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5
‘그림책’ 하면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책을 떠올리지만, 사실 그림책은 남녀노소를 불문한 모두를 위한 책이다. 잔잔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주는 그림책은 결코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님을 알게 해준 책방이 있다.
금호동에 위치한 카모메그림책방은 정해심 씨가 그림책에 대한 애정을 담아 만든 공간이다.
단순히 그림책이 좋다거나 책을 많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정해심 대표는 마음을 어루만지고 책을 추천하는 것에 능한데, 사서로 일하면서 책과 함께 했고, 타로카드, 독서치료, 상담 심리 등의 공부를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았던 시간들이 바탕이 됐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수많은 그림책과 함께 풀어낸 〈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단순한 그림책 소개가 아닌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그림책의 깊은 매력으로 빠져들게 하고, 작가의 감성과 그림책에 대한 깊은 열정을 느끼게 한다.
카모메그림책방에서는 실제로 마음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림책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인데, 정해심 대표가 직접 타로로 마음을 읽고 꼭 필요한 그림책을 추천해준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카모메그림책방의 다양한 그림책들이다. 매장에서만 500여 권의 책들이 판매되고 있고, 2,000여 권의 책들을 소장하고 있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그림책을 위주로 심리에 관한 그림책, 죽음과 관련된 그림책, 사회적인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남성을 위한 그림책 등 폭넓은 그림책들을 볼 수 있다.
매장의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주요 그림책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신간 입고나 주제 등에 따라 자주 바뀐다. 한쪽 벽에는 지난달의 베스트셀러도 정리해두었다.
일반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독립 서적과 아트북, 그림책과 어울리면서 마음과 연관이 있는 단행본도 있다. 큐레이션의 기본은 역시 ‘마음’이다.
한 장의 그림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 벅찰 때가 있다. 거기에 위로를 건네고 용기를 주는 글이 더해지면 감동은 배가된다. 그림책이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동을 주는 그림책은 들을수록 빠져드는 음악처럼 두고두고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 마음을 읽어주는 카모메그림책방에서 따뜻한 그림책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www.instagram.com/kamomebookstore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