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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설계에 대한 집념...생산적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2003-02-12

튀는(?) 디자이너를 처음부터 거부하는 듯한 김부곤의 작품을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그는 화려함보다는 충실함에 더 비중을 둔다. 작가로서의 욕심과 많은 디자인 요소들을 철저히 거르고 정리하여 추출된 결정체를 보여주려 한다. 작가 개인의 감각적이고 즉흥적 디자인을 지양하고, 객관적 공감대를 도출하려는 흔적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그의 작업 과정이나 사무실 운영원칙에서도 찾을 수 있다.... 류호창 실내디자인학과 교수...(청년작가독립전-김부곤의 작품세계에서)

새롭게 사옥을 지어 평창동 언덕 위에 자리잡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코어핸즈.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의 절충된 형식으로 기획된 코어핸즈 사옥은 김부곤 인테리어 디자인 인생의 집약체이다. 2003년 1월에 평창동으로 이사한 코어핸즈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부곤을 만났다.

송영미 팀장(zellan@yoondesign.co.kr)

“옛날엔, 유난히 만화를 많이 보았고, 만화 그리기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만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두 차례의 미대 입시를 실패하고 미대생이 되는 꿈을 접은 채, 군에 다녀와서 건축과에 입학, 늦은 대학 공부를 했습니다.
“80년 초에 대학을 다녔는데, 당시에는 실내디자인 관련 학과가 없었죠. 지금은 전문대를 포함해, 일반 대학이나 대학원 과정에 실내디자인 전공학과가 설립되어 있는데, 이것은 80년대 중반 이후의 일입니다. 그래서 그 이전에는 건축과, 공업디자인과, 산업디자인과 혹은 미술전공을 한 사람들이 실내디자인 실무를 했고, 저 역시 학부에서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의장이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진로를 쉽게 결정할 수 있었고 이후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디자인 실무를 시작한 곳은 동숭동에 위치한, 대표적 파벽돌 건물인 토탈디자인. 지금과 비교를 하면 당시 그곳은 매우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김수곤 대표는 비교적 잘 적응했고, 디자이너로서 꿈을 키워나갔다. 처음, 몇 해 동안은 설계업무와 시공현장에서 공사 관리를 반복했는데, 그러면서 돈과 사람관리를 하는 일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지금까지 설계업무만을 전문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80년 중반, 대표적인 작업의 하나인 ‘신한은행 본점’을 비롯하여 몇 차례 중요한 프로젝트를 현상설계로 진행했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1990년 국내 최초로 설계전문회사로 설립된 민설계의 설계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그는 민설계에서 설계전문회사, 혹은 설계 전문화를 위해 많은 애정을 쏟았으면서, 3년 동안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고 이후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1992년 겨울, 6명의 식구로 ‘엑시스디자인’이란 상호를 내건 회사를 설립했는데, 대부분 현상설계에 의해, 비교적 규모가 있는 일들을 수행했고, 1997년 즈음엔 직원이 40여명 정도의 회사로 성장했다. 당시 그는 호텔이나 백화점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외국회사에 맡기는 국내 현실에 대해 도전하고자 했고, 그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규모에 맞는 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엑시스디자인에서는 40여명의 직원을 두고 일을 했으나 그 정도의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가 외부 활동에 비중을 더 두어야 했고, 그러다 보니 디자인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코어핸즈라는 회사로 바꾸면서 디자인 중심의 스튜디오 개념의, 조직규모를 10명 정도로 축소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자이너로서의 본래의 일에 충실히 하기 위해서였는데, 당연히 작업의 모든 방향과 중심은 최상의 디자인을 목표로 합니다. 지금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챙기고 있습니다.”

그는 조직, 체계, 관리보다는 자율, 일, 디자인을 더 중시한다. 이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서도 알수 있다. 디자인 퀄리티 유지, 시간과 약속 철저히 지키기, 클라이언트와의 인간적인 관계... 이 세가지가 김부곤이 가장 중시하는 일의 원칙이다. 시공업자로 전락하지 않고 디자이너로서 인정받기까지 지켜온 철칙이다.

“사무실 분위기가 말해주듯, 경영방식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 없습니다. 본래 관리업무나 경영에 관해 관심도 없고, 참으로 무지하죠. 의뢰받은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 외에는 회사의 모든 일상업무가 자유롭습니다.

고객과 약속한 시간은 철저히 지켜야 하고, 디자인 회사니깐 당연히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도 해야 하죠. 그래야 또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리고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시간과 자리만 지켜준다면, 이것으로 모든 것이 충분합니다. 엄격한 규칙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 이것이 디자인 회사의 가장 적극적인 운영방식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봅니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힘든 일은 고객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죠. 그동안 대부분의 일을 현상설계를 통해 수주하였고 이로 인해 약간의 돈과 경험, 실력을 얻을 수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특히 경쟁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은 처절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는 큰 보람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기와 기타 연주에 관심과 소질이 있었고, 성장해서도 주변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지냈다는 김부곤. 그는 이런 생활들이 대학시절에도 지속되어서 MBC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했고, 잠시 가수 활동도 했다. 또한 평소에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며 음반도 꽤 많이 소장하고 있다. 요즘엔, 가끔 잘 아는 선배가수의 라이브 카페를 찾기도 한다.

그는 또한 와인 매니아이다. 그의 신사옥 사무실에 마련한 스탠딩 바에는 언제든지 한잔 할 수 있는 와인들이 준비되어 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어떤 사장님을 통해 늦게 와인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열심히 와인을 마시고,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콜크스크류 등 와인 소품에 관심이 있고, 여행을 갈 때마다 새로운 소품을 열심히 사 모으고 있는데, 몇 차례 잡지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그의 취미는 스키. 스키를 타기 시작한지는 오래되었고, 지금도 스키를 정확하게, 잘 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그는 겨울 시즌에는 스키장에 자주 가는 편이라고 한다.

아트적인 디자인보다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생산적 디자인’을 실현해온 인테리어 디자이너-김부곤 대표의 앞으로의 계획은 그가 그동안 걸어온 궤적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듯하다.

“앞으로 10년 정도 더 일할 수 있을지, 아님 15년 정도를 더할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면 타이틀을 벗어버리고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그때가 되면,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고, 아이들을 위해, 조금은 품위를 지키며 살기 위해 약간의 돈도 벌어야겠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자연인, 디자이너로서 활동은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못다 부른 노래, 못다 그린 그림, 낚시... 소중히 간직했던 일들을, 생각들을 하나둘씩 이룰 수 있길 희망합니다. 그때를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미래의 삶을 제시하며 대우건설을 홍보하는 주택문화관은 안내 및 환영의 장으로 시작되는 직접적 기업홍보공간과 ‘새로운 시도-2000’, ‘신세대 소형-2005’, ‘한국적 세계관-2010’, ‘여가와 창조-2030’, ‘캡슐 하우스-2050’의 간접적 기업홍보의 공간(미래의 주택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욕실제품 전문회사 새턴기업의 신공장에 위치한 욕실 전시장으로서 선진적인 욕실문화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13개의 부스가 각 컨셉별로 전시되어 있다. Soft Modern, Neo Modern, Oriental Natural, Hightech Minimal, Luxury Minimal, Silver Natural의 분위기를 반영한 공간연출에 중점을 두었으며, 각 제품도 아름다우면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디자인 했다.

ZISES는 ‘美’를 재창조하는 공간으로서 단순한 기하학적 기본요소와 Mass, Layer를 통한 힘이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또한 물질의 순수성과 공간 요소요소에 마티에르를 느낄 수 있는 조형물들의 코디 및 간접조명의 사용은 공간의 고급스러움과 단순성에서 올 수 있는 공간의 얆음을 덜어주었고, 공간의 미적 효과를 내주었다.

김부곤은 아파트 설계작업도 많이 수행해왔다. 90년대 초만 해도 인테리어 디자이너라 하면 아파트 건물 내부의 벽지나 바르는 일 등의 간단한 작업을 한다고 생각했으나 최근엔 아파트 외관의 디자인까지 맡아서 할 정도로 그 역할과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96년 실내디자인학회 개최한 세미나에서 그는 ‘아파트 평형별 실내디자인’를 발표하였는데, 당시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 이슈를 불러모았었다. 최근에는 후미진 공간인 ‘욕실’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아파트의 Selling Point로 상승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는 욕실을 기본적인 생리욕구를 해소시키는 장소가 아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화적 공간으로서 한단계 끌어올렸다.

만 20년 동안 일을 하면서 직접 브로슈어를 들고 일을 찾아다니진 않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김부곤. 그는 그의 작업 스타일을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많은 작업에서 표현되어 있듯이, 가장 중요한 관심 대상은 공간의 다양성입니다. 건축물의 외부공간과는 다르게 실내공간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머무르면서 때로는 앉아서, 기대고, 부딪히며 생활합니다. 이렇듯 실내공간에서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으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정서, 습관에 끼치는 많은 영향들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지만 또한, 공간이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공간과 사람과의 관계, 공간과 공간과의 관계나 위계가 중요하며, 한편으로 다양한 공간의 체험을 하기 위해서 새로운 재료와 물성에 대한 시도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제가 디자인한 대부분의 공간은, 간결하지만 자연스러운 소재를 사용하여 부담을 주지 않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개최되는 세계박람회의 유치를 위한 홍보관으로서 박람회 주제의 표현을 위해 땅은 자연목으로 물은 건물 전면의 유리로 표현, 재료의 대조와 상호보완으로서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친환경적인 재료의 사용으로 국립공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에 순응하도록 했고, 지나친 장식을 배제하고 간결한 매스, 반복, 중첩으로서 동양적 정신과 공간, 조형원리를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Nail Art Designer 양성 교육기관으로서 좁은 공간이라는 제약을 적극적 장식과 채움보다 빈 공간이 주는 여백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으로서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중첩된 메스와 오브제로서의 간접등을 단순하게 비쳐질 수 있는 공간의 디자인 요소로 적용했다.

새로운 밀레니엄, 미래형 아파트 주거공간의 새로운 제안으로 기존의 아파트 평면 방식에서 개념상의 큰 변화를 주어 기획되었다. 공동주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실내정원을 도입, 거실에서의 전/후면 조망을 확보했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3세대 및 어린이를 위한 가족실을 구성했다. 실내 분위기는 흰색의 안티코스터코와 왠지 무늬목의 강한 대비로 최근 유행하는 Zen Style을 연출했다

☞ Artfilm- 3세계 영화가 좋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일포스티노/아름다운 비행 등

☞ Button- 바튼? 버튼? 나에게는 키워드 앞에 붙이는 동그라미로 기억된다. 정말 중요한 일이었지, 그 크기와 컬러가,

☞ Creative- 진정한 창조가 있을까? 하나님이 만든 만물에 약간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주었을 뿐- 나를 용해시켜 응축하고 증발시키면 작은 흔적이라도 남을까? 아님 말고--

☞ Dislike- 자신을 속이는 것, 정말 싫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싫어질 때가 많다. 그리고 선을 행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위장하는 거, 더욱 더 싫다. 이제부터라도 착하게 살아야지.

☞ Experience- 가방 끈이 짧은 나로서는 약간의 경험이라도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 Fear- fair하지 않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내가 가장 집착하는 부분이다.

☞ Gold- 난 silver를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검정색 옷만 입게 되었는데, 그 후론 gold로 코디가 안 된다.

☞ Handicap- 난 원래 가진 것이 없다. 겉으론 좀 있어 보이는 부분도, 자세히 보면 포장만 그렇다. 그래서 남보다 일을 많이 한다.

☞ Introduction(회사설명)- 코어핸즈는 실내건축 설계전문회사이다. 시공에 대한 유혹이 많지만, 설계의 전문성을 고집하면서 아직까지 식구들과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약간의 돈도 벌었다. 우리 식구들이 항상 고맙고 자랑스럽다.

☞ Jump(도약계기)-
1. 엑시스디자인 설립과 대우주택 문화관
2. 코어핸즈 설립과 주택프로젝트
3. 사옥건립과 법인으로의 전환

☞ Killing Time- 아직까지 그리 여유있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일이 하기 싫을 땐 하루종일 아무 일도 안한다.

☞ Leadership- 지금까지 다른 사람 밑에서 있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리고 카리스마가 있다는 말도 가끔 듣는다.

☞ Message(맘에 담고 있는 격언)―격언은 아니지만 “세상 이치가 참으로 공평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 New(호기심)- 난 참으로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단지 촬영방법이 이해가 안 된다는 이유로 같은 비디오를 여러번 밤새워 봤다. 미친 넘~

☞ Occupation- 내 직업은 인테리어디자이너며, 가끔은, 송구하게도, 작가 소릴 듣는다. 그러나 진정한 작가가 되는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 Partner- 내 주변의 고마우신 많은 분들, 모두가 소중한 나의 파트너들이다.

☞ Quickness- 조급함이 일을 그르칠 때도 많았지만, 한편으론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 Revolution- 나는 한때 극단주의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보적 소시민이 되어버렸다. 이제야 철이 든 걸까?

☞ Style- 짧은 머리, 짧은 수염, 작은 shape의 원형 안경, 검정 옷, 간결한 액세서리- 한 10년 정도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 Track- 난 반복을 싫어한다. 항상 새로운 변화를 쫓다보니, 지나온 내 발자취가 무척 험난해 보인다.

☞ Useful Books- 서양미술사(열화당 문고)/The BEATLES/디자인과 키치

☞ Vain- 나의 실수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것

☞ Weekend- 가끔은 국도여행, 스키, 와인파티, 모임... 그러나 회사에서 보낸 적이 더 많다.

☞ Xanttippe(크산티페, 소크라테스 부인, 사랑 또는 결혼 생활)- 별로 잘한 것이 없네?

☞ Young-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는데, 남들도 그렇게 인정할까? - 이런 한심한 상상을 하는 걸 보면 이제 나이를 꽤 먹었나 보다.

☞ Zoom- in? or out? 생활을 확대해보면 삶이 꽤 다이내믹하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며 찾아온 아침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깊은 숨을 들이쉬면, 가슴 깊이 벅찬 환희로 다가온다. 평창동 언덕을 올라서 북악산을 바라보며 아침햇살을 향해 서있는 “at the Morn,"은 그 빛만으로도 에너지가 충만하다. 탁 트인 조망, 이 조망을 위해 넓게 열려있는 창이 있고, 이 창으로 밀려오는 햇살은 벽을 타고 부서지고 흘러서 더욱 깊숙한 곳으로 스며 파고든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중천의 해가 더욱 강렬한 빛을 발산하면 그 빛의 흐름을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시간과 빛의 궤적을 그린다. 건물 중앙에, 이 빛을 담기 위해 - 흙으로 빗어 틀을 만든 후-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물결모양의 캔버스는 격자의 창과 느티나무의 그림자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림을 그린다. 상 하부로 열려있는 이 중정은 빛을 받기도, 빛을 발하기도, 때로는 빛을 바라볼 수 있게도 하며, 햇살을 담아 실내공간 깊숙이 빛을 전달하는 매개공간이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건물의 중심이 된다. 건물 외부에서부터 이어지는 중첩된 공간과 여러 겹의 켜(layer)는 열린공간을 통해 연결되고 전해지며, 상호공간을 관조하면서 건물이 지닌 고유의 질서와 이미지를 체득케 한다. 선을 배제한 간결한 매스에 대한 집착, 선에서 면과 면의 구성으로, 면은 다시 두께를 가지면서 입체가 되고, 각각의 덩어리는 서로 비례와 형태의 변화되면ㄴ서 강한 조형적 대비를 이룬다. 간결한 조형과 재료가 지닌 물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김부곤...

건국대학교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관은 학교의 최고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대강당은 공연, 세미나, 음악회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홀로서 첨단의 음향, 영상, 무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제회의장은 공연장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국제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첨단의 시설이 집약되어 있다. 원형의 구조로 음향이 집중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리브와 흡음패널로 벽체를 장식하고 천장에는 하이테크한 분위기의 프로스트글라스패널로 간접조명 효과를 연출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아란치오(오렌지, 오렌지컬러의 이태리어)를 디자인 모티브로 했다. 토스카나 지역의 전통적인 건축재료인 벽돌과 테리코타 타일을 주재료로 사용하여 자연소재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나도록 했다. 내부공간은 단순한 형태로 분할했으며 토스카나 지역의 문화와 자연을 옮겨놓은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했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150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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