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0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가 2018 밀라노 디자인 위크(Design Week)를 맞이하여 밀라노에 위치한 세 개의 장소에서 다양한 설치물을 선보인다. 자신들의 독자적인 스타일과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이번 작품은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만날 수 있다.
밀라노의 푸오리 살로네(Fuori Salone)의 일부인 브레라 디자인 구(Brera Design District)에서는 1000 제곱미터 규모의 설치물인 ‘라비린스(Labyrinth)’를, 밀라노 불가리 호텔 정원에는 ‘미러 큐브(Mirror Cube)’가 설치되었다.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한 불가리 갤러리는 불가리의 아이코닉한 컬렉션인 ‘비제로원(B.Zero1)’에 헌정하는 특별한 분위기로 변신하여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브레라 디자인 구 (BRERA DESIGN DISTRICT)
‘라비린스’ : 디자인 룰을 해체하다.
‘미로’를 뜻하는 설치물인 ‘라비린스’는 출구를 찾기 어렵도록 만들어졌다. 세 개의 설치물을 서로 연결되고 블랙과 화이트의 신비로운 조화 속에서 비제로원 컬렉션의 링들이 서로 교차하며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라비린스 작품은 관객들에게 룰을 따르도록 안내하지만 룰을 인지했을 때 그 룰을 버릴라고 한다, 이는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의식하지 않아도 따르게 되는 관습을 깨버리도록 하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관습을 깨고 오로지 지금 순간만을 경험하고 즐기면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룰은 다시 쓰여지기 때문이다.
컬러 이반 나바로 & 코트니 스미스(COLOUR IVÁN NAVARRO & COURTNEY SMITH)
불가리는 컬러라는 주제를 새롭게 탐험하기 위해, 빛을 주제로 한 시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칠레 예술가 ‘이반 나바로’를 선택했다. 그는 ‘컬러 이반 나바로&코트니 스미스’라는 설치작품을 선보였으며, 컬러풀한 네온을 주로 사용했다. 형광빛과 거울이 마치 방문객들을 마치 거미줄처럼 끌어당기는 듯한 시각적인 효과를 낸 인상적인 작품이다.
1950년대, 불가리는 다양한 컬러를 통해 이탈리아 스타일과 로마의 풍성함을 표현하며 컬러의 대가로서 명성을 확립했다. 이반 나바로의 작품 속에서 빛과 컬러는 불가리와 불가분의 존재이며, 젬스톤의 컬러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빛이 없다면 젬스톤이 무슨 의미를 지니겠는가?에 대해 말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나선 속에 담겨 있는 빛과 어둠 간의 대비가 없다면 비제로원 역시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메테리얼 MVRDV (MATERIALS MVRDV)
소재에 있어 불가리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글로벌한 네덜란드 건축 기업인 MVRDV의 앞서 나가는 대담한 스타일과 공통점을 지닌다. 불가리 주얼리는 산업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다른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요소들을 끊임없이 활용해왔다.
실크 네크리스, 세라믹 혹은 대리석 소재 링, 다채로운 골드 컬러의 조화 등은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가리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예다.
MVRDV의 설치물은 불가리의 아이코닉한 세르펜티 브레이슬릿을 일종의 공간으로 해석했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비늘로 제작한 둥근 천장이 전체 공간을 채우면서 거울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만화경(kaleidoscope) 효과를 만들어내 방문객들을 불가리의 고귀하고 자유로운 소재의 세계로 안내한다.
각각의 비늘은 다양한 조화의 가능성을 담은 주얼리와 건축 공간에서 불가리가 사용한 소재에서 착안했다.
모듈리티 스토라게밀라노(MODULARITY STORAGEMILANO)
이번 설치물의 미니멀한 볼륨감과 전통적인 형태는 1980년대 이후 불가리 디자인 고유의 특징으로 자리잡은 모듈성 콘셉트를 상기시킨다.
불가리는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심지어는 프레타 포르테 주얼리에서도 동일한 요소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주얼리의 모듈성 적용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불가리가 건축이나 산업 디자인 등 다른 분야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것이나 주얼리 세계에서는 전혀 시도된 적 없는 방법들을 채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순한 형태를 반복해 사용하는 것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브랜드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다. 육각 모티브 형태로 승화시킨 세르펜티의 비늘 모디브 디테일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있다.
설치물에서는 여러 면으로 깎은 젬스톤의 커팅을 연상시키는 밝은 선을 통해 기하학적인 형태를 정의내리고 부각시킨다. 메탈릭 튜브로 만들어낸 공간과 정확하게 연속되는 형태의 길이 방문객들로 하여금 작품에 완전히 몰두하며 그 안을 통과해 걷도록 해준다.
불가리 드림 머신(THE BVLGARI DREAM MACHINE)
이 작품은 주얼리는 만지며 사야한다는 룰을 깨버린 작품이다. 관람객은 다양한 옵션의 이미지를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크롤하여 확인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위해 가상 피팅 세션을 거칠 수 있다.
이 미래적인 드림 머신은 로마의 메종 불가리와 밀라노 공과대학(Polytechnic University of Milan)이 협업으로 완성했다. 이것이야 말로 주얼리의 근간을 뒤흔들고, 기존의 관습을 뒤집는 도발적인 시도로 완성한 발명품이다. 모든 룰은 다시 쓰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불가리 호텔 (BVLGARI HOTEL)
미러 큐브 (THE MIRROR CUBE)
밀라노 불가리 호텔 역시 ‘디자인 룰 재탄생(Reinventing Design Rules)’ 여정의 두 번째 부분인 미러 큐브(Mirror Cube)가 설치되어, 디자인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브레라 디자인 구의 미로 설치물을 둘러본 후 방문하면 좋을 미러 큐브는 불가리 호텔 정원인 ‘일 지아르디노(Il Giardino)’에 자리하고 있으며, 반사되는 외부 벽이 정원을 환하게 밝힌다.
마치 꿈결 같은 구조물 안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은 내부의 환상적인 블랙 & 화이트 패턴에 매료된다. 브레라 디자인 구에서 볼 수 있는 불가리 설치물 중 메테리얼 MVRDV(MATERIALS MVRDV)가 불가리 여정의 연속성을 상징한다면, 여기에서의 비제로원은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디자인 룰에 더해 셀피 룰(Selfie Rules)도 큐브 안에서 새롭게 선보이는데, 특별한 카메라가 초당 36장의 사진을 찍은 즉시 GIF로 만들어내 이메일로 전송해준다.
몬테나폴레오네 부티크(MONTENAPOLEONE BOUTIQUE)
불가리 갤러리 (THE BVLGARI GALLERY)
몬테나폴레오네 부티크의 불가리 갤러리는 브레라 디자인 구와 불가리 호텔에 자리한 설치물들의 특별한 패턴을 떠오르게 한다. 방문객들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변모한 각각의 창을 통해 불가리 비제로원 컬렉션 세계에 온전히 빠져들어 이를 즐기고 축하할 수 있도록 한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이탈리아의 독보적인 장인 정신이 빛을 발하며, 창의성과 디자인이라는 주제 아래 연출한 다소 파격적인 분위기 속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사진제공_ 불가리(www.bulga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