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5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은 지난 10월 9일(일)부터 10월 30일(일)까지
<브루노 무나리>
전을 개최했다. 2002년에 처음 소개되어 많은 감동과 기쁨을 선사해 준 작품들로 기억되고 있다. 2011년 10월 다시 한번 디자인미술관을 찾아왔다. 디자인 분야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이탈리아로 눈을 돌려 근대 디자인의 형성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고인이 되었지만 지금도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에게 큰 스승으로 존재하는 브루노 무나리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사제공 | 디자인DB(
www.designdb.com)
브루노>
피카소가 제2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격찬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천재 디자이너 브루노 무나리는 순수회화에서부터 조각, 그림책, 제품, 그래픽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 광범위한 창작 활동을 벌였던 천재 디자이너로 이탈리아를 대표하고 있다. 디자인의 무한한 상상과 체험을 강조하며 천성의 유머와 따뜻한 작품을 창조한 브루노 무나리는 시대를 초월한 디자이너인 동시에 예술가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디자이너도 아니고 화가도 아니요, 그래픽 디자이너도 아니다. 그렇다고 포스터 제작가도 아니고,
쇼윈도 장식가나 스타일리스트도 아니다. 또한 수필가도 아니고 교육가도 아니요 조각가도 아니다.
사진작가는 물론 영화감독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다. 그는 어린아이도 아니요 어른도 아니다.
노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청년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를 마법사나 요술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
―
<예술가와 디자이너>
에서
예술가와>
*브루노 무나리의 작품세계
1. 읽을 수 없는 책(libro illeggibile, 1949-1995)
[읽을 수 없는 책] 시리즈의 책 속에서는 일체의 문자를 찾아 볼 수가 없다.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스토리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책과 만나는 사람들에게 참 여할 수 는 기회와 즐거움, 무한한 상상력을 전해준다. 현재의 디자인에서 외면된 부분, 즉 보이지 않는 것과의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과 그런 관계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자아내는 서적이다. 1940년대에 이미 이러한 시도를 했다는 것은 그가 현재까지도 디자인계의 영원한 스승으로 존재하고 있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색지를 모아둔 샘플 북 같기도 하지만, 각각의 페이지들은 가로 혹은 세로, 대각선, 게다가 원, 삼각형, 사각형 등 여러 가지 형태와 방향으로 절개되어 있으므로,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여러 가지 조합과 구성이 가능하여 마치 몬드리안의 그림과 같은 기하학적인 추상회화를 재구성해 볼 수 있다. 그 조합은 어디까지나 자유로우며, 게다가 무한한 변화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텍스트가 있는 책을 읽거나, 그림이 있는 화보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는, 직접 눈으로는 읽을 수 없으나 마음의 눈을 통해 무나리가 전달하는 자유로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형태의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다.
2. 아비타콜로
작은 방, 닫혀진 방(abitacolo, Labitacolo chiuso, 1971)
[작은방]은 알루미늄 파이프의 조립식 구조물로, 최소한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자신의 필요 공간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이다. 컴팩트하며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어린이 전용 공간으로 제작하였다. 여기에서는 놀이, 공부 그리고 수면까지 일상생활 전부가 가능하며 어린이 스스로 자유롭게 공간 위치나 형태를 변형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20명의 어린이가 올라가도 안전한 [작은방]은 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후좌우, 벽이라는 부분이 배제되어 있어 이 공간 안에서 보이는 외부 세계란 더욱더 넓게 느껴지는 것이다. [작은방]은 8개의 요소를 조합하여 하나의 방이 되며 그 각 부분을 다시 분해하면 [닫혀진 방]이 된다. 이 방 구조를 살펴보면 2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 2층은 4개의 파이프가 지지하고 있다. 또 양쪽의 파이프는 계단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길이 80cm의 나무판은 이 구조에 맞춰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20개 정도의 고리가 함께 부착되어 있어 이 방 여기저기에 유용하게 물건을 걸 수 있도록 되어있다.
3. 까만 밤에(Nella notte buia, 1956)
Pop up, 재료의 기법, 페이지 구성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이용하여, 제작된 그림책이다. 내용은 '깜깜한 밤에 한 남자가 산책을 하면서 일어나는 상황들이다. 주인공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동물과 벌레를 만나는 가운데, 새벽이 밝아 온다. 아침 이슬에 젖은 풀숲을 지나, 다시 동굴 속에 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마치 꿈과 같은 고대 벽화를 발견하기도 하며, 동물들과 싸우기도 한다. 겨우 동굴 속을 빠져 나왔을 때는 다시 까만밤이었다.' 라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이다. 동굴 속, 까만 밤, 아침 이슬 등의 표현 수단으로 작은 구멍이 뚫린 검정 종이와 얇은 파라핀종이, 표면이 거칠거칠한 종이를 사용하였다. 다양한 소재와 표현 요소들이 압축된 작품으로, 마치 입체적인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과 함께 종이가 갖는 촉감을 경험하면서 페이지를 넘겨간다.
4. 안개 속의 밀라노(Nella nebbia di Milano, 1968)
밀라노는 디자인의 도시뿐만 아니라 런던과 같이 안개로 유명한 도시다. 그리고 무나리가 태어나고, 활동하였으며, 생을 마감한 도시이기도 하다. 밀라노의 안개가 자욱한 어느 날, 서커스를 보기 위해 외출한다는 아주 단순한 내용으로, 무나리는 트레이싱 페이퍼를 이용하여, 독자가 안개 속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트레이싱페이퍼는 시각적으로 안개 낀 상태를 재현하고 있으며, "안개 속에서 새는 멀리까지 날 수 없어(본문 내용 중)"라는 간결하고 암시적인 문장들과 최소한의 일러스트레이션, 도로 사인 등으로 안개 속을 걷고 있는 긴장감을 표현했다. 페이지를 넘겨감에 따라 안개가 걷히듯, 그리고 컬러풀한 서커스의 세계가 펼쳐진다. 여러 가지 재질의 종이, 다양한 색지를 이용한 효과, 타공을 통한 페이지 구성 등은 그림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5. 무나리의 포크(Le forchette di Munari, 1958/1991)
손가락 끝으로 대화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포크의 의인화를 통해 표현한 무나리의 대표 작품이다. 유럽의 전형적인 구조주의적 측면에서 하나의 돌파구로 탄생된 작품으로, 단순히 포크의 형태 변화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여 그것을 테마로 상상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유희성을 표방하고 있다. 그가 작업한 포크는 ‘ I love you', 'Peace' 등을 비롯한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담고 있어서 ’위트‘를 느낄 수 있다.
6. 작은 원숭이 지지(Le La scimmietta Zizi, 1954)
[고양이 메오 로메오] 이후 3년간 긴 소재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시도들을 계속하여 제작된 것이 [작은 원숭이지지]였다. 고양이의 경우는 비닐과 같은 표면 처리로 되어 있었던 반면, 원숭이의 경우는 한층 부드러운 천과 같은 표면 처리를 하였다. [작은 원숭이 지지]는 1955년 제 1회황금콤파스(Compasso d'Oro)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 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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