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2
+ 전시주제:캘리그라피+생활
+ 일시: 2004년 6월5일부터 6월14일까지
+ 장소: sadi 겔러리
+ 주최: 필묵, sadi
+ 전시참여업체/작가 :
(주)꽃피는봄이오면, (주)단체T닷컴, (주)디자인스퀘어, (주)산돌글자은행, (주)심크리에이티브, (주)윤디자인연구소, 필묵, AGI, FONTBANK, Glass EL, PLAN DESIGN INSTITUTE, 권세혁, 김명중, 김보슬, 김홍길, 문도영, 안복환, 여태명,유수정,윤 경, 이철민, 조성옥
점점 사라져가는 서예가 디자인과 어울려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되는 캘리그라피 디자인전이 필묵의 주체로 개최되었다.
2003년에 ‘디자인+1’이라는 캘리그라피디자인 전시에 이어 올해는 ‘캘리그라피 + 생활’이라는 주제로 캘리그라피 전문회사 필묵과 각 분야의 디자인 전문회사 공동제작으로 CI, 패키지, 편집, 광고, 영상, 영화, 폰트, 사인 등 디자인 분야에 캘리그라피를 응용한 디자인과 순수서예작품, 캘리그라피가 생활에 응용된 상품 등이 전시되었고, 전시회의 구성은 캘리그라피에 근간이 될 수 있는 순수서예가 보여지고, 이를 발전시킨 디자인사례들이 있으며, 또한 캘리그라피를 이용하여 캐릭터 상품화된 제품들이 전시되었다.
취재 | 권영선 기자 (happy@yoondesign.co.kr)
이번 전시회는 기계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우면서도 힘있는 감성의 대비를 통해 캘리그라피의 영역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 먹의 농담과 묵의 섬세한 필치까지 느낄 수 있는 붓글씨 서체는 이제 안방까지 들어와 우리의 감성을 깨우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전히 서예의 상업화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통이 지니고 있는 역사성과 현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의미에 대한 해석이 뒤따르지 못한 채 장식적인 대상으로만 파악하는 풍토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필묵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온몸으로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철학을 캘리그라피를 통해 말하고 있었다.
정글) 전시회전 주제를 [캘리그라피+생활]이라고 한 이유는?
캘리그라피가 디자인에 많이 응용이 되어 있지만, 그 영역에서 벗어나서 대중들에게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를 담고 싶었다.
화병이나 티 같은 것에서부터 침구류, 의상, 그리고 주거 공간에 이르기까지 전통의 서예가 현재의 캘리그라피라는 것을 통해서 또 다른 모습으로 재해석이 되서 보여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생활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글) 캘리그라피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근의 경향을 보건대 캘리그라피는 점점 트랜드화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문자쪽 측면에서만 봤을 때는 캘리그라피라는 것이 폰트의 한계점을 찾고자 하는데 디자이너쪽에 딱 맞아 떨어진다.
예를 들면 영화 제목 중에 [하류인생], [복수는 나의 것]등이 폰트로만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거다. 거기에다가 붓의 울림을 통해 강약, 속도감등 그 영화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타이틀 그 하나만으로도 풍부한 감정을 표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붓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좋은 것만이 아니라 그 캘리그라피와 잘 어울리는 시나리오와 영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최근 경향을 비추어 보면 광고라는 것이 점차 비쥬얼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데, 사진으로 보여지는 것 말고도 붓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더욱 한국적이면서 그것들과 차별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캘리그라피는 차별성, 가독성, 인지성, 그리고 표현의 적합성 등 많은 부분에 있어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글)대표님께서 바라시는 캘리그라피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
캘리그라피는 다양한 방면에서 점점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지만, 더욱 전문화 될 필요성이 있다.
다양하게 쓰여지는 것도 좋지만, 꼭 쓰여질 때 쓰이게 되고 디자인의 질적 향상에 맞춰서 캘리그라피의 질적 향상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생활용품 들을 더욱더 소장하고 싶게끔 하는 것이 캘리그라피다. 한국적 정서에 맞고, 한글이 캘리그라피로 적혀 있는 유기공예와 같은 다양한 것들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는 것 또한 한국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글)캘리그라피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디자이너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처음에 주제를 정할 때 [한국 캘리그라피]라고 하려고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의 디자이너들이 우리 것에 대한 더욱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관심은 이해를 하게 하고, 그 이해는 또다시 작품으로 표현되어서 우리의 캘리그라피에 대한 애착이 생기게 됨으로써 모든 사물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캘리그라피에 대한 이해를 길러달라는 것이다.
만약 캘리그라피에 대해서 아무런 이해도 없다면 비쥬얼과 캘리그라피가 요소들간의 조화라든지, 레이아웃들이 전혀 맞지 않게 된다. 일단 캘리그라피의 글자는 같은 것이 없으므로 폰트와는 다르게 부정형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겪어 보면서 '이런 특징이 있구나', '이런 어려움이 있구나', '이래서 이런 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하는 다양한 훈련을 해야 한다. 캘리그라피에 대해 많은 것을 습득하고, 붓도 한 번 잡아보고, 전문적인 지식에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야만 더욱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예는 기존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캘리그라피는 '붓맛'이라고 할 수 있다. 문방사우의 맛을 느끼고, 자기의 감각으로 느끼고 표현해 내는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받는다면 우리가 표현해 낼 수 있는 것들의 한계를 늘려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다양한 한국 캘리그라피가 디자인에 응용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