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디자인 신간은 한글, 디자인 비평, 일본의 고유한 디자인, 전통무늬까지 참 다양하다. 한참 ‘디자인+여행’이나 ‘디자인+경향’에 치우쳐 있던 갈래가 이제는 안팎으로 고르게 뻗어나간다고 생각해도 좋을 만큼 풍성하다. 눈여겨보아야 할 책은 김진평 선생님의 글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조명한 책과 6월 4일에 재활용 프로젝트 ‘스위싱 나잇 서울’에서 열리는 강연으로 한국을 방문한 나가오카 겐메이의 책 등이다.

에디터 | 이안나(anlee@jungle.co.kr)

『한글공감』
유정숙 · 김지현 지음 | 안그라픽스

한글은 다른 나라 글자들과 달리 뚜렷한 의도로 처음부터 치밀하게 디자인된 시대정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진평은 한글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사랑, 열정으로 1970년대 한글 활자꼴의 황무지시대부터 1998년 49세의 젊은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한글의 가치와 위상을 시각적 차원에서 다루고 이끌었다.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거장 김진평을 조명한 이 책은 그의 디자인 정신과 교육자로서의 자세가 잘 요약되어 있다.

책속의 책
“정통적인 네모틀 글자에 현대감각을 가미했던 그만의 글자 디자인 세계가 구축된 것” 안상수, “글자 구성에 있어 매우 짜임새가 있는, 서정적인 손맛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로고타입” 윤영기
　　　　　　　　　　　　　　　　　　　　　 - 디자인 잡지 <정·글> 에 실린 전문가들의 평가 중에서



거인에게 복종하라』
릭 포이너 지음 ㅣ 박성은 옮김 ㅣ 생각의나무

잡지 <아트 먼슬리> 는 “명확하면서도 신랄한 에세이다. 릭 포이너는 그래픽 디자인, 광고, 상업적 비주얼 컬처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뛰어난 비평가다”라고 책의 서평을 남겼다. 릭 포이너는 현대 비주얼 컬처의 매혹적 표면 아래 감춰진 양면적 현실을 날카로운 비평으로 적었다. 디자인, 광고, 사진, 출판,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예리하고도 흥미로운 에세이들은 통념에 도전장을 던지고 신성불가침의 원칙들에서 벗어나 이 시대 핵심 이슈와 트렌드에 대해 도전적 질문들을 던진다.

책속의 책
“좋은 환경이 참 중요해요. 좋다는 것의 기준이 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환경이 안 좋으면 안 좋은 것들과 관계를 맺게 되죠. (중략) 그리고 그건 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죠.”
　　　　　　　　　　　　　　　　　　　　　 - 민 호그가 말하는 좋은 잡지를 만드는 비결 중에서

『디자이너 함께하며 걷다』
나가오카 겐메이 지음 ㅣ 안그라픽스

버려진 물건의 가치를 되살리며 일본 디자인 업계의 조용한 혁명을 일으킨 디자인리사이클링 숍 ‘D&DEPARTMENT PROJECT’를 경영하면서 쓴 일기를 엮은 『디자인 하지 않는 디자이너』를 썼던 나가오카 겐메이가 또 한 권의 책을 펴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일본의 고유한 디자인을 지키면서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고민을 책에 담았다.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기까지의 사건•사고도 생생하게 기록된 책은 ‘예로부터 존재하는 것’을 ‘낡고 고루한 것’으로 여긴 우리들의 편견이 얼마나 허약한 고정관념인지 알려준다.

책속의 책
‘자신에게 맞는 상대를 찾는다.’
이것은 미래의 키 워드다.
누구와 경쟁을 할 것인가.
누구에게 조언을 들을 것인가.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가.
그 대상을 잘못 판단하면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컨디션까지 무너져 버릴 위험성이 있다.
　　　　　　　　　　　　　　　　　　　　　 - 디자인을 하기 전에 생각해야 하는 것 중에서


『아름다운 우리 무늬』
최충식 지음 ㅣ 이종문화사

이 책은 디자인 작업과정에서 아이디어가 필요하거나 시각적 표현 과정에서 구체적인 자료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문양디자인 자료집이다. 책 뒷면에 첨부된 CD에는 자료를 찾는 시간을 줄이고 작업에 응용할 수 있는 한국의 전통문양들이 주제별로 나뉘어 있다. 디자인 아이디어의 발상과 전개과정에 좋은 밑거름이 될 두 권은 1권 꽃•연꽃•초화편과 2권 기와•나비•단청•장석편으로 구성된다.

책속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