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3
참진이슬로에 숨겨진 디자인적 장치
참진 이슬로는 '하늘천 따지' 식의 쉬운 연상법에, 진로라는 브랜드명을 처음 제작한 초대회장의 의도를 십분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여기에 대나무 숯으로 여과한 속성을 네변을 둘러친 대나무 무늬로 충분히 시각화해 나타냈다. 진한 녹색을 고수하는 그린 소주와 차별되는 엷은 녹색으로 디자인을 끌고 나간 점도 신선하고 깨끗한 이미지와 효과를 배가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명에 두 가지 색상을 사용함으로써, '참이슬', '진로' 라는 각각의 단어로 읽히게 장치를 했다는 점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출시 2달만에 2천만 병 판매를 돌파했고, 현재도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타고 있다. 디자인과 네이밍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히트 브랜드 네임의 산실, 크로스포인트
참진이슬로로 또한번 대박을 터뜨린 크로스포인트는 직원이 10명도 안되는 BI 전문 디자인회사다. '86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꾸준히 BI 작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가고 있다. 대표인 손혜원 씨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네이밍 작업은 회사 매출의 30%에 달할 정도로 이 업체에게 있어 중요한 분야다. 얼마전에는 본격적인 네이밍 프로젝트를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네이밍에 대한 집중도와 관심을 볼 수 있는 단면이다. 초기에는 의류 브랜드 네이밍 작업을 했었지만, 요즘은 두산, 샘표 같은 기업의 신제품 네이밍과 리뉴얼 작업에 주로 참여한다. 그동안 경주보문관광단지, 동방플라자, 한국 방송공사 등의 CI 작업과 150여 개의 네이밍 작업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브랜드 네이밍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손 대표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직관력, 통찰력, 상상력을 가지고 네이밍과 디자인과의 상관관계를 잘 찾아내는 것, 즉, 언어가 갈 수 없는 부분을 디자인으로 나타낼 수 있는 능력과 창조성이 가장 중요하죠. 그것이 디자인의 핵심으로 나아가는 방법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