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0
경계가 모호한 시대다. 인종과 국가, 문화와 성별을 막론하고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경계는 존재한다. 지금 소개할 여섯 명의 작가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01 강재구, 군인과 민간인의 경계
강재구의 <12mm>는 입대를 앞두고 머리를 12mm로 삭발한 청년들의 초상 작업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일반인 신분의 또래들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아직 군인도, 더 이상 일반인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드러낸다.
02 김태동, 중심과 변두리의 경계
김태동의 <Day Break>는 도시의 중심이 아닌 경계의 미묘한 공간적 분위기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차분하게 포착한다. 작가는 오랜 시간 자신이 살아온 익숙한 공간을, 익숙하지 않은 밤 의 시간대에 마주하여 도시를 배회하는 사람들의 낯선 풍경을 담아낸다.
03 노기훈, 인천과 서울의 경계
노기훈의 <1호선>은 인천과 서울이라는 지리적 경계를 관통하는 경인선을 따라 시간의 연속성과 그 속에 축적된 풍경을 담아낸다. 작가는 중심이 아닌 주변의 정서에 주목하며 평범한 사람들의 표정, 거리의 인상 등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04 오석근, 아이와 성인의 경계
오석근의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는 최남선의 동명의 시에서 착안된 작업이다. 작가는 아이와 성인의 경계에서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겹게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하는 소년들의 무거운 짐을 담아낸다.
05 이동근, 한국과 베트남의 경계
이동근은 다문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는 서로 다른 문화가 뒤섞여 있는 집 안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촬영하는데, 이방인도 원주민도 아닌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이주 여성들의 모습은 배타적이고 이질적인 시선 속에서 쉽게 동화되지 못한다.
06 정지현, 생성과 소멸의 경계
정지현의 <철거현장(Demolition site>은 생성과 소멸의 시공간적 경계를 드러낸다. 작가는 철거 예정인 건물에 잠입하여 특정 공간을 붉은색 페인트로 칠한 후 빨간방이 외부로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경계 BOUNDARY
기간 8.2~10.22
장소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_ KT&G 상상마당