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이런 칼럼은 꼭 읽어라 Part 2

창창창 프로젝트 | 2017-12-05


 

2010년

인생을 통틀어 신문을 가장 열심히 읽었던 때가 딱 두 번 있다. 2005년과 2010년이다. 2005년에는 고3이었고, 2010년에는 취준생이었다. 둘 다 대입과 취업이라는 일생일대의 기로에 서있던 시기였다.

 

물론 그때 무엇을 읽었고, 무엇을 느꼈는지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그런데 딱 하나 잊을 수 없는 칼럼이 있다. 제목도 어마어마한 <이런 칼럼은 꼭 읽어라(2010.03)>. (아직도 내 방 책상 앞에 붙어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슬기와 민이 특히 공감하는 예술적 지침 9계명을 짜깁기한 것으로, 나는 그중에 ‘부모의 기대를 배반하라’와 ‘평범하게 살지 말자’에 형광펜을 그었었다.

 


 

2017년

<그 많던 디자이너들은 어디로 갔을까>에는 디자인학과를 졸업했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15명의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누군가는 잡지사에서 글을 쓰고, 누군가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또 누군가는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이들은 모두 ‘졸업을 앞둔 학생 혹은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는 공통 질문을 받았는데, 읽다 보니 2010년의 그 칼럼이 불현듯 생각났다. (오랜만에 보니 신문지 색이 많이 바랬더라. ㅜㅜ) 답변 중 인상적인 것 9개를 뽑았고, 기사 제목은 <이런 칼럼은 꼭 읽어라 2>로 정했다. 표절은 아니고 오마주라고 해두자.

 

 

 


 

좋아하면 3년만 해봐라 네가 좋아하는 걸 해라. 절이나 교회 가면 먹을 거 준다. 그러니까 굶어 죽지 않는다. 3년 하면 밥 먹고 살고, 10년 하면 나처럼 고성에 숨어 있어도 일을 준다. -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고성에서 ‘고성방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P

 

인생에서 3년쯤 버려도 된다 처음에 복어 사업을 3년 예상하고 시작했다. 남은 세월이 30~40년이라고 하면 그중 3년 정도는 버린 셈치고 투자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인생 별거 없다. - 프리랜스 디자이너이자 계원예대 영상디자인과 교수이자 복어전문 유통회사 ‘복선생’ 대표 M

 


 

알바가 들어오면 다 해라 그래야 커리어도 잘 결정할 수 있다. 주변에 잘 안 된 애들은 대부분 이것저것 많이 가리더라. 나는 기회가 생기면 가리지 않았다. 어떤 일이든 배울 건 있기 때문이다. - 프리랜스 영어선생님이자 영어로 하는 소셜클럽 플랫폼 ‘프로젝트클럽’ 대표 

 

꼭 전공을 살릴 필요는 없다 사회생활을 해보니 전공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봤고. 많은 업/직종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두루 경험해볼 것. - 의료기기 전문업체 O사 해외영업팀에 근무 중인 Y

 


 

처음 몇 번의 경험은 무조건 실패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지금 선택이 그렇게 무겁고 중요한 게 아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좋아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내려봐라. - ‘문화공방 우연수집’ 대표이자 가끔 에세이를 쓰는 L

 

그냥 해라 처음에 홈그라운드를 하려고 할 때 내가 일했던 식당 사장이 해준 말이 있다. “작게 하면 망해도 별로 잃을 게 없어. 그냥 해.” 그 말을 듣고 용기가 났다. - ‘홈그라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요리하는 A

 


 

너만 힘든 건 아니다 ‘나만 이런 상황일 거야’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우울증을 앓으면서 나만의 세계에 갇혀 있어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다 비슷하더라. 다 힘들어하면서 살고 있더라. - 드라이플라워 전문 브랜드 ‘딜라이트스튜디오’ 대표 K

 

하고 싶은 걸 찾는 일을 멈춰라 하고 싶은 걸 찾으라는 말은 상당히 무책임하다. 하고 싶은 것만 찾느라 시간과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이 하기 싫다면 그걸 안 하는 방법부터 찾으면 된다. - 수제 육가공 공방 ‘소급집’ 공동대표 J

 

자기 일을 해라 좋아하는 걸 찾아내서 자기 일로 만들고, 그걸 꾸준히 쌓아가다 보면 사람들이 그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이 사람을 찾게 된다. 그 순간이 오면 수익은 알아서 따라온다. - 디자인 문구 및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디어마이디어’ 대표 L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_ 창창창 프로젝트

facebook twitter

#서적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