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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삶을 디자인 하는 시장, 동대문봄장

2012-06-25


지난 5월부터 풀뿌리예술가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창의희망시장, ‘동대문봄장’이 매주 일요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야외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동대문봄장시범운영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 시장은 ‘돈 없이도 예술과 삶을 살 수 있는 시장’을 모토로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우리네 삶을 디자인하는 장터로 마련되었다.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서울디자인재단

삶디자인 활동가 박활민은 나뭇가지로 만든 작품인 ‘피스버드’를 쌀4kg을 받고 건네준다. 10초 초상화로 알려진 디자이너 장재민은 자신의 그 재능을 쌀 혹은 개인소장품을 받고 사용한다. 그리고 한 곳에서는 낭만미장원 주인장이 손님들이 가져오는 돈이 아닌 무엇인가를 받고 머리를 잘라준다. 창의희망시장, 동대문봄장에서 벌어지는 거래의 풍경이다.

동대문봄장은 다양한 카테고리 시장으로 구성된다. 화폐로 사고 파는 ‘화폐장’, 먹거리장터인 맛장, 사회제반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캠페인장,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버스킹장, 현물이나 재능으로 구매할 수 있는 노머니장 등이다. 특히 노머니장에서의 풍경은 물건을 사고파는 일반적인 시장과는 그 모습이 다르다. 이곳에서는 상인과 손님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가격을 흥정하지도 않고, 대량생산된 기성품을 팔지도 않는다. 거래의 성사는 ‘돈’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이뤄진다. 그것은 사람들이 가진 재능일수도 있고, 책과 같은 개인적인 소장품일 수도 있다. 이곳에서 서로가 주고 받는 물건은 어떻게 보면 돈으로는 정량화될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이다. 그림실력이나 글솜씨를 펼치는 이들이나 자신의 일상생활 속 물건들을 가져온 사람들이나 그 물건들 속에는 사람들의 삶의 일부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동대문봄장에서는 화폐를 통한 거래 뿐만 아니라 돈이 아닌 서로의 삶과 문화가 거래의 원천이 되는 대안적 소비도 함께 이루어진다. 돈 한푼 없이도 예술과 삶을 나눌 수 있는 장터인 것이다. 각각의 시장에서 일어나는 셀러들의 수익금은 자율적으로 일부 기부되고 모아진 기부금 액수는 동대문봄장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공개된다. 그리고 기부된 금액이 사용될 곳 또한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논의되어 결정된다.

한편 동대문봄장은 지난 6월 24일 열렸던 제8회 봄장을 끝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9월에 본격적인 장터로 다시 개최된다. 특히 이번 제8회 봄장에서는 북하우스 주관으로 「효리랑 순심이랑 ‘가까이’ 반려동물용품 바자회」가 열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에세이 ‘가까이(효리와 순심이가 시작하는 이야기)’ 발간 기념으로 개최된 행사로 저자인 가수 이효리가 함께 했다.

이번 동대문봄장은 2014년 3월 개관 예정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운영 컨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의 디자인 장터라는 점은 시민과 함께 호흡하게 될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가질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동대문봄장의 참여는 판매수익의 일정부분을 기부할 수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며, 동대문봄장 대표 블로그 (http://www.bomjang.net)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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