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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지브리 스튜디오가 영화를 전달하는 방법

2018-02-07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들은 모두 한 곳에서 탄생했다. 

 

도쿄도 고가네이시에 위치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에 의해 1985년 설립됐다. 지금까지 24편의 극장 개봉작품을 제작했고 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깊은 주제의식을 인정받아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발돋움했다.

 

일본에서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선보이는 대부분의 작품이 해당 공개 연도의 최고 흥행작으로 손꼽히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에서 개봉된 역대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수입인 304억엔(한화 약 3,500억)을 달성했으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1997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수입 상위 5개 작품 중 3개를 차지하고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2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금곰상과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포스터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포스터


 

스튜디오 지브리의 30년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을 다룬 전시로는 2013년 ‘지브리 레이아웃’전, 2015년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전’ 등이 있었지만 그간의 역사를 아우르는 전시는 이번이 최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1985년 설립된 이후 약 30여 년간 제작해 온 수많은 작품들을 배경으로 일본극장 개봉작 24작품의 영상, 입체, 평면 등을 소재로 지브리의 역사를 돌아본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추억의 마니〉까지 명작들을 영역으로 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의 전시를 위해 새롭게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 관련 주요 자료들 중 홍보용 포스터, 각종시각물, 드로잉, 미술설정, 애니메이션 레이아웃 보드, 캐릭터 굿즈, 기획서 등 30년 동안의 수많은 자료들을 통해 지브리의 작품들이 어떻게 태어나 세상에 나오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일본 포스터와 국내 포스터 ⓒ 2001 Studio Ghibli- NDDTM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일본 포스터와 국내 포스터 ⓒ 2001 Studio Ghibli- NDDTM


 

특히 전시에서는 당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포스터와 전단지 같은 홍보물을 중심으로 한 제작자료와 홍보에 대한 고민과 방법들도 공개, 스튜디오 지브리 대표이사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의 작업과정을 나열한다. 〈마녀배달부 키키〉를 제작하던 도중 홍보를 처음으로 의식하고 고민한 그의 흔적들이 그가 작성한 제작 리포트, 홍보 계획서, 일정표 등과 함께 전시된다.  

 

전시장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비행선이 조형물로 제작, 설치되어 있다.

전시장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비행선이 조형물로 제작, 설치되어 있다. ⓒ 2017 Studio Ghibli 

 


애니메이션에 나온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계들을 조형물로 제작, 선보이는 특별 테마 전시

애니메이션에 나온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계들을 조형물로 제작, 선보이는 특별 테마 전시


 

특별 테마 전시도 눈길을 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계들을 입체 조형물로 제작, ‘하늘을 나는 기계들’을 선보인다. ​미야자키 히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온 비행선​을 비롯해 전시장 공중에 설치된 위아래로 움직이는 커다란 배는 나무와 종이 등으로 정교하게 제작됐다. 바람을 이용한 비행의 기본 원리를 활용, 특별한 시공간을 연출하는 이 작품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마녀배달부 키키〉의 포스터 ⓒ1989 EikoKadono - Studio Ghibli -N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마녀배달부 키키〉의 포스터 ⓒ1989 EikoKadono - Studio Ghibli -N


 

지하 전시장에서는 여러 애니메이션 포스터의 탄생 일화에 대해 알 수 있다. 〈마녀배달부 키키〉의 포스터가 두 가지로 제작된 배경을 비롯해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의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를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지브리 스튜디오가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왔는지, 또 어떻게 세계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게 됐는지를 알려준다. 전시에 곁들여진 설명을 자세히 읽으면 더 큰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전시는 3월 2일까지.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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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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