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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거리 속 원 이야기

2009-06-09


금강제화는 지난 2월 5일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을 새롭게 오픈한 강남사옥에서 가졌다.
이번 금강제화/랜드로바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은 산학협동 차원에서 전국 디자인 관련학과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12월 15일부터 한달간 진행되었다. 응모부문은 금강 및 랜드로바의 ‘Shopping Bag’ 및 ‘포장지’의 디자인이며 소재나 SIZE 등에 제약이 없는 자유 응모 형식이었다.
총 101팀이 408점의 작품을 응모,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결과, 대상의 영광은 안주희(홍익대) 학생에게 돌아갔다. 전체적으로 일관성과 짜임새가 있는 디자인뿐 아니라 끈을 매어 악세사리 역할을 하는 제화의 개념을 쇼핑백에 응용한 실험적인 패키징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 1명, 은상 2명, 장려상 10명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수상자는 상금(대상300만원, 금상200만원, 은상100만원, 장려상30만원) 이외에도 금강제화 취업지원시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다.

금강제화는 앞으로는 매년 산학협동 차원의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할 계획이며, 향후 공모전의 아이템은 제화 디자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가능한 관련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리/인터뷰 | 김미진 기자( nowhere21@yoondesign.co.kr)

심사위원장 | 김대헌(KIDP )
심사위원 | 이영식(ICR Center 대표), 김득주(사단법인 한국패키지 디자인 협회 이사)


“디자인계는 매년 3만명의 인재를 배출하는 양적인 발전을 해왔다. 이제는 양보다는 질적코드를 취할 때이다.
이번 패키지디자인 공모전의 일부 작품들은 상당히 우수하여 예비 디자이너들의 자질을 파악할 수 있었다. 수상작들은 단기적이고, 패셔너블하지 않고 오랜 역사를 지닌 금강제화의 이미지를 시대의 트랜드에 맞춰 브랜드별로 고심한 흔적들이 나타나 있다.
전반적으로 입상된 작품은 본상과의 수준차가 거의 없는 우수한 작품들이며 기존 제화의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예비디자이너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감각들이 한층 빛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매년 여러 산업체 디자인 공모전이 열리는데 이를 통해서 더욱더 디자이너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_산업디자인 전문회사협회의 심사 위축


“정글 : 수상 소감은... 그리고 어떤 점을 높이 평가받아 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큰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이 축하해줘서 더욱 뿌듯하다. 더불어 이번 공모전 수상으로 나의 작업방식이 미미하게라도 검증받은 것 같아 스스로에게 커다란 격려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존중하고 그 속에서 최적의 기발함을 발견하려 애썼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트랜드의 반영과 독특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얼마만큼 브랜드에 녹아들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정글 : 이번 패키지 디자인에 출품한 공모작의 컨셉은 무엇이었는지 출품작을 설명해달라.
금강제화와 랜드로바 패키지 두 작품의 공통적인 컨셉은 ‘제품소재 그 자체’ 였다. 제품의 소재가 주는 ‘질감‘. 그것이 주는 독특함에 주목했다.
금강제화는 가죽소재가 주는 올록볼록한 느낌으로 ‘세련됨’을 표현했고, 랜드로바는 짙은 갈색의 소가죽 느낌에 자연스럽게 들어간 재봉선으로 ‘러프한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일반 인쇄로는 이러한 컨셉을 담을 수 없었기 때문에 금강제화 패키지는 따뜻한 모직느낌의 검은 종이 위에 black과 pearl을 실크스크린 하여 좀더 가죽느낌에 가깝게 표현했다.
랜드로바는 바깥쪽의 거친 질감을 가진 갈색 종이와 안쪽에 내추럴한 느낌의 저채도 쑥색 종이를 연두색실로 직접 재봉하여 실제 랜드로바의 구두를 연상시키는 이미지작업을 시도하였다. 또한 코너링에는 펀치로 구멍을 뚫은 후, 구두끈을 매어 포인트를 줌과 동시에 하단에는 로고가 새겨진 종이 tag를 달아 재미를 더하였다. 두 작품 다 표현은 독특하지만 brand value를 고려해 경박하거나 가볍지 않도록 색감과 질감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살리려 노력했다.

패키지는 브랜드, 소비자와 함께 소통하고 호흡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그 접점에서 디자이너는 brand value를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시각적 자극을 주어야 한다. 때문에 항상 ‘절제된 기발함’이 요구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어떻게 하면 제품에 녹아드는 독특함을 살릴 수 있을까’였다. 너무 독특하기만 한 아이디어는 오히려 브랜드를 해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제품자체에 주목하려 노력했다. 기본에 충실하다 보니 각 제품의 소재가 주는 ‘특별한 질감‘을 읽을 수가 있었고 그것을 직접 작품에 적용할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정글 : 작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작업구상 시 가장 많은 참고자료가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작업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으나. 가장 어울리는 소재들을 찾기 위해서 서울의 구석 구석을 돌아다녀야 했던 점이 가장 힘들었다. 외국엔 재료박물관이 따로 있어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도 우리나라에선 발품을 팔아야 겨우 발견할 수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작업 구상시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헌책방과 재료상이다. 인테리어나 건축, 섬유패턴 같은 다양한 분야의 잡지들을 쌓아두고 스크랩을 해가면서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서로 다른 분야의 이미지와 색감들은 나를 충분히 자극시킨다. 또 동대문 부자재상이나 남대문 양재지하상가 같은 곳에 가서 신기한 질감을 가진 재료들을 보면서 독특한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하기도 한다.


정글 : 이번 공모전을 통해 느꼈던 패키지 디자인에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앞으로 작업해보고 싶은 것은?
패키지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포에 대한 섬세한 안목과 더불어, 재료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시도라 생각한다. 그래픽을 다루는 skill도 중요하지만, 그 그래픽을 담아내는 종이나 그 밖의 재료들이 주는 촉감과 질감을 잘 살려 그래픽과 함께 어우러지게 했을 때 최상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브랜드를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것은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 같다. 시각적으로 멋지고 화려한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그 브랜드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브랜드 작업을 주로 하다보니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항상 촉각을 세우게 된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근사한 맨들맨들한 그래픽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면에서 손을 뻗쳐 공간을 열어 대중과
’오감‘으로 만나는 디자인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싶다.

대상은 전체적으로 디자인 일관성과 짜임새가 있었으며 패키징의 개념과 감각을 가지고 있는 점을 인정 받았다. 단순한 그래픽의 차원을 넘어 제화에서 오는 감각적 이미지 즉 끈을 매어 악세사리 역할을 한다든가 하는 요소 등 실험적인 패키징을 전개한 것도 아카데미컬한 발상의 특징이었다 할 수 있다.

금상은 간결하면서 심볼릭한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압축할 수 있었던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디자인적으로 의도적인 레이아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은상도 역시 심사에 있어 많은 평가의 논란을 야기할 만큼 이색적인 작품 영역이었다.
채색과 농담의 이미지가 아티피컬하여 패션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이미지이긴 하였으나 유행의 주기에 민감한 반응을 가지게 되는 성격 짙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의 제 역할을 가지고 있어 돋보인 점은 인정되었다.

그 외 입상작들은 그래픽 디자인만의 영역을 벗어나 포장의 구조와 재질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작품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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