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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그림

2011-01-05


어떤 사람을 보면 이유 모르게 기분이 정화될 때가 있다. 뭔가 걱정스러웠었는데 마음이 그냥 누그러지거나 잘되겠지 하는 낙천적인 생각이 스르르 들 때가 있단 말이다. 디자이너 전경의 작업이 그렇다.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 받아서 뻑뻑해진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말랑말랑’.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말이다. ‘말랑말랑’은 부드럽고 기분 좋은 느낌이다. 글을 쓸 때도 ‘말랑말랑하게’를 추구하지만 쉽지 않다. 차갑고 까칠한 도시인들이 넘쳐나는 요즘엔 디자인도 그러한 현대인들의 취향을 반영한다. ‘간지’나는 디자인은 ‘잘빠지고’ ‘스타일리쉬’한 것들로 표현된다. 그러한 ‘대세’를 따라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밀려오지만 말랑말랑한 그의 디자인이 귀에 대고 속삭인다, ‘괜찮아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전경 작가의 그림은 딱 보아도 여성의 손길이 느껴진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부드럽고 은근한 파스텔톤의 색상들 때문이다. 단순화된 집들과 거리, 자동차와 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져있다. 동물들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은 꼭 동화 같다. 이러한 작업 이미지처럼, 실제로 그는 수많은 동화 일러스트 작업을 해왔다. 어디선가 보았던 그 이미지가 바로 전경 작가의 작업이다. 웹 일러스트와 카드, 정보디자인도 한다. 디자인한 이미지들을 가지고 자기 제품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동요 어플리케이션도 디자인했다.


단순화된 그림들은 각각의 특징들을 모두 담고 있으면서 따라 그리기도 어렵지 않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그림들이고 좋아하는 것들을 그려요. 워낙 복잡한 그림보다 단순화된 것을 좋아했고요. 어려운 그림을 잘 못 그리니까 제가 잘 할 수 있는 그림들을 그린 거겠죠?”하고 수줍게 웃는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에게 가장 묻고 싶은 것은 ‘데뷔’였다.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 가운데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고 일을 시작하게되었던 '처음'부터 점차 많은 일을 하게 된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지. 독립적으로 디자이너 활동을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가 궁금했다. “처음엔 회사에 들어가서 디자이너로 근무했어요. 일러스트는 학교에 다닐 때부터 관심이 있어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꾸준히 작업을 했고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에 가입해서 작품을 올렸고 꾸준히 계속 그림을 그렸죠. 그러다가 일이 들어오게 됐고 회사 일과 병행하며 하다가 점차 일이 많아져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정말 모범사례이자 누구나가 부러워하는 코스다. 누구나 꿈꾸는 상황, 그러나 누구나가 놓치는 것이 있다. 그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꾸준하게 했죠. 계속 그림을 그리고 내 그림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을 늘, 계속 했어요.” 작업이 많아 지면서도 그는 자기 개인의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원에서 정보디자인에 관해 논문을 쓴 그는 주방, 부엌에서 쓰이는 여러 가지 아이콘들을 디자인 해 더 쉽고 친근하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가스레인지, 오븐 등 커다란 등치의 기구부터 국자, 냄비 등 작은 도구까지를 디자인했고 고추와 파 같은 각종 채소들을 디자인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가 하고 있는 작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평소에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낸다. 그 이외의 시간들은 각종 다양한 정보들을 접하는 데 쓴다. TV를 보거나 영화를 보며 눈을 자극시키고 책과 잡지들을 보며 시각적 요소들을 머리에 저장한다. 평소 쌓이고 쌓인 이미지와 정보들은 어느 순간 그림으로 나타난다. “디자인을 한다고 해서 디자인에 관련된 것만 보는 게 아니라, 뭐든 다 봐요. 전 가급적 많이 보려고 하거든요. 그게 다 나중에 작업으로 이어지더라고요. 특별히 어디서 영감을 받고 그런 것 보다는 평소에 뭐든지 많이 보는 거죠.”


어디서 영감을 얻느냐는 질문은 그에게 식상해보였다. 어쩌면 디자이너로서의 그럴듯한 대답은 그에게 필요치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내재된 사실들을 활용한다는 그의 대답은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성실하고 꾸준한 노력과 말랑말랑한 그림에 대한 대답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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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현
안녕하세요 꽤나 허접한 휴학생임니다 곧 군대 갈꺼구요 생각없이 놀구 있어요ㅡ.ㅡ 음... 누군가의 소개로 여길 가입하게 됐슴다 좀전까지 대학로에 계시던.. 몇몇분들의.... 가입 시켜주세요..ㅠ_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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