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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2004-01-20


까페라떼, 메일유업 엡솔루트, 풀무원 녹즙 선프로그램, 월간지 ‘생활 속의 이야기’, 현대백화점 CI, 김치박물관 CI, 최근의 편의점 아이스크림박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맛있구마’ 등등
나열한 리스트의 공통점은 대중들에게 이름만 대어도 그 디자인을 떠올릴만큼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모두 CD’s association(이하 씨디스)의 포트폴리오라는 것!
CD’s association.
회사명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1991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14년을 맞이하고 있는 디자인회사다.
하루에도 몇 백개의 디자인회사가 생겨나고, 또 문을 닫는 국내 디자인업계의 시장 속에서 14년이라는 지속과 함께 이만큼 국내 산업에 디자인의 장을 열어 놓은 회사가 우리에게는 그리 많지 않기에, 디자인철학, 경영마인드 그리고 성공전략에 대한 궁금함을 안고, CD’s association(이하 씨디스)의 이영희 대표를 만났다.
낮은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 잘 정리된 책상 그리고, 정면에 걸려있는 르네 마그리드의 작품. 전체적으로 정적인 그 하얀 정사각 공간에 따뜻하고 넉넉한 이영희 대표가 강한 임펙트를 가지고 있었다.

“ ‘디자이너성공시대’라는 코너는 ‘디자인 전공 출신의 분들이 자사를 운영하시는 경영 철학을 중심으로.. “ 이렇게 코너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기자에게
“전 경영 안하고 있습니다.
경영도 디자인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경영을 잘하고 싶으면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면 됩니다.
전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라고 답하는 이영희 대표와의 1시간동안의 인터뷰는 더 이상 인터뷰가 아니었다.
우리의 디자인을 이끌어왔고, 1인의 디자인 작업보다는 우리들의 디자인 도약과 디자인회사의 방향을 고민하는 국내 선구적 디자이너의 또 다른 제안과 실천이었다.


취재 | 이정현기자 (tstbi@yoondesign.co.kr)






대학을 졸업할 당시, 디자인의 꽃은 ‘광고디자인’이라고 생각했었던 그는 광고회사에 들어가서 광고디자인을 접해보니, 매체를 다루는 것과 디자인 아트웍을 다루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현대백화점 디자인실로 이적하여 패키지 및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이 하고자 했던 디자인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 후 10년 동안 조직생활을 통해 ‘디자인’에 조직의 힘을 더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1994년부터 씨디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이 대표는 개인 보다는 조직이 아웃풋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에게 실패를 최소한으로 제안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개인의 능력을 개발하고, 이것이 조직으로 움직여져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조직에서 디자이너로 성장하길 권하고 있다.

요즘은 툴이 발달하여 그럴싸해보이는 이미지를 곧 잘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이고,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을 한 경험에서 가장 잘 나옵니다.
이를 잘 엮어 사회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자신의 감각을, 자신의 디자인을 조직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며
혼자 나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지쳐버리고 성공도 하지 못합니다.
조직에서 ‘인내’, ‘참을성’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또 다른 조직의 재능을 발견해 내기 위해서라도
디자이너들이 혼자 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대표는 5년 이상의 조직생활을 한 디자이너들에게 관리자로 혹은 경영자로 변신하기를 강요하는 더 이상 디자이너이기를 요구하지 않는 우리의 디자인 사회를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자신의 회사를 운영할 때도 여전히 직접 디자인을 하며, 경영자가 아닌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본보기로 제안하고 싶어한다.


업계에서 혹은 현장에서 10년의 디자인 경력이 생기면
이제는 디자인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됩니다.
우리는 환경에 의해서 관리를 요구합니다.
그게 아까운 일이죠.
이제야 그 동안의 쌓아온 노하우를 펼치며 자신의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는데
자리에서 펜을 들고 작업하고 있는 디자이너를 무능으로 몰아치는 현실이죠.
그리고, 디자이너 자신들조차 더 이상 디자인을 하지 않고, 다른 영역을 보는 것 또한 아쉽습니다.
왜 우리 나라에는 ‘스타 디자이너’가 없는 것일까요?
연예계에는 스타가 있는데.. 외모 혹은 장기로 인기를 얻었다가 연기 혹은 노래로 인기를 가져가다보면 어느새 ‘저 친구는 연기를 참 잘해’라는 말을 듣는 스타가 있는 것처럼
디자이너도, 그만의 재능으로 주목을 받다가 진정 디자인을 알게 되어 ‘히트작품’을 만들게 되어 스타디자이너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에는 디자인 마인드를 가지고 이끌어가는 디자이너, 아트디렉터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아트디렉터 클럽 등이 활성화되어, 서로 격려해주고, 서로의 자부심이 되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대표의 씨디스 철학은 “Have Fun, Make Money, Innovation”이다.
Have Fun
작업이 즐거워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즐거워야 한다.
힘들더라도 하고 나서 즐겁고, 뿌듯하고 그래야 한다.

Make Money
작업은 즐거웠는데, 돈은 없다.
다음 작업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은 안 된다.
잘사는 디자이너를 만들고자 한다.
디자인으로 다른 사람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데, 디자이너가 잘살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벌고, 회사가 벌고, 나중에 클라이언트가 돈을 버는
그런 작업을 해야 한다.

Innovation
70~80%의 확신이 담긴 혁신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변화는 작아도 상관없다.
시작하는 변화이다.
있는 것과는 다르게 시작해 보겠다 하여 시작하면 그것이 모여 크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씨디스는 2003년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씨디스 어워드
2003년에 씨디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들을 각각 담당자가 준비하여 클라이언트와 씨디스 직원들 앞에서 다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이 중 우수 프로젝트, 디자이너 상을 수여한 행사다.
잘못된 점, 아쉬운 점들을 평가하고, 상이라는 칭찬으로 다시 북돋아주어 내일을 위한 더 좋은 퀄리티를 내기 위한 정점이 된 듯하다.
이번 'Winner of year, 2003'에는 디자인1팀의 윤혜진 팀장이 진행한 롯데제과의 '맛있구마'가 선정되었다. 이대표 개인적으로 작년에 가장 기억 남는 작업으로도 ‘맛있구마’를 꼽고 있다. 그 이유인즉, 딱 500원짜리 디자인답다는 것이다. ‘맛있구마’라는 브랜드명과 제품의 성격을 나타내는 브랜드디자인과 패키지에 쓰인 그 칼라들이 딱 ‘답다’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디자인의 맛’이 아닐까 싶다.



디자인은 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씨디스는 아직도 디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어떻게 하면 잘하는지 노력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씨디스의 냄새가 지역적인 것이 아닌 한국적인 냄새가 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비단 단청, 태극 이런 것만이 아닐 것이다.
몇 해전 상하이, 타이완, 도쿄, 서울에서 패키지 교류전을 했었습니다.
같은 동양이지만 각기 다른 이 나라들은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서울의 패키지들을 보고 “너희들은 왜 이리 자유스럽냐”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만큼 표현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이기도 하나, 한편으로 ‘정체성이 없다’라는 그런 불편함이 느껴졌었습니다.
우리가 가지는 철학, 그것이 경쟁력임을 알기에 씨디스의 철학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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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는 다시 끼울 수 있다. 인생은 다시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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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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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도 좋다. 화려함 보다는 우아함이 더 좋다

Handicap
디자이너에게 변덕스러움은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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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jumpping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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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시간은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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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제시와 실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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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답게 보이고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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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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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직일 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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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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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 life도 즐기자

Revolution
작은 균열이 댐을 무너 드린다. 조그마한 다름에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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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것이 흔적이다. 부끄럽지 않게 하자

Useful books
다다익선 많이 보고 많이 읽자

Vainness
가금은 잃는 것이 얻는 것이다. 무소유처의 삶도 추구해 보자

Weekend
늦잠 자고 싶다

Xanthippe
무관심 보다 낫지 않는가

Young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 잘 닦아 빛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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