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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그대 아직도 디자이너를 꿈꾸는가?

정글통신원 | 2005-06-28



유명 디자이너는 어떻게 될 수 있는 것일까? 전세계 디자이너와 대중이 극찬하는 필립스탁, 그가 말하는 디자인 세계를 들여다보자. 




전 세계가 극찬하는 필립 스탁, 그는 누구인가?


이 시대 최고의 산업디자이너인 필립 스탁은 194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항공기 디자이너였던 아버지를 둔 덕에 설계 보드나 톱질, 커팅, 풀칠 등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리에 있는 Ecole Nissim de Camondo를 다녔고, 공기로 부풀려 새로운 틀을 갖추는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디자이너 외길을 걷지 않아서인지, 그 누구보다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제품을 내놓곤 한다.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 프랑스의 유명 나이트 클럽인 la main bleue 와 les bains-douches의 실내를 디자인하면서부터다. 이 곳의 독특한 인테리어가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1982년에는 프랑스의 프랑수와 미테랑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엘리제 궁의 스위트 룸을 디자인하도록 지시를 받기도 했다. 



이후 유명 호텔 인테리어는 물론 가구 및 생활 용품 디자이너로서 이름을 널리 떨치게 되었는데, 도쿄의 마닌(manin, 1985)이나 마드리드의 떼아트리스(teatriz, 1990)와 같은 레스토랑들을 비롯하여 1984년에는 프랑스의 카페 코스테(costes)의 인테리어를 디자인했다.



사진1. 톰슨사의 제오 TV


사진2. 플로스사의 총 컬렉션



필립 스탁은 생존하는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디자인 분야의 경계를 무너뜨린 디자이너이며, 문화적 도발을 일삼는 많은 작품들을 통해 우리의 생활 전체를 변화시켜 놓은 디자이너이다.



작은 디자인 혁신만으로 우리의 생각과 생활을 변화시키는 필립 스탁,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고 작업하며,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그가 던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다양하고 이채로운 생각을 많이 하는 당신,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새로운 혹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기 위해, 하루 종일 머리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하루종일 모든 사물에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면, 혹은 모든 행동에 애정을 가지고 행하면 늘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이죠.

영감을 얻기 위해 자주 보는 책이나, 자주 듣는 음악이 있나요?
따로 없습니다. 그 어떤 것이라도 좋겠죠. 하지만 획일적인 레퍼토리를 이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것 같군요. 저는 어떤 음악이라도 어떤 책이라도 편견을 두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얻기 위한 뉴스는 주로 어떤 경로로 접하나요?
저는 여러 채의 집과 풍족한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생활하는 곳은 무인도와 비슷한 곳입니다. 인적이 없는 섬에서 가족과 단란하게 살고 있지요. 때문에 새로운 뉴스란 필요 없습니다. 단, 과학 잡지들은 좀 봅니다. 정말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지요.



어렸을 때는 무엇이 되고 싶으셨나요?
아무것도요. 저는 막연한 미래를 두려워한 적이 없습니다. 어떤 직업이 더 멋있고, 어떤 직업이 더 하찮은지 구분 짓지 않았어요. 단,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을 때 하며 산다는 생각이 있었지요.

프로젝트가 있을 때 주로 어디서 작업을 하시나요?
바다 앞이라면 어디든지요. 내 눈을 가리는 높다란 빌딩과 키만 멀대 같이 큰 포플러 나무가 없는 곳을 선호합니다. 그런 곳은 바다밖에 없더군요.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곳입니다. 분명 하나의 존재인데, 시시각각 수천 개의 모양으로 변하지요. 


사진3. 에메코사의 허드슨 흔들의자


사진4. W.W. 스툴은 본래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에서 상상 속의 사무실 환경에
          나오는 소품으로 디자인 된 것임.
사진5. 파리의 식당 “kong”을 위해 디자인 된 카르텔사의 루이스 고스트



다른 디자이너들과 본인의 작품에 대해서 의논을 하시나요?
절대요. 디자이너들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두고 싶군요. 디자이너는 뛰어난 안목을 지녔지만, 동시에 어리석은 안목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지요.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며, 대중의 즐거움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인류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을지 20년 동안 고민하고 있지요.   


 


당신이 작업했던 것들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특정 작품에 한해서 남다른 애착을 두고 있지는 않아요. 단, 지금 저의 관심사는 온통 다음 작품을 향해 있지요.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유로운 감성으로 다음 작품을 자유롭게 만들 겁니다.


 


본인의 작품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되었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진화되었다고 볼 수는 없어요. 다만 더욱 솔직해졌지요. 단,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는 싶어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것은 ‘아름다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에요. 문화적 개념의 미를 인간적 개념의 선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진6. 퓨마사의 신발
사진7.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광 마우스

생활 용품부터, 인테리어,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죠?


이유는 없어요. 패션에 따로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요. 단, 저는 친구들을 위해 옷을 만들어주는 것을 좋아해요.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운 생활 공간을 만드는 작업도 꽤 재미난 작업이지요.



디자이너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충고 한 마디 해주세요.
디자이너를 꿈꾸지 마세요. 특정 직업인을 꿈꾸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지요. 확실한 무언가가 되고자 할 때 많은 시행 착오와 주변의 여건들은 디자이너를 포기하게 만들거든요. 당연히 우리 사회는 좋은 디자이너를 잃게 되는 것이구요. 단,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이 무엇이던지 쓸모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즐겁게 일하세요. 스스로 즐거워 하는 일에 몰두하세요. 그것이 디자인이던, 경제학이던 상관없어요. 즐겁게 일하면 분명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요, 사람들은 그 결과물에 얼마나 많은 즐거움이 녹아 있는지 읽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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