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포인터 애덤스 | 2018-01-30
과한 것보다 모자른 것이 낫고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더 아름답다. 바쁘고 빠르 현대사회에서는 채움보다 비움의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디자인, 인테리어, 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흐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최근에 들어서는 삶의 태도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어 ‘와비사비’는 ‘단순한 것, 덜 완벽한 것, 본질적인 것’을 의미하는 ‘와비’와 오래된 것, 낡은 것을 나타내는 ‘사비’가 합쳐진 말로, 부족해 보이지만 그 안에 깃든 깊이를 깨닫는 미학적 개념이다. ‘와비’와 ‘사비’ 이 두 가지가 사물이나 풍경, 예술 작품에 그윽하게 깃들어 있을 때 ‘와비사비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표현된다. 와비사비 정신은 ‘욕심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의미있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와비사비’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 〈와비사비 라이프〉.
〈와비사비 라이프: 없는 대로 잘 살아갑니다〉는 느린 삶의 기쁨을 미니멀한 사진과 글로 담은 〈킨포크(KINFOLK)〉의 작가이자 스타일리스트,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줄리 포인터 애덤스의 책으로 그의 ‘삶의 지향’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나 집이 완전히 다 타버렸을 때 물건, 집, 삶에 대한 개념을 처음부터 재정의하고, 물건은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만 소유하고 집은 가장 편한 안식처로, 삶은 가장 단순하게 살아가기로 한다. 비우고 비워 본질만 추구하기로 한 그는 이러한 삶의 태도와 방향을 뒷받침할 자기만의 기준으로 ‘와비사비’를 발견한다.
전 세계를 누비던 저자는 각 나라의 사람들에게서 일상의 아름다운 순간을 지켜나가는 기본 원칙들을 발견하고 이 와비사비한 아름다움을 미학적 개념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도 찾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일본, 덴마크, 캘리포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겉치레보다 본질에 집중하고 부족함에서 만족을 느끼며, 서두르기보다 느긋하게 살아가는 와비사비 생활자들을 만난다.
그들의 삶은 소박하고 단순하며 고요하고 느긋하다. 책에는 와비사비한 삶이 무엇인지를 짚어주는 간결하고 담백한 저자의 글과 함께 오래된 의자, 심플한 꽃꽂이, 간소한 식탁 차림, 거실 한켠, 뒷마당, 나무, 들판, 어스름의 산책, 누군가 나누는 속 깊은 대화까지 와비사비한 정서가 깃든 250여 컷의 사진이 담겨있다.
미니멀한 삶을 위한 인테리어부터 물건을 고르고 집을 꾸미는 법, 손님을 초대하고 휴일을 보내는 법까지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 이 책을 통해 와비사비한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진짜 멋과 아름다움, 즐겁게 자신을 아끼며 살아가는 방법까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와비사비 생활자가 되기 위한 팁
1.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정하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2. 사소한 일은 그대로 흘러가게 두라.
3. 나에게 의미 있는 물건만 소유한다. 되도록 소유하지 않는다.
4. 부족해도 덜 완벽해도 그게 인생이라 믿는다.
5. 한 번에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한다.
6.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솔직해진다.
7. 다 잘될 거니 마음은 언제나 느긋하게.
8. 산책은 필수.
9. 겉치레보다 본질을 선택한다.
10.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윌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