰이지 않고 있는데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기울여진 벽과 바닥 때문에 소방수들이 두통을 앓아 모두 나갔다고 하지만 소방서가 그 기능을 잃은 진짜 이유는 주위 마을에 큰 소방서가 들어서면서 Vitra가 전용소방서를 갖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어느 쪽을 믿을 지는 각자의 선택에 맡기겠다.


한때 소방차가 주차되어있었을 공간에, 현재는 Vitra design Museum의 소장 100개의 의자가 상설 전시되어 있다. 이 콜렉션은 100 Masterpieces라고 불리며, Vitra Design Museum의 소장품으로서 Vitra 가 직접 생산을 하는 제품 뿐 아니라 Rietveld의 red /blue, Mies van der Rohe의 Barcelone 등과 같은 디자인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아이콘격의 의자들을 모아놓은 콜렉션이다.
전시순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연대별로 되어있으며, 그 덕분에 시대에 따른 실내가구의 재료와 형태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Hadid의 소방서를 뒤로 하고 견학 마지막 코스인  Tadao Ando의 Conference Pavillion으로 향해보자. Conference Pavillion 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뮤지엄 건물을 에워싸고 도는 보도블럭을 따라 걷게 되어있는데 이 보도블럭의 폭이 두 사람이 걷기에는 조금 불편할 정도로 좁게 만들어져 있다. 이것은  혼자서 명상하듯 또는 예술품을 감상하듯 Gehry의 건축물을 모든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었다고 한다. 가이드는 내내 이 건물만은 ‘건물’이라는 단어 대신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부를 만큼 이 건축물에 대해 갖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드디어 명상의 길 끝이 닿는 곳에 미팅과 세미나를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Conference Pavillion이 보인다. 이 건물은 일본 밖에 세워진Tadao Ando 의 첫 건축물이다. 외형은 콘크리트로 되어있고 직사각형 패턴의 반복이 돋보인다. 이는 다다미의 스탠다드 사이즈를 형상화 한 것이며, 건물의 크기는 건물 바로 앞 정원에 있는 벚꽃나무를 기준으로 해서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나무의 키보다 높이 올라가는 건물보다는 지하로 내려가는 건물 구조를 택했다. Pavillion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부견학이 가능하다.


내부의 미팅룸들은 모두 Vitra의 가구들로 꾸며져 있으며 Eames의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고가의 가구를 만져보고 직접 앉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1층에 있는 각각의 미팅 룸에서는 큰 창을 통해 건물 밖의 풍경이 보이게 되는 데 그 풍경이라는 것이 차도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쉽게 부정적인 요소로 전락할 수 있는 차도를 어떻게 긍정적인 요소로 끌어올렸는가 하는 것이다.


이 영민한 일본인 작가는 차도와 건물을 수평으로 놓지 않고 비스듬하게 배치하고 건물의 담 높이 를 알맞게 이용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들이 마치 pavillion의 담 위를 트랙삼아 달리는 장난감 자동차들처럼 보이게 했다. 미팅룸에 있는 사람들은 이 재미있는 광경을 보기 위해 차가 지나가는 순간을 기다리게 된다. 물론 간이 회의실을 뺀 모든 회의실은 방음시설을 갖추고 있어 차소리로 인한 소음은 느낄 수 없다.

지하층에는 콘크리트 마당을 갖췄는데 이 역시 전형전인 일본 건축 스타일로 마당에서는 외부의 환경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는 마당 내의 인위적으로 정원을 꾸미는 대신 지상층과 지하층을 연결하는 통창에 지상 정원에 있는 나무의 모습이 어둡게 비춰지게 함으로서 지하마당 외벽 콘크리트와 어울리는 그래픽적인 자연을 재현했다.


지하 마당엔 테이블과 의자만 있을 뿐 그 흔한 화분 하나 없다. 유리에 비친 자연으로 충분한 데코가 된다는 건축가의 생각을 담아 그 이상의 장식을 덧붙이지 않았다.



이렇게  가이드 투어는 끝이 났다. 자 이제 Gehry의 유럽땅에서의 첫 건축물인 Design Museum으로 가보자. 입구로 들어가면 정면에서 전시가 시작되고 왼쪽엔 작은 카페가 있어서 2시간의 걸친 견학으로 조금 피곤해진 다리를 쉴 수 가 있다. 이 카페엔 비트라 에서 출간한 디자인 책들도 구비가 되어있다. 코트체크는 따로 없고 카페 반대쪽으로 화장실 앞에 Eames의 옷걸이가 걸려있다.


뮤지엄의 세노르래피는 역동적이다. 공간의 상하를 이용하는 모습이 뮤지엄 건물과 닮아있다. 이 건물의 내부는 1층은 높이가 약간 다른 두 공간으로 분할되어 있으며, 멘자닌 식의 작은 2층이 있다. 전시 공간이 그리 큰 공간은 아니며, 벽에 난 창은 없지만, 천장으로 들어오는 자연광덕분에 내부는 충분히 밝다.

뮤지엄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Vitra Shop도 놓치지 말자. George Nelson 의 시계와 같은 디자인 소품을 구비하고 있으며,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든 Vitra Edition의 디자인 책들도 있다. 그 외에 어린이용 Panton Chair나 Noguchi의 스툴 등을 살 수 있고, 의자의 부피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100 Masterpieces 의자 미니어쳐도 판매중이다. 그렇지만 가격까지 미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소100 유로에서 시작해 400유로 이상까지 하는 모델들도 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안 사면 또 어떠한가 ? 보기만 해도 뿌듯해 지는 마음이 있는 것을!

참조사이트 : www.design-museum.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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