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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을수록 꽃은 피고

2018-03-06

 


 

사용할수록 즐거움을 주는 물건이 있다. 일본 도쿄 시나가와에 위치한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Otomo Design Studio)가 디자인한 제품은 쓸수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Otomo Design Studio)를 설립한 오오토모 토시히로 디자이너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Otomo Design Studio)를 설립한 오오토모 토시히로 디자이너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는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 하고 약 7년 반 동안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한 오오토모 토시히로가 2014년에 설립한 곳이다. 

‘보는 사람과 쓰는 사람 모두에게 기쁨과 놀라움을 주는 디자인’이라는 슬로건으로 브랜드 개발(CI/VI), 상품 기획, 상품 개발(입체 디자인/평면 디자인/패키지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깎을수록 꽃이 피는 색연필  ‘하나이로 엔피츠(Hanairo Enpitsu)’

깎을수록 꽃이 피는 색연필 ‘하나이로 엔피츠(Hanairo Enpitsu)’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의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제품이 바로 깎을수록 꽃이 피는 색연필  ‘하나이로 엔피츠(Hanairo Enpitsu)’다.

일본어로 꽃의 색깔을 뜻하는 하나이로(はないろ)와 연필인 엔피츠(えんぴつ)를 합친 이름으로 일본의 전통적인 꽃의 형태와 색을 가지고 있는 색연필이다. 

벚꽃, 민들레, 매화, 상록수 잎 등 모양이 적용되어 깎을 때마다 꽃잎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꽃 모양의 독특한 홈 때문에 손에 쥐었을 때 더 좋은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의 디자인 플랫폼 트리너스(TRINUS)가 주최한 디자인 공모전에 당선되어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이 제품은 폐지를 가공한 원료를 주 소재로 사용했다. 이 소재는 폐지에서 추출하였지만, 플라스틱처럼 성형할 수 있고 칼로 깎일 정도로 부드러워 꽃의 모양을 살려야 하는 이 제품에 적합하였다. 


 

“일본은 아직도 가문을 명예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도 다양하죠. 주로 식물과 동물을 사용하는데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적인 꽃문양을 색연필에 적용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색연필의 색도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색을 입혔습니다. 일본 전통 색은 서양의 색보다 수가 많아 식물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모양부터 색깔까지 오롯이 일본의 전통을 담은 색연필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나이로 엔피츠(Hanairo Enpitsu)’ 패키지

‘하나이로 엔피츠(Hanairo Enpitsu)’ 패키지


 

일본의 전통을 담아내고자 한 그의 노력은 패키지에서도 볼 수 있다. 일본 신사에서 쓰이는 오각형의 상자에서 영감을 얻어 패키지를 만들었다. 또 상하를 투명하게 만들어 색연필의 단면인 꽃 부분이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패키지를 디자인할 때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이런 디자인은 처음이라 참고할 만한 프로토 타입도 없었죠. 그래서 설계에 애를 먹었어요.”

 

이런 그의 노력으로 탄생한 색연필은 국내외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깎으면 눈꽃 결정이 생기는 금, 은색의 색연필 ‘스노우 펜슬 유키(Snow Pencil Yuki)’도 뒤를 이어 출시되었다.

 

개의 해를 기념하는 입체카드  ‘New Year Card 2018’

개의 해를 기념하는 입체카드 ‘New Year Card 2018’


 

이렇게 사용할수록 즐거움을 주는 그의 디자인은 일본의 설날에 신사에서 사용하는 금줄과 시바견을 이용하여 입체 카드 형태로 만든 ‘New Year Card 2018’, 말을 모티브로 실제 말의 털 같은 요철을 UV 프린트로 만들어낸 ‘슈혼(Shoehorn)’, 반듯하게 펼쳐져 필기하기 쉽고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활용성을 높인 다이어리 등에서도 나타난다.

 

실용성을 자랑하는 다이어리

실용성을 자랑하는 다이어리


 

닳아가는 제품이 안타깝기보다 즐거움을 주는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 또 어떤 디자인으로 사용자를 행복하게 할지 궁금해진다. 

 

실제 말의 털 요철을 UV 프린트로 만들어낸 ‘슈혼(Shoehorn)’

실제 말의 털 요철을 UV 프린트로 만들어낸 ‘슈혼(Shoehorn)’


 

“바다 건너 한국분에게 제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문화가 비슷한 한국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디자인을 꾸준히 만들어 나갈 겁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사진제공_ 오토모 디자인 스튜디오(www.otomodesign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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